"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은 2002년부터
주민운동 교육훈련 활성화를 위해
‘CO트레이너(Trainer)’ 개념을 도입하여
교육훈련 전문가를 양성해왔습니다.
이 책은 주민운동 ‘트레이너’의 관점에서 집필되었습니다.
그러나 주민운동 현장에서 교육훈련을 고민하고 기획하고
실천하려는 이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주민의 가능성을 보고 주민을 조직하며
주민운동을 만들어가는 현장 조직가 또는 활동가들이
가장 일차적인 ‘트레이너’이기 때문입니다." (서문 중)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에서
오랜 주민조직가 훈련과정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교육 트레이너들이 모여 만든 책입니다.
서점에서 팔지 않아
공동저자 중 한 명인 대학원 동기 누님에게 부탁하여
선물로 받았습니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주민들의 강점을 믿고
주민들 스스로 자신의 주변을 조직해 나갈 수 있게 돕는
소위 ‘주민조직가’들을 위한 교재입니다.
처음에 주민조직이라는 과정이
주민들을 교육시켜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는 관점은 아닌지,
지난 빈민활동에 담겨있던 활동가의 계몽적 입장이
지금에 와서도 주민조직가에게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그런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읽었습니다.
어떤 장은 조금 지루하게,
어떤 장을 매우 빠르게 읽었습니다.
"주민운동의 확고한 주체는
주민 자신이라는 신념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그 어떤 다급한 상황이 주민조직을 위협하더라도
이 원칙을 지키면서 유연성과 다양성을 받아들인다.
만약 주민의 주체성을 훼손하는 사건이 생긴다면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
이것이 트레이너의 주민조직화 원칙성이다." (36쪽)
"주민운동의 원칙은
당사자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대안을 내는 것이다." (42쪽)
주민운동가, 활동가는
주민 즉 당사자의 입장을 헤아리며
당사자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그저 옆에서 거드는 것이었습니다.
주변 상황을 바르게 보는 눈을 갖기 위해
함께 성찰하는 것이었습니다.
즉 '진행자는 안내자‘(80쪽)였고,
사람 사이의 간극을 조금 더 좁혀주는 '징검다리‘(120쪽)일 뿐이었습니다.
몇 가지 원칙과 단계별 학습과정을 준비하고
그 과정을 거치게 되면
스스로 상황을 바로 볼 수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상황을 바로 볼 수 없을까?
"교육훈련의 핵심개념은 '바른 길로 안내하는 것'이다."(55쪽)
때문에 훈련가는 단순한 기술뿐이 아니라
엄격한 품성, 그리고 구체적인 자기 삶에서의 실천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 바른 길을 제시하고
그 길에 동참하자고 제안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런 도덕적 순결성을 필요로 하는 것입니다.
"양성의 내용은 지식과 기술을 포함하여
인격과 성품 등 한 인간이 바르고 균형 있게
그리고 윤리와 도덕성을 겸비한 성숙한 인간으로 훈련하는 것이어야 한다." (34쪽)
여전히 활동가가 주민을 바라보는 눈이 정말 어떤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이 방법과 과정은 훈련생을 대상화하지 않고
주체화한다는 신념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주민운동은 주민 스스로 움직이는 행동이며,
트레이너는 주민주체성을 자극하고 돕는 협력자로서
자신의 삶을 일치시키며 살아간다."(44쪽)
"어떤 조건에서도 '주민의 가능성을 믿고 찾으며,
촉진하는 자기 확신'을 교육훈련의 철학으로 가져야 한다."(48쪽)
이 부분에서 이해했습니다.
사회사업가로서 배운 것처럼,
어떤 일을 계획하든 우선 주민들에 여쭈고 함께 상의해 한다는
구체적은 설명은 없었으나,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주민을 가능성을 믿고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이와 같구나,
같은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교육훈련의 철학을 정의한 장에서
다음과 같이 다시 확인했습니다.
"주민 스스로 말하고 행동하게 하는 것이다..
주민운동 교육훈련은 주민 스스로 자신의 문제에 대하여
당당하게 말하고 행동하도록 주민의 주체성을 자극하고 돕는 것이다."(72쪽)
왜 이들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주민들을 조직하려고 할까?
"구체적인 한 사람의 변화를 통해서 세상도,
지역도 변한다는 사실"(35쪽)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는 사회적 약자에게 탄력적인 지역사회가 만들어지면
특별한 복지적 개입이 아니더라도
주변 이웃의 관심과 도움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역을 바라보는 사회사업가들의 관점과도 일치합니다.
그렇기에 상당히 많은 수의 사회복지사들이
이 책을 만든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CONET)의 교육과정을 수료했겠지요.
“오직 주민 스스로 자신을 도울 수 있다”(72쪽)는 말도 맞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부끄럽거나
있어서는 안 될 것이란 의미로 이해하지 않았습니다.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그 도움으로 인하여
자주적 삶이 훼손되지 않아야 하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도움 받고 돕는 과정에서
공동체의 점성은 증가할 것입니다.
지역사회 안에서의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분들에게
그 각자의 삶을 통하여
하고 싶은 일로써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싶은 때에 이웃을 섬길 수 있게 거들며
지역사회와 상관해 나가는 것이
사회사업가의 실천방법입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특별하게 주민모임을 꾸린다던지,
이미 지역사회에 존재하고 있는 모임과 관계할 때에
이 책을 읽는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어떻게 모임을 운영하고 모임을 만날 것인지
실마리가 보일 것입니다.
주민모임을 운영했던 경험을 떠올리면 책을 읽었고
지난 실천 속에서 반성하게 되는 내용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주민조직화의 관점으로 모임을 꾸린 것이 아니고
제 실천을 '주민조직화'라 한 적도 없습니다.
그저 사회사업가로서 마땅히 이웃들이 서로 관계하게,
가끔 오가며 이웃하게 주선한 것이었고
그런 만남이 자연스럽게 모임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게 이 책을 한 줄로 요약하라면,
활동가, 혹은 사회사업가에게
겸손 하라는 것입니다.
평범한 삶의 영역에서 친구, 이웃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직업으로, 혹은 뜻한 바가 있어
의도적으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니,
먼저 알고 배웠다는 것으로 인하여
그런 만남, 관계를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왜곡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겸손하게 사람을 만나기 위해
고도의 훈련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겸손은..훈련생의..'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소중한 인간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야 한다."(195쪽)
첫댓글 반가운 책을 보게되었네요~ ^^ 저는 직장에서 어르신조직 사업을 합니다.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을 통해 주민조직에 대하여 교육을 받았고 더욱이 이 곳의 트레이너님께서 기관 협약트레이너로 담당 해 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교육을 받으면서 주민조직과 자연주의 사회사업은 많은 부분에서 서로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상진 선생이 이곳에서 교육을 받았다 하더군요. 마음에 새깁니다. 겸손하라는 말씀까지...
함께 탐독하고 싶은 책인데요.. 단체 주문이 가능한가요?
반태섭 원장님,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에 직접 문의하면 어떨까요? http://conet.or.kr 혹시 연락이 닿지 않으면 제게 책 주신 분께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연락해보고... 안되면 김세진 샘 도움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