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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내섬
앙성면 남한강변을 따라 펼쳐지는 비내길에 갈대가 무성한 장관을 이루는 비내섬은 비내길의 하이라이트이다. 갈대 사이로 난 작은 길로 강을 배경으로 선 버드나무가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최근 사랑의 불시착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비내길
비내길은 충주 풍경길 9개 코스 중 하나로 총 2개의 구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내길 1구간은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방죽 길과 자전거도로를 넘나들며 철새 전망 공원까지 걷고, 철새 전망 공원에서 남한강 변을 따라 옛 조대 나루터까지 갔다가, 조대 마을에서 논길을 따라 앙성 온천 광장으로 돌아오면 비내길 1구간이 마무리된다. 주요 스팟으로는 벼슬바위 전망대, 강변 내려가는 계단 등이 있다. 2구간의 경우 총 약 4시간 30분이 소요된다. 비내길 2구간은 새바지산을 넘어 비내섬으로, 다시 남한강과 앙성천을 따라 출발점인 앙성온천광장으로 이어진다. 2구간의 주요 스팟으로는 비내마을 느티나무, 철새전망공원 등이 있다.
[박성기의 도보기행] 마음을 채우는 힐링로드, '비내길'과 '비내섬'
오피니언뉴스 기사 승인 2021.09.21. 11:00
[박성기 도보여행 칼럼니스트] 앙성천과 남한강을 따라 걷는 길에는 다양한 나무와 꽃 갈대가 무성하여 가을로 접어들 무렵엔 갈대숲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세상의 속된 것들을 등으로 흘려보내고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와 호수와 닮은 하늘이 아름다운 비내길을 걷고자 추석을 앞두고 충주 양성면의 비내길로 향했다.
비내길은 앙성천을 따라 논밭이 어우러진 들판과 둑길, 남한강을 따라 걷는 강가길, 그리고 새바지산 산길을 걷는 길이다. 아울러 비내섬을 걸으면 더 풍부한 자연과 만난다.
비내길의 ‘비내’는 ‘베다’의 방언 ‘비다’에서 나왔다. 앙성면의 앙성천과 남한강 주변에 갈대와 나무를 베어낸다의 뜻에서 비내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길을 걷다 보면 아무 생각 없이 무념무상의 상태로 걷는 나를 보게 된다.
문득 길을 걸으며 마음을 비워낸다는 뜻일지도 모른다는 제멋대로의 생각에 웃음을 짓는다.
앙성 온천광장을 출발해 앙성천으로 접어들었다. 둑길을 따라 국토종단 자전거길과 나란히 시작한다. 솜털 같은 구름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더 높고 푸르다.
손이라도 뻗으면 파문이 일 것 같은 호수와 닮았다. 폭신한 풀을 밟으니 내내 피곤한 발바닥을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기분이 좋다. 전날 내린 비로 더러움을 씻어낸 탓일까(?) 맑은 소리를 내며 흘러가는 천(川)에 발을 담그고 싶은 탁족(濯足)의 유혹을 진정시켰다.
뚝을 따라 900미터 쯤 가다가 왼쪽으로 남한강 자전거길과 갈라져 오른쪽 단풍터널에 들어섰다. 충주시에서 비내길의 풍광을 더하기 위해 심은 것으로, 800여 미터 뚝 좌우로 길게 늘어서 단풍터널은 가을이지만 아직 따가운 햇볕을 피하게 해주어 시원하다.
더 자라면 이곳의 또 하나의 명물로 탄생할 듯하다. 도보객의 기척에 천둥오리가 퍼덕거리며 자리를 옮겼다.
대지는 황금빛으로 물들기 직전의 결실로 가득하다. 둑길 밤나무에 열린 밤송이가 입을 벌렸다. 밤알이 빠져나올 듯 위태로워서 조심스레 손으로 꺼낸다. 짙은 밤색의 밤알은 탱글탱글 영글었다.
뚝 옆 논의 벼 이삭은 벌써 무거워져서 고개를 숙인다. 가볍게 이는 바람에 고개를 흔드는 모습이 마치 안녕히 가시라는 인사 같아서 눈을 맞추다 길을 떠났다.
뚝을 따라 고들빼기, 둥근잎유홍초, 나팔꽃, 개쑥부쟁이 등 다양한 가을꽃이 길을 화사하게 만든다. 호박꽃도 보여 예전 꽃 안에 벌이 들어갔을 때 꽃잎째 잡다가 벌에 쏘이던 생각이 난다. 옛 추억을 되새김질하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었다.
앙성천을 따라 걷다가 어느새 양지말산 자락을 지나 봉황산 끝 벼슬바위에 이르렀다. 바위의 모습이 마치 수탉 머리의 벼슬을 닮아서 벼슬바위다. 이곳에서 기도를 올리면 벼슬길에 오른다는 재밌는 전설을 간직했다.
여기에서 하필 옛 기억의 오류가 생겨 직진하지 않고 강으로 내려가 태평교 아래로 갔다. 점심을 해결하고 길을 찾으니 비내길이 보이지 않는다. 길은 보이지 않고 철책이 가로 놓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쳐놓은 것이다.
빗장을 열고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철책을 따라 300여 미터를 진행하니 다시 비내길과 만나 철새전망대에 도착했다. 벼슬바위를 지나 직진하면 바로인데 한참을 돌아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전망대에 올라 남한강을 바라보았다. 날이 맑아서 하늘이 파란 호수 같다. 건너 하늘과 산이 물에 반영되어서 도화지에 펼쳐놓은 데칼코마니 같았다. 경치가 아름다워 자꾸 카메라 앵글을 돌린다.
멀리 하얀 백조 한 마리가 날아오른다. 모습을 잡기 위해 연신 셔터를 눌렀으나 제대로 찍힌 게 없어서 아쉬웠다.
대평교를 건너 노인 한 분이 전동기를 타고 철새전망대로 들어섰다. 92세가 되었다는 노인은 남한강을 바라보는 즐거움으로 매일 이곳으로 온다고 했다. 인생의 끝에서 남한강을 바라보는 노인의 얼굴에서 세상을 관조하는 달관한 이의 모습이 엿보였다.
부드러운 흙 위로 도릇도릇 돋아난 풀을 밟으며 강가 길을 따라 걷는다. 솟대 쉼터를 지나자 층층둥글레 자생지다. 잎과 꽃이 층을 이루며 달려있어 충층둥굴레라는 재미있는 이름의 식물은 이렇게 모래가 퇴적하는 곳에 주로 자란다. 지금은 꽃이 피지 않고 5월에서 6월 사이에 피니 다시 와서 모습을 보고 싶어졌다.
앙성면 조천리와 소태면 복탄리를 연결하는 복여울교를 지나 조터골마을 코스모스길로 접어들었다. 길 따라 빨강, 하양, 노랑의 코스모스가 어우러져 가을의 정취가 제대로다. 몸을 낮춰 코스모스 사이로 하늘을 보았다.
파란 하늘에 꽃을 그린 듯 마음도 파랗게 물들었다. 흥이 올라 김상희의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을 읊조렸다. 오랜만에 드는 감성이다.
코스모스 꽃길을 지나 아치형 비내섬 보도교를 건너 섬에 들어섰다. 강물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밀려온 퇴적물이 쌓여 강 가운데 만들어진 비내섬은 우리나라 큰 강들에 발달하여 있는 하중도(河中島)다.
비내섬의 넓이는 30만 평 규모다. 요듬 들어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엄청난 히트작 사랑의 불시착 촬영장이기도 해서 많은 사람이 찾기도 하지만, 각종 철새와 보호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이다.
수달, 삯, 단양쑥부쟁이와 흰꼬리수리 등 멸종위기의 생명체가 10여종이 살고 있다고 한다. 내 눈에 띄지는 않아 보지는 못했지만, 이런 귀한 동식물이 이곳에 있다는 것은 아직은 환경이 제대로 살아있다는 것이리라.
섬위의 길은 우측으로 잡고 섬을 도는 방향으로 자갈로 덮힌 걷기 시작한다. 키를 넘는 높이의 갈대숲은 아직 깊은 가을이 되지 않아서 가을색인 황갈색으로 물들지 않았다. 아직 푸르러 짙은 향수를 느끼지는 못했지만, 갈대숲 사이로 걷는 즐거움은 좋다.
길을 걷다보면 자갈길은 어느새 부드러운 모래가 섞인 흙길로 바뀐다. 온통 초록초록한 풀과 나무들로 가득한 길을 걷는다. 버드나무는 길게 드리워져 그늘을 만들고 간밤의 비로 자그마한 웅덩이도 있어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비춘다. 버드나무를 지나면 바람에 드러누운 풀과 버드나무..... 키를 재게 하는 키 큰 억새밭.....
눈을 돌려 오른쪽을 쳐다본다. 나무와 갈대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남한강은 얌전해 보였지만 강으로 가까이 다가서니 물살이 빠르고 물색이 시퍼렇다. 나도 모르게 물살을 따라갈 것 같아 흠칫한다. 안동 녀던 길 농암종택 앞 낙동강에서 느꼈던 같은 경험이 떠오른다.
섬을 돌아 보도교를 건너 비내섬 인증센터가 있는 비내 쉼터로 나와 길을 마감한다. 예정대로라면 들과 뚝과 섬과 강길로 이어진 비내길의 마지막 아름다운 새바지산의 숲길을 이어가야 하지만 중간 길을 잃어 헤매다가 기진맥진도 했고 시간도 많이 지나 예전 다녀왔던 새바지산 길로 가늠하고 다음을 기약하기로 한다.
길을 걸으며 깨달은 것이 인생길도 마찬가지로 언제나 평탄하지만 않다는 것이다. 쉬운 길이 있으면 험한 길이 있고, 길을 잃으면 돌아가는 길도 보인다는 평범한 진리다. 이번 길도 역시 비우니 채워지는 가득한 길이었다. 마음이 들어설 때는 무거웠으나 마지막은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코스: 양성온천광장~단풍터널~대원교~철새전망공원~솟대쉼터~충충 둥글래 서식지~복여울교~조터골마을~비내섬~비내쉼터~비내마을~앙서몬천광광 13.5km
● 박성기 도보여행자는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도서출판 깊은샘' 대표이다. 일상에 쫓겨 바삐 살다가 어느 순간 길이 눈에 들어왔다. 그 길이 궁금해져서 휴일이 되면 배낭과 카메라를 메고 우리나라 곳곳을 30년째 걷고 있다. 어떤 길이 펼쳐질지 길 위에서 누구를 만날지 많은 기대와 소망을 안고 길을 나서고 있다. 저서로는 '걷는자의 기쁨'이 있다.
박성기 도보여행 칼럼니스트
비내길과 비내섬
어린 시절 미역 감으러 뛰어가던 흙길과 농부의 땀이 밴 들길을 엮었다.
열병을 앓던 청년 시인의 눈물을 감춰준 갈대숲과 세월을 낚는 선비의 어깨에 노을을 걸쳐주던 여울이 길의 소품이다.
그 길에 수놓인 삶을 뚜벅뚜벅 밟는 순간, 나그네는 살아온 날을 잊고 강물이 된다.
마을과 하늘과 사람을 품은 넉넉한 남한강이 된다.
소개
남한강 풍경 따라 유유히 걷는 비내길
낚싯대를 드리운 이의 눈길이 멀리 강물에 머물렀다. 아담한 마을과 나지막한 산자락이 비치는 강물이 깊은 눈 속에 고요히 차오른다. 물결은 구름을 거느린 하늘이 내려와 쉴 만큼 잔잔하다. 세월마저 멈춘 풍경을 흔든 건 사람이다.
“이제 그만 한양으로 가시지요.”
무섭게 몰아치던 개혁의 칼바람을 피해 낙향한 김익창에게 복직을 권유하러 찾아온 이는 우암 송시열이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지만 자신이 없었다. 송국당 김익창은 미동도 없이 시를 읊었다. “동강칠리탄 부청산조대(洞江七里灘 富靑山釣垈).”
한나라 광무제가 내려준 벼슬을 마다하고 동강칠리탄에서 낚시로 생을 마친 엄자릉처럼 살고자 하는 그의 뜻에 말을 잃은 송시열은 한가로운 남한강의 풍경 앞을 쉬이 떠나지 못했다.
300년 전 세월을 낚으러 마을과 강을 오가던 그 길이 고스란히 우리에게 왔다. 낚싯대를 드리운 채 하염없이 바라보던 풍경을 이어 만든 ‘비내길’이다. 요즘은 자고 나면 새로운 길이 생겨날만큼 걷기 열풍이 뜨겁다. 하지만 열풍에 휩쓸려 만들어진 길 가운데 하나라고 여기면 오산이다.
비내길은 어린 시절 놀던 흙길과 마을 사람들이과수원으로 가던 농로, 강으로 미역 감으러가던 오솔길을 이어 만들었다. 걷기 편하라고 놓은 나무 데크도, 호화로운 전시물도 없다. 인공적인 손길을 최대한 물리치고 어린 시절부터 드나들던 길을 그대로 살리고자 노력한고마운 길이다.
트레킹 시작점인 앙성온천광장을 출발하면 논과 밭, 과수원이 어우러진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어릴 때 친구들과 놀던 고향 풍경이다. 가슴에 훈장처럼 달고 군인 놀이를 하던 환삼 덩굴 잎도 만나고, 곱게 접어 이로 깨물어 무늬를 만들던 칡 잎도 만난다. 어린 시절처럼 칡잎을 깨물자 입안 가득 풀 향기가 퍼진다. 가끔 4대강자전거 길의 포장도로와 겹치기도 하지만, 고향 마을처럼 정겨운 풍경이 둑길로 이어진다. 가을이면 곱게 물들 단풍나무가 길 양쪽으로 줄지어 있다. 발끝에는 냉이, 현호색, 애기똥풀, 개망초 무리가 계절 따라 피었다 지고, 앙성천 갈대밭 풍경이 걸음을 느리게 한다.
평화로운 둑길이 끝날 무렵 벼슬바위가 나타난다. 태자산끝자락에 놓인 봉우리 아래 솟은 바위가 수탉의 볏을 닮았다. 옛날부터 벼슬길에 나가고자 하는 이들의 소원을 들어준 기도 명당이라 한다. 마고할미가 치마폭에 싸서 들고 가던 수정을 떨어뜨려 영험한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다.
벼슬바위 위쪽으로 슬픈 이야기가 전해오는 상여바위도 있다. 영남의 조 선비가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중, 이 바위에 와서 기도하고 밤이 늦어 김 진사 집에 머물렀다. 그러다가 그 집 외동딸과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 며칠 뒤 선비는 과거를 보러 떠났고, 김 진사의 딸은 날마다 벼슬바위에 와서 기도했다. 덕분에 장원급제 하여 암행어사가 된 조 선비는 바쁜 나날을 보내며 김 진사의 딸을 잊었고, 날마다 치성을 드리던 딸은 결국 죽고 말았다. 김 진사는 딸의 꽃상여를 선비가 있는 한양으로 보내주려고 남한강에 띄웠다. 그러자 갑자기 돌풍이 일면서 상여가 벼슬바위 꼭대기로 올라갔다. 죽어서도 선비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이 변치 않은 여인의 사랑이 바위가 되어 남았다는 이야기다.
상여바위가 슬픔을 안고 내려다보는 곳은 합수머리다. 앙성천이 남한강의 넓은 품에 안기는 순간이다. 두 물이 만나는 곳에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봉황섬이 자리한다. 망원경이 설치된 철새 전망대에 오르면 남한강이 한눈에 들어오고, 백로와 두루미가 노니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철새 전망대부터는 넉넉한 남한강 풍경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다. 이곳에서 조대나루터까지 비내길 최고의 풍경이 펼쳐진다. 잔잔한 물결 너머 소태면의 작은 마을들이 나지막한 산을 배경으로 그림처럼 들어앉았다. 세월마저 멈춘 듯 느리게 흐르는 강물 따라 발걸음도 한껏 느려지고, 풍경 하나하나가 온몸으로 전해진다. 자연이 주는 느림의 미학이다. 오솔길이 끝나는 비내섬이 코앞에 다가온 자리가 조대나루터다.
“이거요? 피라미요. 피라미 잡으러 왔지요. 오늘도 제법 잡았어요. 어릴 때부터 고기 잡으러 오고, 멱 감으러 오고 그랬는데, 요즘도 시간 나면 와요. 여기만큼 좋은 데가 없어요.
앙성면에 사는 김태순(65) 씨는 어린 시절 놀던 곳에 와서 그때처럼 고기도 잡고, 풍경 속에 쉬었다 간다며 고향 자랑을 한껏 늘어놓는다. 조대나루터에 앉아 수심이 얕은 여울을 따라 다슬기 잡고, 고기 잡는 사람들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그 옛날 소태면에서 서울로 향하던 발길이 끊이지 않던 나루터는 이제 흔적조차 없지만, 동네 꼬마들의 웃음소리는 여울 물소리처럼 맑게 흘러간다. 조대나루터를 지나면 아담한 조대마을이다. 조선 숙종 때 사관을 지낸 김익창이 낙향해 낚시를 하던 이곳은 그가 읊은 시구를 따서 조대마을이라 불린다. 마을에서 왼쪽 길을 따라가면 비내길 출발지인 앙성온천광장이 나오고, 1코스가 끝난다. 오른쪽으로 길을 잡으면 비내섬과 비내마을이 있는 2코스로 이어진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비내섬
갈대가 무성한 비내섬은 비내길의 하이라이트다. 99만2000m2 면적에 사람을 위한 시설은 아무것도 없다. 눈을 돌리는 곳마다 갈대가 무성하다. 갈대 사이로 난 작은 길과 강을 배경으로 선 버드나무가 전부다. 그 풍경 덕분에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가 높다. 비내는 갈대와 나무가 무성해 비어(베어)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도 하고, 큰 장마가 지는 바람에 내가 변했다 해서 비내라 불린다고도 한다. 비내길에 있던 시구가 마음을 흔든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열병을 앓던 시인도 이곳에서 울음을 감췄을 지 모른다.
갈대는 /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 그는 몰랐다.
신경림 ‘갈대’ 중에서
비내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가면 비내마을이다. 20여 가구 주민이 사는 소담스런 마을. 입구에 수백 년 묵은 느티나무가 정겹게 맞아주고, 낮은 담이 푸근하게 감싸준다. 마을을 지나면 오솔길이 새바지산 전망대로 이어지고, 새들의 합창 소리와 향긋한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능암온천휴게소가 보인다. 길은 끝났지만 마을과 산과 하늘을 품은 남한강이 마음을 적시며 끝없이 흐른다.
소리의 섬
남한강 변 비내섬 인근 오토캠핑장 소리의섬은 충북 충주시 앙성면에 자리 잡고 있다. 캠핑장에는 파쇄석으로 이루어진 오토캠핑 사이트가 마련되어 있다. 카라반과 트레일러 동반 입장이 가능하다. 부대시설로는 수영장, 노래방, 와이파이, 매점 등이 있다. 주변에 오대호아트팩토리가 있다.
[소리의 섬&비내섬] 지도
비내길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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