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민간투자사업으로 계획했던 만덕3터널(초읍터널·북구 만덕3동~부산진구 초읍동·길이 1.53㎞)을 정부 재정사업으로 변경할 예정이지만,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착공이 지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터널 건설 공사가 17년째 표류하고 덕천교차로와 미남교차로를 연결하는 만덕대로의 교통정체 현상이 심화하자 지역 주민이 직접 터널 건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시는 지난 6월 이 터널을 정부 재정사업으로 변경하기로 하고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에 재정사업 신청을 했으나 예산부처인 기획재정부가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애초 내년 상반기 예비타당성 조사와 실시설계를 거쳐 이르면 오는 2015년 착공해 2018년 완공할 예정이었다. 공사비는 1137억 원(국비와 시비 각 50%)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꾸준히 국토부와 기재부에 재정사업 허가를 요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는 이와는 별도로 내년도 국비에 반영하도록 요청한 만덕3터널 실시설계비 20여억 원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한 뒤 현재 예산결산위원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실시설계비가 국회 예결위만 통과하면 기재부도 재정사업으로의 전환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동안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와 산업단지 등이 들어서면서 가뜩이나 부산의 대표적인 교통정체지역인 만덕대로에 차량이 몰리면서 최악의 교통난이 계속되고 있다. 북구 화명동과 강서구에 대규모 아파트와 산업단지가 조성돼 평소에도 교통체증이 심한 만덕대로로 유입되는 차량이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거가대교 개통에 따라 남해고속도로 교통량이 분산되면서 상당수 차량이 만덕1·2터널로 몰렸고 유료도로인 백양터널을 이용했던 운전자도 대체도로로 만덕1·2터널을 선호하고 있다. 이로 인해 2010~2011년 백양터널 교통량은 28.8% 줄었고 같은 기간 만덕1·2터널을 지나는 차량은 각각 5.0%, 2.8% 늘었다.
이처럼 주변 교통난이 심각해지자 참다 못한 북구 주민들이 최근 곳곳에 현수막을 걸고 조속한 터널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 김모(45) 씨는 "매일 출퇴근 시간이면 교통정체로 주민과 운전자가 겪는 고충이 엄청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