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제 부활에 강남 입성 꿈꾸는 2030 자금 사정부터 확인을.
매일경제,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2023. 4. 3.
이달부터 규제지역 중소형 아파트의 추첨제 공급이 시작됐다. 올해 강남·용산지역 청약시장에 큰 장이 들어서면서 청약 가점이 낮은 청년층에게 희소식인 추첨제 물량도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4월 3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울지역 공급예정 물량은 총 2만9039가구다. 이 가운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만 1만1720가구(일반분양물량 약 2500가구)가 쏟아진다.
대표적인 사업장으로는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1097가구 중 497가구)를 비롯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641가구 중 263가구),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롯데캐슬’(1261가구 중 176가구), 강남구 잠원동 ‘메이플자이’(3307가구 중 236가구), 송파구 신천동 ‘잠실래미안아이파크’(2678가구 중 578가구),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e편한세상문정’(1265가구 중 286가구) 등이 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부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됐다고 발표했다. 개정안은 규제지역 내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평형에 추첨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재 남아 있는 규제지역은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구다. 개정안 시행 전까지 규제지역에서는 전용 85㎡ 이하 중소형평형을 공급할 때 가점제로 입주자를 선정했다.
가점제는 무주택 기간(32점), 부양 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등을 더해 점수가 높은 순으로 당첨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저가점자일 수밖에 없는 청년들은 사실상 당첨이 불가능한 구조다.
국토부는 이번 개정이 청년층에게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넓혀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용 60㎡ 미만 소형평형은 전체의 60%가, 전용 60~85㎡ 이하는 30%가 추첨제로 배정된다. 다만,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고연령층 수요가 많은 중대형평형은 가점제 비율을 전체의 8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에서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청약 문턱이 낮아지면서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지난달부터 중도금 대출 규제가 완화하면서 고가의 강남 아파트도 중도금 대출을 받아 주택 마련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돼 강남 입성도 더는 꿈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추첨제 물량이 가장 많은 래미안 원페를라에 청년들의 청약통장이 몰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면서 입지를 우선순위로 놓고, 평당 분양가가 가장 저렴한 가성비 평형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정성진 부땡톡 대표는 “강남권 아파트는 분양가가 비싼 편인만큼 자금 계획을 명확히 세우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경우 실거주 요건을 채울 수 있어야 한다”며 “계약금·중도금·잔금 등 납부 일정을 맞추고, 이자 부담이 가능한지 충분히 고려해야 청약통장을 날리지 않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주택업계 일각에서는 ‘로또 청약’을 노린 투자열풍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남권 물량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주변 단지 시세에 비해 낮은 경쟁력에 분양가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아 최소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수의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상제로 분양가가 시세 대비 낮다고 해도 강남권 아파트는 평당 5000만원이 넘어간다”며 “청약 당첨이 된다고 해도 부모 도움을 받지 않고 주택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자금 출처 소명을 준비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 이가람 기자의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