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전도하다가 닳은 것이니
그에 상응하는 주님의 은혜가 있을 줄 믿는다
... 2024년 4월 23일 일기 중에서
진실로 주님의 은혜였다
그동안 얼마나 많이 전도 가방을 들고 다녔는지
가죽으로 된 가방이 다 해어지고 쇠로 된 걸이가 닳으면서
가방이 망가지고 말았다
내일도 전도를 나가야 하는데
가방이 없으니 문제였고
설상가상
구두 밑창까지 닳아서 물이라도 밟으면
밑창으로 물이 스며들어 양말이 젖곤 했다
고민이었다
내 벌이로는 우리 가족 생계비도 빠듯한데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 그럴듯한
가방과 신발을 구비하기 위해서는 목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가방이며,신발, 고급 양복까지
중고 거래를 통해 단돈 4만 원에 모든 것을 갖출 수 있었다
"나의 하나님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 가운데
그 풍성한 대로 너희 모든 쓸 것을 채우시리라"(빌 4:19)
그야말로 주님의 예비하심이었다
어찌 전도할 때 필요했던 것을
큰돈 들이지 않고 새거나 다름없는 것으로 구할 수 있단 말인가!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새 기분으로 사역지로 나왔고
서해선과 3호선에서
지금도 살아계셔서 역사하시는 주님을
그 어느 때보다 당당하게 선포했다
"내 영혼이 여호와를 자랑하리니 곤고한 자들이 이를 듣고 기뻐하리로다"(시 34:2)
생각하면 할수록
내 삶은 참으로 주님의 특별한 돌보심 가운데 산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이런 일들이 수시로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오늘도 사람들은 내가 전하는 메시지를
애써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며 듣지 않으려 했지만
영으로 느꼈다
지금은 듣지 않는 거 같아도
그들의 심령에 심어지고 있다고..
부디 그날이 살아생전, 그리고 고난이 닥치기 전이기를 바랐다
오늘은 기쁜 마음에
두 시간 가까이 전도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갈 때부터 저 자세로 계단에 앉아 계신 분이
여전히 똑같은 자세로 고개를 숙인 채 앉아 계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 25:40)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지만 말씀이 생각나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분에게 다가가 불편한 데 없느냐고 묻고 얼굴을 보았는데
노숙자라 하기에는 너무도 말끔한 노년 여성이었다
이러고 계실 분 같지 않았음에 더 애처로웠다
예수님 이름으로 복음을 전해 드리고
식사라도 하시라며 얼마간의 돈을 건네 드렸다
너무도 감사해하는 그분의 모습에 내가 더 흐뭇하고 뿌듯했다
비록 나에게 있어서는 큰돈이었지만 아깝지 않았다
주님의 말씀이 들렸기 때문이다
"또 누구든지 제자의 이름으로 이 작은 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 하시니라"(마 1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