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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 월에....
寶海/ 유 희 민
(제1장)
* 아듀 1987년 *
* 아듀 1987년 *
선거 때면 어김없이 등장 하는 게 북한의 대남 위협 이였다.
이번 선거도 그런 선동적인 북한의 위협을 빌미로 최소한 이백만표 이상을
국민들은 여당에 표를 몰아주었다.
그것은 ‘88 서울올림픽 개최방해를 위해 KAL기를 폭파하라’ 는
이른바 김현희의 KAL기 폭파 사건 이였다.
그녀는 북한 김정일의 친필 공작명령을 받았다고 자백 했고,
그녀는 체포 되어 대선 하루 전날 수갑을 차고 한국에 입국 했다.
위협을 느낀 국민들은 김현희의 입국 다음날 치러진 대선에서 노태우를 선택 했다.
정부는 대선 하루 전날 김현희를 압송한 것에 의혹이 제기되자
바레인측 사정에 의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자 패자는 말이 없다는 듯 모든 걸 덮어 두곤 했었다.
마치 미국 대선에 패한 대통령 후보들이 깨끗이 패배를 인정 하는 멋스러움을
그들은 어쩔 수 없이 흉내 내 보이곤 했다.
시대적 상황이 박정희 시대처럼 투표함을 바꾸거나 또는 용지를 바꿔치기 하는
그런 시대는 이미 아니었다.
야당의 큰 두 흐름은 스스로 단일화를 이룩하지 못한 그들의 잘못을 인정 하는 듯
서로가 자신들의 세력을 모으기에 바쁠 뿐 이였다.
역사의 흐름은 김영삼, 김대중, 그리고 김종필을 삼두마차로 하는
이른바 3김 시대가 열렸고, 전 국민의 36.6%를 획득 하고도 대통령으로
당선된 새로운 정권이 문을 열었다.
반정부 시위는 여전 했지만 재야인사들마저 사분오열로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 했고,
정부는 이런 혼란스러운 내분을 자연스럽게 88올림픽으로 시선을 돌리게 만들었다.
각종 문화 행사가 봇물처럼 개최되기 시작 했고 호돌이 라는 마스코트 까지 서둘러 제작하여
그 열기를 고조시키기에 바빴다.
나는 망년회 행사가 충무팀을 쌍식이 형님께 인계하는 마지막 작업 이라고 생각 했다.
아침에 출근 하자마자 경리부장에게 직원들 나누어 줄 금일봉을 확인 하게 하고
그리고 식당 예약 상황을 점검 했다.
일반고기 집을 예약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른 큰 뷔페로 바꿀 것을 지시 했다.
나는 충무팀 직원들의 식성을 알고 있었다.
맛있는 고기는 그들에게 굽는 과정만으로도 귀찮은 식단 이였다.
젊고 그리고 키가 180센티 이상인 현장 직원들의 식성을 감안 하지 못한
사무실 직원의 짧은 발상 이였다.
고기를 굽고 분위기를 내는걸 그들은 원치 않았다.
그들은 단 순간에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음식이 차라리 그들의 식성에 맞는 음식 이였다.
2차로 옮겨 가는것, 그것 마져도 사무실 직원들이 결정할 옵션은 아니었다.
충무팀 직원들은 술을 마시는 여흥에 있어서는
여전히 깡패건달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함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런건 차라리 김 부장에게 맡겨 두는 게 그들에게는 편할지 몰랐다.
다른 지시가 끝나자 나는 숙소로 전화를 걸어 쌍식이 형님을 찾았다.
할 일이 없어진 그들은 여전히 숙소에서 편하게 쉬고 있을 뿐 이였다.
“왠일이냐? 아침부터.”
“김 부장 하고 같이 나오세요. 식사나 하게.”
“밤에 볼것인디.... 뭐 할라고?”
“상의 드릴 것도 있고, 어제 봤지만... 또 보고 싶네요.”
웃으며 내가 재롱을 부려 봤다.
“뭣이여? 보고 싶어?ㅎㅎㅎ 나는 삼서 말이여....
니가 나를 보고 싶다고 그라믄 내가 인자 좀 불안타.
근디 대가리를 차고 나오라고? 그놈은 뭐하게?
그 새끼 달고 다니믄 성가셔 죽겄다.
어제께 여그 와가꼬도 술한잔 더 하자고 지랄을 해 싸서 끝내 맥주 한 박스 또 쪼개브렀다.”
“그럼 어제 많이 마셔서 지금 같이 나오기 힘드시겠네요?”
“아니여.... 술을 그작 퍼 마셔도.....
아침에 몸 풀어야 쓴다고 지금 도복 들쳐 메고 체육관에 나갔응께....
좀 있으믄 올것이다. 그놈은 술을 땀을 뽑아서 깨븐 놈인께.
내가 아그들 시켜 가꼬 오라고 그라믄 된다. 니가 또 밥 사준다 그라믄.....
그 새끼 좋-다 그라제. 으짜까? 대가리 델꼬 나가까?”
“예. 함께 오세요. 김 부장 있으니까 전 좋던데요.”
“대가리가 서울 삼서.... 많이 느글느글 해져브렀다. 인자 겁난다....
요새 일좀 했다고 내비둔께 씨벌넘이 인자 엥길라 그란다.
그라믄 대가리하고 밥때 맞챠서 나갈랑께 그렇게 알고 있거라.”
“그리고 오늘 망년회는 뷔페에서 할 생각입니다. 괜찮겠습니까?”
“잘했다. 그놈들.... 어설프게 고기집 델꼬 가블믄....
식당은 장사가 잘 될랑가 몰라도... 하도 쳐 묵어 싸서 소란스러워서 못쓰겄드라.
걍 있는 음식 갇다 먹는것이 속 편타.
어느 뷔펜가 몰라도 또 그 집 작살 나겄다. 몇 시까지 모이라 그라믄 되냐?”
“사무실 근처니까.... 7시 까지 오도록 이야기 해 주시면 됩니다.”
“알았다. 그라믄 내가 아그들 깨깟하게 옷 입혀 가꼬 7시 까지 모이게 이야기 해 놓고
대가리하고 둘이 밥때 맞챠서 갈랑께 기다리고 있거라.”
“복장은 편할 데로 해도 됩니다.”
“뭔 소리여..... 이것이 어째 보믄 올해를 마감 하는 종무식(終務式)인디....
그래도 사장 앞에서 예의는 갖챠야제. 그런건 내가 알아서 할랑께......
기다리고 있거라. 끊는다이.”
쌍식이 형님은 나이 어린 나를 항상 상사(上司)로서 깍듯이 대접 해 주었다.
특히 김 부장이나 다를 직원들 앞에서는 항상 그렇게 했다.
종무식 형태가 되어야 한다는 쌍식이 형님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종무식을 하고 나서 그 다음날 다시 시무식(始務式)을 할 수는 없었다.
휴가를 마치고 오면 숙소에서 몇일 더 쉬는 일이 있더라도 나는 시무식은 꼭 하고 싶었다.
어차피 업무 형태가 쌍식이 형님 체제로 바뀔 수밖에 없음도 직원들 앞에서
선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무식은 필요 했고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오늘 종무식을 하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세상을 많이 살아온 쌍식이 형님 에게는 내가 생각하지 못한 또 다른 지혜가 있었다.
쌍식이 형님과 김 부장이 사무실에 도착 한건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어제 소주 몇 병과 맥주를 한 박스 쪼갰다는 쌍식이 형님의 말과 달리
김 부장은 전혀 숙취에 시달린 모습이 아니었다.
금방 샤워를 끝낸 김 부장은 오히려 얼굴에 화장기 있는 모습 이였다.
“썩을 새끼가 니가 밥 사준다 그랑께 운동 하다가 말고 샤워 하고
아조 복장 갖추고 가자고 지랄 해싸서 올케 씻도 못했다.”
옆에서 김 부장은 자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는 듯
싱글벙글 웃기만 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를 쳐다보면 웃음이 나왔다.
일부러 말을 걸어 봤다.
“부장님. 어제 개고기 먹었는데.... 무슨 효과가 있습니까?”
“ㅎㅎㅎ 아침에 일어난께 거시기가 좀 묵직한것 같드만.....
화장실 가서 오줌 한번 싸고 온께 바로 죽어븝디다. 오줌발 이였는 갑이여.”
“그럴 나이는 아닌것 같은데요?”
“즈그들끼리 만나믄 모르까 한번 자빠져블믄 지도 뻐친가 안 일어납디다.ㅎㅎㅎ”
내가 항상 이해하지 못하는 사투리 그것은 ‘뻐치다’ 였다.
물어 볼까 하는 생각을 옆에 있던 쌍식이 형님이 한마디로 묻지 못했다.
“썩을 새끼가 해장부터 거시기 타령이여. 인자 그런 소리 그만 허고....
우상아이 밤에 아그들 모이믄 또 술이나 맛난 음석은 한껏 묵을껀디 점심을 뭐 묵으까?
걍 간단하게 어디 칼국수 같은거 묵으로 가끄나?
어디 해물 칼국수 같은거 있으믄 속풀이 하게 먹으로 가자. 어제 술 먹은것도 있고 한께....
개안하게 속 풀어븐데 있으믄 그리 가자.”
“칼국수로 속풀이가 되겠어요? 매운탕이나 복국 같은걸 드셔야죠.”
“그라까? 그라믄 얼큰하게 매운탕이나 한 양판 끼려가꼬 묵어 블자. 대가리-. 매운탕 괜찮것냐?”
“그라믄 매운탕에 해장 한잔 하까라?”
“이 새끼야.... 인자 일 없다고 자리만 잡으믄 술 타령 이여?”
“ㅎㅎㅎ 성님도.... 지금 우리가 사장님 하고 같이 안가요.....
가서 매운탕만 끼려 먹을건 아닐것 같은께 허는 소리요?”
“그것이 뭔 소리여?”
“아따 가믄 싱싱한거 한 마리 사시미 뜨고 그라고 생선 대가리하고 뼈다구로
매운탕 해주라 그라믄 어차피 사시미 한사라는 할거 아니요.
안그라믄 비럭내 나는 생선을 술도 없이 그냥 먹겄소?
그랑께 해장으로 사시미하고 간따이 한잔 하고 속을 풀어 브러야제. 안그요 사장님?”
“예. 그렇게 하죠. 횟집에 가서 가시미에 간단히 한잔 하고, 매운탕으로 속을 푸세요.
그리고 형님 좋아 하시는 사우나 가서 땀좀 빼고 그리고 저녁때 망년회 참석 하시면 되겠네요.”
“금방 샤워 하고 나왔는디.... 고것은 생각을 좀 해봐야 겄고......
매운탕을 먹든, 짬뽕을 한그릇 하든 국물 있는 것으로 속 좀 풀어 보자. 나가자.”
식당으로 들어서자 제일 고기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역시 쌍식이 형님 이였다.
들어서자마자 수족관에 있는 고기를 보고 주인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하였다.
그리고 웃으며 우리가 앉자 있은 테이블로 돌아와 이야기 했다.
“우상아이. 향어(香魚)가 있어븐다이.
그것이 일종의 잉어 종류여.
저것이 우리나라 괴기가 아닌디 언놈이 양식에 성공해서 지금은 좀 푸져서 그라제
저것이 매운탕으로는 죽인다이.
그래도 역시 매운탕은 민물고기가 딱이여.”
“아따. 성님 민물고기는 회로 뜨믄 비럭내가 날것인디....”
“아니여. 내가 전번에 묵어 본께 냄새도 그라고 많이 안나드라.
민물고기가 되다 본께 흙냄새가 좀 나긴 한디.....
그런대로 묵을만 한드라. 잉어가 옛날 같으믄 저것이 보신용이여,
저것도 양식 하는 놈들 말 들어 보믄 한 30년 산다 그랑께 보신도 되기는 될 거이다.
큰거 잡으라 그랬응께 회도 푸지게 나올것이여.
그리고 대가리 끊어가꼬 매운탕끼리라 그랬다.”
“성님 나는 갯가에서 커가꼬 그란가 우째 민물고기는 맛이 별로든디...
그라고 민물고기는 잘못 아다리 되믄 뭔 디스토만가 뭔가 걸린다 그래 쌌던디.....”
“한번 묵어 봐라. 그라고 대가리 니는 가서 소주나 또 시병 가져와 봐라.
올 때 잔도 좀 챙겨 가꼬 오고이?”
“성님은..... 나한티 자리만 잡으믄 술타령 한다 그래놓고..... 앉자마자 술병 찿소?”
“새끼야 니가 디스토만가 뭔가 씰데없는 소리를 헌께......
그랑께 소독할라고 소주 가꼬 오라 안그냐.”
“ㅎㅎㅎ 그라요?”
“우상아이.... 대가리 말이 맞긴 맞다. 저런 민물고기는 걍 식초에 무쳐서 묵어야 아다리가 안되는디....
그래도 찝찝한께 소주 한잔 해사 쓰겄다.”
첫댓글 가을이 짧아서 그런지 하루하루 흐르는 시간들이 황금보다도 귀하게 느껴지네요^^ 님들도 날마다 뜻깊은 좋은 날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비 내리는 일요일 아침... 행복하게 보내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ㅎㅎ 여긴 가을햇살 화알짝 펴진 전형적인 가을하늘입니다..일요일 재밌는 글 덤으로 보게됩니다..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