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학원 어지러움증>
@현상
2008년 나는 범아기전 이라고하는 경기도의 촌구석에 위치한 작은공장에서 일을 하고있었다.
당시 난 면허가없었는데 남자라면 반드시 차가 있건없건 면허가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강했고
뭐 주위사람 말도 있었고... 또 돈도 있었고..이런저런 조건이 맞아 그냥 확김에 운전면허학원을 등록했다.
낮에 하루종일 오후6시까지 공장에서 일을하고 6시쯤에 운전면허학원 차를타고 학원으로 가서 운전을 배웠다.
그렇게 한달동안 학원을 다닌걸로 기억이 난다.
문제는 공장 과 학원을 왔다 갔다 하는 그 기간동안 이유를 알수없는 엄청난 어지러움증이 생겼는데
거건 마치 뇌에 구멍이 뚤려버린 기분일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 호흡도 곤란해질때가 있었고 여러가지 공황장애 증세가있었다.
원래 그 공장은 잔업을 밥먹듯이 하는곳이었다. 사실 매일 6시에 칼퇴근하는건 안되는건데
면허학원 다닌다고 특별히 허락받은거다. 근데 이게 또 허락이 허락이라하기 애매한 그런게 있었다.
공장에 들어오자말자 첫달부터 그렇게 잔업안하고 칼퇴근을 매일 학원간답시고 하는게 사장눈엔 안좋아 보였나보다.
어느날인가 사장이 나보고 6시땡 하면 학원가는걸 가지고 한소리 했던게 기억난다.
난 순간 아주큰 죄책감에 빠졌던것같다. 그리고 공장일이 낮설기만하고 익숙해지지 않았고..
공장과 면허학원을 갔다 오면 완전 녹초가 되서 자곤했다.
문제는 또 학원강사들이었다. 학원강사들은 하나같이 노숙자같은 사람들이었고.. 나를 아주 무시하는듯한 기분을 크게 받았다.
어리다고 무시하는것같았다. 심지어 자기가 낮에 아줌마들 상대하느라 힘들다면서 나한테 왜 그따위로밖에 못하냐고 성질을 냈다.
적응안되는 공장 과 무시하는학원강사들... 그렇게 한달내내 점점 공황상태가 깊어지더니 나중엔 엄청난 어지러움증과 호흡곤란으로
미처버릴것만 같았다... 그래도 거기에 투자한 돈이 100만원이 넘었기에.. 억지로 억지로 심상화까지 해가며
겨우 필기,기능,실기 3개다 완전 턱걸이로 합격할수있었다.
@감정
머리가 전혀 정리가 안되는것같았어.. 뭔가 계속 정리하고 정리하면서 해 나가야하는데
하루하루가 너무 낮선 환경에서 빨리빨리 지나가서 여유도없었고 그래서 정리가 안된상태로 계속 나가다 보니
머리에 혼란이 온거라 생각해... 근데 그 정리라는게 뭐지? 대체 뭘 정리해야하는거지?
내 과거의 암울했던 시간들... 그리고 범아기전으로 온 그때의 나....
난 너무 나약했어... 의지할곳하나 없었고.. 능력도 없었어...
생전 처음 가본 공장에서 생전처음 해보는 일들...공구들... 사람들...
뭐가뭔지 어떻게 되가고있는건지 난 뭘하고있는건지... 내가 잘하고있는건지 어떤건지...
앞으로 어떻게 되는건지.. 나에대한것이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은것같아...
기숙사엔 내 모든짐이 있었지.. 난 거기가 집이었어.. 돌아갈 집도없었고 가족도 없었지..
회사에서도 그걸 알고있었지.. 난 마치 고아가 된기분이었고... 사람들이 나를 그런식으로 보는것같았지..
학원강사들..왜그랬던걸까.. 그 아저씨들..다 노숙자같은새끼들이..나를 어리다는것으로 무시했어...
운전을 개떡같이 가르치고 대충대충 가르치며 내돈 다 날리는기분이었다..
내가 왜..내가 대체 왜...
이런 말도안되는 썩은 공장에서 낮에는 하루종일 일하고... 밤에는 내돈내고 이런 병신강사들한테 괴롭힘을 당하고있는건지...
내가 대체 왜 이러고있어야 하는건지... 모르겠어..
이런 개같은 경우가 이해가 안되...내 상황이 이해가 안되...
난 아마 다들 내 사정을 이해해줄거라 생각했었던건가.. 사장이 학원가는걸로 지랄떠는걸 가지고
죄책감받은건.. 뭔가 앞뒤 말이 틀린것에대한 분노일지도 몰라..
그때부터 모든게 눈치 보였다.. 내가 학원에 간다는것자체가 눈치보였어...
공장에서는 적응안되는 일과 퇴근할때마다 눈치를 보고... 학원에서는 강사들에게 괴롭힘당하고..
중간중간 힘들때는 공상따위로 때우고... 그러면서 내 이 말도안되는 환경,사건들이
전혀 이해가 안되었고.. 머리속이 어지럽고 혼란스러웠던건 그때문이었던것같아..
문제가 뭐였을까... 그 환경들이 문제였을까.. 나약한 내가 문제였을까.. 이해하려들지 않으려했던게 문제였을까..
난 그냥 게을렀던거 아닐까? 내상황을 이해하려고 들기보단 공상이나 그런걸로 회피하려고만 들었어...
너무 힘들었어.. 그때 내 고통은 평생 누구도 몰라줄거야.. 그당시에도 내가 그렇게 힘든걸 아무도 몰랐거든..
아무도 몰랐어..아무도 몰랐어..아무도 몰랐어..세상에 나혼자밖에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