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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 월에....
寶海/ 유 희 민
(제2장)
* 아듀 1987년 *
김 부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냉장고에서 소주 세병과 그리고 잔을 가져 왔다.
김 부장이 소주를 가져올 때 시간에 맞추어 간단한 밑반찬이 나왔다.
역시 쌍식이 형님과 술을 마실때의 주법은 항상 동일했다.
자기 잔에 자기가 술을 부어 마시는 자작 스타일 이였다.
그러나 김 부장은 술병을 따고 나에게는 한잔을 따라 주었다.
간단한 밑반찬이 나오고 한잔 하자는 쌍식이 형님의 몸짓, 간단히 잔을 공중에 들어 올리는 걸로
모두 한잔씩 술을 털어 넣었다.
“나는 인자 우상이 니가 부르믄 왜 부른지 대충 통빡이 나온다.
니는 지금 인자 대선도 끝나고 했응께 나한테 관리를 맡길라고 그라제? 안그냐?”
“예. 대선 때는 워낙에 경호할 대상이 비중이 커서 형님도 현장에서 돌아 다니셨지만
이제 형님은 관리를 하셔야 합니다.
어차피 처음에 형님을 모셔 올 때 그렇게 할 거라고 제가 약속도 했었으니까요.”
“근디... 조건이 있다이. 솔직히 말해서 나는 관리할 째비는 아니다. 왜냐하믄.....
이런것은 좀 배웠다는 학삐리나 먹물 출신들이 해야 하는디...
나는 그럴 째비는 아니여. 내가 첨부터 이 사업을 하자고 그랄 때 내가 안그라든?
이판만 하고 시마이 할것 같으믄 판을 벌리지도 말아야 한다고...
말이 복잡한디... 일거리는 어떻게 잡아다 줄래?”
“그건 걱정 하지 마세요. 내년에는 영업팀이 가동 됩니다.
각 연예인 기획사, 대기업 기획실 그리고 각종 홍보 매체을 통해서 우리를 알릴 겁니다.
일거리를 잡아 오는 직원들이 시도 때도 없이 일거리를 만들어 올 거니까 그런 건 걱정 하지 마세요.
제가 당장 여길 떠나는 것도 아니고... 항상 형님 옆에 있을 겁니다.
아시겠지만 앞으로 몇 달 동안은 제가 일이 바빠서 이곳에 상주하기가 힘들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천하에 쌍식이 형님이 그렇게 겁먹을 일은 아닙니다.”
“뭔 겁이야 먹겄냐? 근디 나도 글코, 대가리 밑에 직원들이 인자 한식구가 되브렀다.
근디 내가 아그들을 내 팽겨 칠수가 없어서 걱정 시러버서 그렇다.”
옆에서 심각 하게 술을 마시고 있던 김 부장이 한마디 했다.
“성님... 인자 사무실에서 관리도 좀 해 보쇼. 밖에는 내가 있응께.....
아그들도 조(組)별로 조장(組長)들이 있고 헌께.....
일이사 내가 알아서 하믄 안되겄소.....”
쌍식이 형님의 허락 하는걸 자축해야 할 타이밍에 향어회를 종업원이 가져왔다.
생각보다 회는 많은 량 이였고 광어나 도다리와 다르게 좀 붉은색을 가진 회 였다.
내가 잔을 들었다.
“그럼 형님이 수락 한 걸로 알고.... 다 같이 건배 한번 합시다.”
얼결에 잔을 든 쌍식이 형님이 한마디 했다.
“좆 같은거..... 하믄 하는것이제.... 많이 도와 주라이. 우상이는 물론이고....대가리 니도.”
“아따 성님은 내가 성님을 평생 모시고 산놈인디.... 나한티는 그런 섭한 소리 말아블고...”
“자 그라믄 건배 한번 하자.”
셋이서 잔을 부딪치고 술을 입에 털어 넣었다.
쌍식이 형님은 내가 점심 식사를 하자고 할때 이미 이런 분위기를 짐작 했는 모양이다.
향어회는 쌍식이 형님의 말처럼 민물고기 특유의 흙냄새가 조금 난것 같기도 했고
김 부장이 말한 ‘비럭내’, 그 비린내음이 나는것도 같았다.
그러나 그 씹히는 맛은 여는 일반 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성님..... 인자 한쪽은 회장으로 밀어 블고.... 사장인께 한마디 해 보쇼.”
“그러세요. 사장 취임 일성으로 한마디 하세요.”
김 부장의 말을 받아서 내가 거들었다.
“회장으로 밀어 낸 것은 아니고..... 걍 나는 전무로 헐란다.
새삼스럽게 사장 그랑께 이상하고.... 우쨌거나 대가리하고 경호할 때 사고 없이
착실하게 회사를 한번 키워 볼란다.
우리가 다른 건달들 하고는 좀 다르게 살아야 안쓰겄냐?
어디 가서 삥이나 뜯고 힘없는 할베들 고리돈 받아내고 그람서 살라믄
차라리 고무신 팔고 사는게 낫고, 그라고 몸으로, 힘으로, 삼서도 정당하게 돈 번다
그라믄 새끼들 한티도 낯이 서고한께... 여그다 온 정력을 파묻어 브러야제. 이것이 내 신조다.”
“캬- 성님도 인자 폼 나요. 쪼까 있다 밤에도 그라고 이야기를 해 주쇼.
아그들이 희망이 보인다 그라겄소.”
“나는 대가리 니가 젤 걱정이다. 일 할때는 잘하는디......
일만 끝 나블믄 다시 양아치 새끼로 돌아갈라 그라는 본능 같은것이 아직도 있어가꼬.....”
“음마..... 나는 누가 건들지만 않으믄....
겁나게 착하게 사요. 암말도 안하고 내비두고 성가시게 안하믄 나도 조용한 놈이요.”
“지랄허네... 야 이새끼야. 니 그 무식한 쌍판보고 건든놈이 있기는 있냐?”
“ㅎㅎㅎ 없기는 없소. 그란디 나는 세상을 삼서.... 못생겼다, 험하다...
이런것은 참겄어. 근디 나한티 무식하다 그라믄 젤로 못참겄드만....
뭣좀 안다고 말할 때 가운데 한마디씩 영어로 하고 그라믄 젤로 꼴베기 싫드만....‘
소리 좀 켜라’ 하믄 될것도 ‘볼륨 좀 올려라’ 이라믄 그것이 무쟈게 꼴깝 하는걸로 보이드만...”
“이 무식한 새끼야..... 그라믄 니는 볼륨이 뭔 소리 인지도 모르냐... 에라이 무식한놈아...”
“음마 성님은...... 나도 알어...볼륨.”
“볼륨이 뭐데?”
“브이.아이.씨.티.오.알.와이(VICTORY) 아니요.... 소리....”
나와 쌍식이 형님은 술잔을 입에 대다 말고 허리를 뒤로 젖혀 가면서 웃었다.
볼륨(Volume)을 Victory(승리)로 알고 있는 모양 이였다.
“예-끼 이 새끼야... 니 등가죽에 붙어 있는 호랑이가 웃겄다.
우상아이... 이놈이 성깔도 좋고, 그라고 심성이 무쟈게 착하다.
의리 없는 건달들 같이 뒷통수 칠일도 없고.... 근디 좀 무식하다. 니가 이해 해라이.”
“그것은 맞어 브러. 우리 성님이 사람은 지데로 볼줄 알그만.”
“이새끼야, 그라믄 무식한놈이 맘씨 까지 좆 같으믄 내가 니를 델꼬 다니겄냐?ㅎㅎㅎ”
“ㅎㅎㅎ 그래도 성님 소문은 내지 마쇼이...”
“새끼... 쪽팔리는건 아는갑네....ㅎㅎㅎ”
김 부장처럼 운동을 한 사람들, 축구든 야구든 평생을 운동만 하고 사는 사람들은
승부욕은 있을지 모르지만 남들처럼 책을 가까이 하는 시간이 적은 탓에 말이 없고
그리고 대부분 착했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든 인간에게 있어 현명한 지혜는 필요 할지 모르지만
지식 그 자체는 필요에 의한 개개인의 성향일 뿐이었다.
‘소문 내지 마쇼이’ 했던 김 부장의 순진한 모습은
내가 김 부장을 더 좋아 하게 된 계기가 되었는지도 몰랐다.
사실 김 부장의 생김새는 그렇게 무식하게 보이거나 험하게 생기지 않았다.
운동을 해서인지 얼굴의 피부도 깨끗했고 그리고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몸의 근육도 탄력이 있었다.
무식하다거나 더럽게 생겼다는 이야기는 쌍식이 형님이 그렇게 친근감을 표현한 것에 불과 했다.
그런 김 부장이 나는 점점 좋아 지기 시작 했다.
김 부장의 먹성은 대단 했다. 많다 싶었던 향어회의 큰 접시를 거의 비웠다.
회가 접시에서 떨어질 무렵 매운탕과 밥이 나왔다.
쌍식이 형님의 말이 맞았다.
역시 매운탕은 민물고기가 맛이 있었다.
김 부장은 쌍식이 형님의 지시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또 소주를 세병 가져다 한 병씩 나누어 주었다.
“대가리. 니는 밤에는 안 마실래?”
“그때는 또 그때고....인자 속좀 풀릴라 그란디 매운탕에 밥만 묵으라고라.....
뷔페 거그 가블믄 국물이 없습디다. 뭔 죽하고 잘하믄 미역국인디...
여그서 속좀 풀어가꼬..... 그라고 갈라.”
“아그들은 잘 단속해 놨제? 7시 까지 나오라고?”
“그거사 두말 하믄 입 아프제라..... 근디 망치가 2차는 즈그 가게로 오라고 전화가 왔었는디....
그것은 성님 소관인께..... 알아서 해브쇼.”
“니가 또 망치한테 이야기 했냐? 딴놈 가게도 한번 팔아 줘야 쓴디.... 천상 그리 가야 쓰것다이.
그라믄 그리 가자.”
“그것이 아니고.... 요새 연말이고 장사가 잘 되가꼬 깔치들이 많이 딸린께...
저참에 한거 멩키로 룸 하나에 20명씩 불러 블믄 가시나들이 부족 할 것 같은께
미리 냄비들 대기시킬라고 그란다 그랍디다.
그랑께 그리 갈라믄 미리 이야기를 해 주라 그랍디다.”
“그라믄 니가 연락해라. 딴 손님 차기 전에 방도 큰거 하나 잡아두라고 그라고.....
허기사 요새 연말이고 망치 그놈이 대목 보겄다.
저참에 공무원들 델꼬 거그서 접대를 몇 번 했는디 할 때마다 망치가 화끈하게 잘 해줘가꼬
우리가 덕을 많이 봤는디.... ”
첫댓글 새롭게 시작되는 월요일, 환절기 건강에 유의하시고 멋지게 출발하시길 바랍니다. ...
최상의 날씨입니다..오늘의 컨셉 역시 미소지움입니다...건강살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