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에서 무지하게 신세를 지며 깊은 인연을 맺은
유동혁, 강인선, 김호영 악우님들 그리고 방충식 선배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아름다운 D, Dong story
새벽 1:40 쯤 되었다. 어제 저녁 출발 전에 누룽지와 마운틴 하우스를 너무 많이 먹어서 일까, 아님 눈 녹여 먹은 물이 탈이 나서일까,
속이 부글거리는 것이 급하게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한 30분 넘게 올라오면서 볼일 볼 자리를 찾았지만, 다른 사람에게서 떨어져
볼일을 볼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생리현상을 선배들에게 말하니, 그 자리에서 보란다. 이런, 다른 사람들이 단 1미터도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볼일을 봐야한다니 체면이 말이 아니다. 안전벨트를 내리니 아무래도 안전에 문제가 있다. 만약 미끄러진다면,
저 아래 어둠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다른 분들이 내 어깨를 잡고 중심을 잡아주는 동안 나는 신속히 볼 일을 치러야 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은 듯 우리는 다시 산행을 계속했다. (박승찬)
5월 26일 오전 9시 30분
"김 경배 선배님, 우리 A조가 가물가물 보이는 것 같아요."
화장실에서 20분간 문손잡이를 잡고도 도무지 밀어낼 수 없는 외부 강풍에 웅크리고 앉아 씨름하다가 급기야는 아래 똥통을
내려다보며, 그곳에서 출구를 찾으려고 결단내리면서 "그들은 정상을 향해 목숨을 거는데 나는 이렇게 아래쪽을 향하여 목숨을
흥정하게 된 산사나이의 말로는 가스질식사 한 줄로 남겠구나!" 자탄하는 순간 문고리가 풀리면서 극적으로 탈출할 수 있었던
김 경배님의 브라운 백보다 짙은 색조의 얼굴에 갑자기 핑크빛이 돌기 시작한다. 위대한 패잔병의 모습으로 기진맥진 탈진해서
돌아와 준 A조 김주천 단장님이 B와 C조의 안부를 찾는다.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는 답변에 "어이쿠, 일 났구나." 이 한마디에
다리가 후둘 거리며 손끝이 흔들린다. 김 경배 선배님의 혈색이 또다시 변신하는 순간이었다. (최소영)
첫댓글 유동혁입니다.
최상급을 찾다보니 유가 최로 뒤바뀌네요. ㅎㅎ
언제 이렇게 멋진사진을 찍어 주셨나요. 감사함니다. 저희 씨에틀로 옴겨가도 되겠읍니까?
샘물이라 생각하십시요. 마음껏 퍼 가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