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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원의 별 마을
 
 
 
카페 게시글
☆별 사랑방☆ 스크랩 고려 망국(亡國)의 한을 보다...
차홍산 추천 0 조회 8 08.09.26 12:54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고려 망국(亡國)의 한을 보다...

 

공양왕(1345~1394),

최   영(1316~1388).

 정몽주(1337~1392)...

 

고려의 망국, 조선의 건국이 1392년이니 616년 전의 일이다.

 고양시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우연히 알게 된 것이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과  

충신의 대명사처럼 일컬어지는 최영장군의 유택이 지척에 있다는 사실이었다.

연전에 또 하나의 공양왕릉이 있는 삼척을 지나치다가 그 곳의 사진을 찍은 기억도 있고

두 군데의 공양왕릉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오래 전 일이라 은근한 호기심이 일어서

고려 왕조의 망국의 한이 서린 이 두 무덤-공양왕릉과 최영장군묘-을 찾아 보기로 했다.

 

1. 공양왕릉 -고려의 마지막 왕...

 

먼저 찾은 곳이 공양왕릉이다.  

초가을답지 않게 무더운 날씨는 그나마 오는 듯 마는 듯하던 비에 조금은 식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후덥지근한 습기를 머금고 있었다.

고즈넉한 시골의 좁은 아스팔트 길의 끝자락.

한 눈에 보기에 아직도 공양왕릉은 망국의 흔적을 내비치고 있었다.

추석이 지나서 마땅히 적당한 벌초의 흔적을 보여야 함에도 잘 가꾸어지지 못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찾은 이의 마음을 편치 않게 한다.

후대가 끊어진 공양왕 가문의 탓인가, 아니면 살아있는 자들의 무관심때문인가?

 

고려의 망국이 없었다면 수백 리 떨어진 강원도 삼척에 또 하나의 공양왕릉이 있는 

기이한 사태도 없었을 것인데...  

한 사람의 무덤이 두 곳에 있다면?

그건 필시 뭔가 잘못된 일이다.

그런데 그런 일이 있으니 관심을 끄는 일이 아닌가?

한 왕조의 몰락, 그리고 멸망...

그리고 그 왕조의 마지막 왕...

그것도 스스로 왕이 된 것이 아니고 정략에 의해서 억지로 옹립된 뒤

얼마 오래지 않아 새로운 왕조에 의해 나라가 없어짐과 동시에 물러나야 했던 왕...

'태혜정광 경성목, 현덕정문 순선헌,-------그리고 목정공우창공양'으로 끝나는

고려왕조의 마지막 왕 공양왕... 그의 무덤은 두 군데에 있다.

 

고양 공양왕릉의 바로 앞에 조선 태종의 제 2왕자 효령대군의 손자인 율원군의 재실과 사당을 보며

역사의 아이러니를 느껴본다. 

조선 건국의 최고의 공신이자 그 스스로가 임금이 된 태종의 증손자가

망국의 임금인 공양왕과 불과 100여 미터쯤 떨어졌을까 말까 한 자리에 있다니...

 

 

 

 

 

 

능의 떼가 벅겨져 나간 부분을 검은 물질로 막아 놓았다.

추석 지난 지 두 주,

벌초한 것 같지 않아 보인다...

 

 

 

 

 

공양왕릉 주변에서 본 꽃, 버섯들...

 

 

 

 

태종의 증손자 율원군의 재실, 사당

 

 

 

 

 

강원도 삼척의  또 하나의 공양왕릉

 

2003년 10월 연휴,

나는 새로 산 디카를 들고 속초에서 경주까지,

동해안 드라이브를 한 적이 있었다.

삼척 궁촌해수욕장 근처에서 공양왕릉을 만날 수 있었다.

 

바닷가 언덕의 공양왕릉은 왕릉답지 않게 아무런 석물도, 장식도 없이,

고려나 조선의 왕릉 같지 않게 앞 부분의 호석이 축대 돌로 둘러져 있었다.  

두 아들의 무덤과 함께... 

 

 

 

가까운 곳이 공양왕릉, 그리고 뒤에 보이는 것이 아들의 무덤이다.

 

공양왕릉에서 몇 십 미터만 발을 옮기면 보이는 동해 바다.

 

2. 최영장군묘 

 

 '황금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

이르신 어버이 뜻을 받들어

한 평생 나라 위해 받치셨으니

겨레의 스승이라  최영장군'

 

국민학교 시절 여학생들이 고무줄 뛰기를 하면서 제일 많이 부르던 노래중의 하나이다.

  

고려왕조 말기, 몽골족의 원나라의 세력이 약화되고 중국 대륙이 혼란기에 빠졌을 때

고려도 심한 혼란에 빠져 들었었다.

공민왕의 개혁이 노국공주의 죽음으로 인해 주춤하고 신돈이라는 괴승이 정권을 잡아 전횡하고

중국으로부터 홍건적이, 남으로부터 왜구가 끊임없이 침략을 해서 국토를 유린할 때

최영은 백전백승의 상승장군으로서 명성을 떨치고 끝내는 원나라의 잔당들을 축출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었다.

이성계로 대표되는 신진세력들에 대해서 고려를 지키려는 중심세력으로서 고려왕조에 대한

충성으로 일관하다가 요동 정벌이라는 몇 세기만의 야심찬 구국의 프로젝트를 추진,실행하다가

새 왕조를 세우려는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으로 좌절, 실각하여 끝내 처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고려조 최고의 충신을 우리는 위의 노래를 통하여, 또 국민학교의 사회시간에 배웠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소설가 김성한의 역사소설 '이성계'을 통하여

최영장군에 대하여 알게되었던 내용들이 아직도 부분 부분 기억난다.

 

그 무덤이 그리 머지 않은 곳에 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지만 사실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다고 해야 옳다.

그러나 공양왕릉을 찾아 본 다음에  그의 무덤에 가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들었다.

최영장군의 묘소는 통일로 필리핀군 참전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입구 까지 오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평지가 아니라 가벼운 등산 정도는 한다는 생각으로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길을 잘못든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찍지 않았으나  우연의 일치인지 공양왕릉처럼 최영 장군의 묘로 올라가는 입구에도

조선 태종 이방원의 제 4왕자 성령대군(세종대왕의 동생)의 묘와 사당인 대자사가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아이러니이다.

 

묘소의 출발점이 되는 산불 감시 초소

 

이 화살표 방향으로 10여 분 정도는 올라가야 된다.

 

 

 

  

최영장군의 묘역에는 두 기의 사각 무덤이 있다.

앞의 봉분은 최영장군과 부인 문화유씨.

뒤는 장군의 부친인  최원직의 무덤이다.

 

 

앞에 있는 최영장군의 묘.

 

'내가 죽으면 나의 무덤엔 풀이 나지 않으리라.'

 

부정의 혐의를 뒤집어쓰고 죽을 때 최영이 한 말입니다.

자신의 결백을 죽어서라도 증명해 보이겠다는 이 말대로 그의 무덤에선 풀이 나지 않았으나

1976년 이후로는 풀이 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뒤에 있는 부친 최원직의 묘. 

 

 

 

묘소에 오르는 길 가에는 고마리, 물봉선이 한창이다...

 

 

 

 

 

필리핀군  참전기념비

 

내가 여기에 가던 날 필리핀군 참전 기념비 옆에서 굿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제 9회 최영장군의 위령굿이라고 한다.

기독교인인 나는 이제까지 굿을 구경한 적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으나 

무속에서 제일 추앙받는 신이 된 최영장군의 굿이라 한 번 구경할 생각으로 차를 세웠다.

 그러나 점심시간이라고 식사를 하고 다시 속개한다고 한다.

사진만 몇 장 찍고 돌아섰다.

 

 

 

 

 

살풀이 춤...

 

 

 

 

3. 포은 정몽주의 단심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야기...

고려의 마지막 충신, 포은 정몽주의 이야기이다.

2006년 4월에 내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그대로 전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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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심가 

 

이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 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丹心歌

 

(차신사료사료)      (일백번갱사료)
 (백골위진토)           (혼백유야무)
(향주일편단심)      (영유개리여지) 

 

 고려 말 충신 정몽주가 후일의 조선 3대 임금 태종 이방원과 마주 앉아서

속뜻을 주고 받을 때, 이방원의 하여가(何如歌)에 대한 대답으로

읊었던 시조인 것은 모두 아시죠?

 

포은은 이 일로 인하여 방원이 보낸 조영규에 의해

개경-지금의 개성 선죽교에서 죽임을 당합니다.

충신의 대명사였던 포은.

 

不事二君(불사이군)을 지킨 그의 죽음을 통하여

그가 피살된 선죽교는 핏자국, 대나무의 전설과 함께

유명한 이야기로 전해져 내려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가 묻혀 있는 곳은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포은의 묘소.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답니다.

 

봄이면 핏빛 진달래로 둘러 싸인 곳.

바로 이곳입니다.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능원리...

레이크사이드 CC 근처에 오시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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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 망국과 조선의 건국...

유난히 슬픈 이야기가 많은 왕조의 교체이다.

그러나 역사는 어차피 돌고 도는 것.

부국과 강병, 그리고 깨어 있는 국민, 민족만이

스스로 국가를 유지하고 융성을 누리는 것 아니겠는가?

 

다음 블로그 '옛정자 그늘.'

http://blog.daum.net/oldpavil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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