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3.18 22:01 | 수정 2019.04.03 10:28
주상절리대와 바다 풍경 어우러진 알려지지 않은 섬 산행지
지죽도支竹島 토박이들에게 ‘금강죽봉’을 물으면, “금강산 가시게요?”라고 반문하며 “금강산을 줄여 놓은 것 같다”고 자랑한다. 바위가 웅장하게 솟은 생김새가 마치 금강산 해금강 총석정을 옮겨 놓은 것 같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배를 타고 가야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해안가에는 수십 미터 높이의 주상절리대가 대나무처럼 솟아 있어 일대를 ‘금강죽봉’이라 부른다. 특히 죽순바위가 명물이다. 오랜 세월 파도와 바람을 이겨낸 거대한 촛대모양 바위를 보고 있노라면 경외감마저 느껴진다. 지죽도는 ‘하모(갯장어)잡이’로 유명한 작은 섬이다. 섬 전체가 주상절리대로 형성되어 있으며, 2003년 연륙교가 개통되면서 낚시꾼들에 의해 경치가 좋다고 입소문 나기 시작했다. 고흥군에서는 섬의 가치를 뒤늦게 알아보고, 지난해 등산로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인터넷에 떠도는 지죽도 산행 자료들의 산 높이와 지명이 제각각이다. 심지어 고흥군 홈페이지에도 제대로 된 자료가 없다. 정리하자면 지죽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는 큰산(224m)이다. ‘금강죽봉’은 남쪽 해안에 있는 주상절리지대를 가리키고, ‘금강죽봉길’은 해안 경사면 5부 능선에 있는 벼랑길을 말한다. 아직은 온전한 이정표가 갖추어지지 않아서 촘촘한 표지기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지죽도는 큰산, 작은산 두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졌다. 예전에는 지호도 또는 지우리라고 했다. 행정지명은 ‘지죽리’이지만 이곳 주민들은 아직도 ‘지호리’라고 부른다. 지죽대교 인근 마을입구의 표지석에도 ‘芝湖大橋지호대교’라고 적혀 있다. 풍수지리에 따르면 섬 앞바다는 연적과 벼루와 해당되고, 두 봉우리를 문필로 여겨 문필봉이라 불렀다고 한다. 음양체를 개발한 서예가 우석又石 이창훈 선생이 이곳 출신이다.
월간산 발췌
월간산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