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살 때 늘 남편은 땅콩을 사오라고 하면 별로 향기도 없는 껍대기만 엉성한 중국산 땅콩을 사다주곤 했지요.
전 그것이 늘 싫었는데요. 불에 달달 볶아서 유통기한이 지났는지 어쨓는지 먹으면 뱃속이(그땐 제가 위가 약하기도
했어요^^)와글와글 말 그데로 한약용어로 유식하게 말하면 腸鳴소리가 대단해서 먹지를 않고 인상을 쓰면서 사다
주곤 했답니다. 시골에 오니 항상 이 맘때 땅콩을 캐서 할머니들이 장에 팔러 나오시는데 아주 비싸요. 국산이라고...
하지만 그래서 제가 땅콩을 심게 된것은 아니구요. 지인께서 씨앗을 주셨고 저는 대충 밭에다 심어 두었지요.
꼭 두알씩 심어야 합니다. 이 녀석은 아주 강해서 기어히 기어 나오고 맙니다.
그런데 길을 가던 사람들이 땅콩이 잘 되었다고 해요. 키는 크고 잎사귀에 검은점도 많고 해서 왜 저 모양이지 하고
있는데 잘 됐고 캘때가 되었다고 해서 한포기를 뽑아 보았지요. 그 순간 전 깜짝 놀랬습니다.
하얀 땅콩들이 줄줄이 달려 있는데요. 아무리 포기를 흔들어도 떨어지지를 않아요.
제가 좀 또 의심이 많습니까? 좀 따가지고 와서 쪄서 먹어보았더니 지금까지 먹어 보았던 그 맛하고는 많이 달랐죠.
고소하고 한편 밥같기도 하고 마냥 먹어도 장명도 없고, 아! 바로 이거야.
바로 땅콩을 모두 뽑고 잘익은것(골이 깊은것)만 골라 따서 일용할 양식으로 삼았죠.
땅콩키우는 방법.
자투리 땅이라도 좋고 해가 좀 안들어도 괜찮으나 가능하면 해가 잘 드는곳이 좋은데 도시에는 없죠.
특히 모래가 많은땅이 잘 되는데요. 뭐 이런거 저런거 가리다간 땅콩 못 키우니까 그냥 땅이 있으면
둑을 만들고 한 30cm간격으로 두알씩 심습니다. 4월 25일이나 오월 초에.
비닐을 하면 더 좋겠죠. 꽃이 몇개 피어서 子房이 내려오기 시작하면 과감하게 비닐을 벗겨 버리고
북을 해 줍니다. 자방이 땅속으로 들어가게 해야하니까요.
북은 두둑하게 해주는것이 좋겠죠. 그 때쯤 되면 풀 걱정 물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냥 그럭저럭 비가 와요. 정신없이 자라고 꽃은 피어서 긴 자루를 만들고 자루끝에 자방이 생겨서
땅속으로 들어만 가면 됩니다. 땅콩이 있는곳에는 반듯이 굼벵이가 기다리고 있다가 맛이 들때쯤 되면
먹기 시작합니다. 하나씩 곱게 먹으면 좋은데 멍청한것이 이것 저것 건들어 놓으면 땅콩은 때가 되었나
보다 하고 싹을 올린답니다. 땅콩잎에 복점이 하나씩 박히면 한포기 정도 뽑아서 눌러보면 딱딱한것은
다 익은것입니다. 다 익고 나서 적기에 수확하면 아무리 흔들어도 떨어지지 않는데 그 적기라는것이
정말 어렵더군요. 무식할때는 잘 되는데 똑똑해지면 땅콩이 우수수 떨어지고 땅속에서는 썩어가면서
싹이 올라오고 거기에는 사랑스런 굼벵이가 있지요. 아주 대가족이 살기도 합니다.
제가 굼벵이를 징그러워서 길에 버렸다고 했더니 남편이 굼벵이는 구르는 재주가 있어서 그러면 안되니
자신이 멀리 버릴테니 비닐에 담아오래요. 아 몸이 굼실굼실 해지는군요.
모래땅이 아니라면 익은즉시 수확을 해야 합니다.
수확후에는 바로 씻어서 잘 말려서 가능하면 까서 다시말려 양파자루에 잘 보관하셔서 종이컵 하나를
준비하셔서 한컵씩 볶는데요 전자레인지에 이렇게 하시면 됩니다.
먼저 1분간 돌립니다. 땅콩 한컵 기준. 그리고 땅콩을 흔들어서 다시 1분 돌리고. 25초나 30초 돌리면 아주
맛있는 땅콩간식이 되겠습니다. 이것도 제가 배운것이니 해 보시면 금방 아시게 될겁니다.
땅콩을 콩과 함께 한주먹 담가서 콩국수를 해 먹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뱃속이 약하신분은 땅콩을 불려서 쪄서 드시면 아주 안심입니다.
땅콩은 아파트에서 관리하기 좋은 식품이므로 추천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땅콩 쉽게 까는 방법은 자세히 보면 버선코 처럼 생긴부분이 다 익은후에 벌어져서 번식을 하는 장소입니다.
그 부분을 눌러 주면 쉽게 속살을 보여 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