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2주일 2023년 12월 10일
외치는 사람의 고백
이사 40:1-11. 2베드 3:8-15상. 마르 1:1-8
오늘 우리는 잊을 수 없는 그 이름, 세례자 요한에 대해 들었습니다.
사해 북쪽 요르단강에서 몰려오는 사람들 중 회개한 사람에게만 단 한번 세례를 주었습니다. 이제 새로운 세상이 올 터이니 자신의 삶의 태도를 전혀 새롭게 바꾸라고 합니다.
요한은 자신이 가르치고 말한 대로 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언행일치가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믿음과 실천의 일치를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제까지의 생활 태도를 바꾸어 하느님께로 돌아서라고 외친 사람이 세례자 요한이었습니다.
그는 정확하게 자신의 사명에 대해 선언하고 증거합니다. ‘나는 물로 세례를 주지만, 장차 오실 그분은 성령으로 세례를 줄 것이다.’ 세상 근심 걱정으로 사는 우리들입니다. 모든 문제를 세상의 시각과 방식으로 풀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이전의 습관은 버리고 전혀 새로운 사람으로 살라는 가르침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을 성령 받은 사람, 하느님의 힘으로 사는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대림(Advent)은 ‘아직 안 오심’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오심’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지금 여기에 계신 주님을 체험하고 그 의미를 새겨 실천하겠다고 고백하는 시기입니다.
이미 오신 주님을 우리가 능동적으로 체험하고 고백하며 함께 묵상할 주제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이사야 예언자에게 말씀하신 구절입니다. ‘외쳐라’.
‘무엇을 외칠까요?’ 예언자는 묻습니다. 그것은 평화입니다. 평화(平和)의 의미를 새겨봅니다.
이사야서에 나오듯 ‘모든 골자기를 메우고, 산과 언덕은 깎아 내려... 큰 길을 훤히 닦는 것.’(3-4 참조)입니다. 평화는 그냥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 과정에서 생기는 수고로움과 갈등마저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평화를 위해서라면 싸우는 것도 불사하겠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입니다.
오늘 이사야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께서 위로와 용기의 말씀을 하십니다.
‘이제 복역 기간이 끝났고, 벌도 받을 만큼 받았다.’(2절)
시편에도 귀양살이 야곱이 돌아왔다고 노래합니다. 다시 묵상해 봅니다.
우리는 무엇 혹은 어떤 감옥에 갇혀 있었을까요? 우리의 복역기간은 무엇이고 얼마입니까? 주님이 베푸시는 평화를 누리지 못하고 갇혀 있었다면 무엇 때문일까요?
돌이켜보며 성찰해봅니다. 그리고 이 기간이 나를 짓누르고 나의 자신 없는 것에서 해방되어 적극적으로 진리를 찾는 능동적 신앙인으로 살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기를 소망합니다.
바로 베드로의 둘째편지에서 말하는 ‘새 하늘 새 땅’을 기다리는 마음입니다.(3:13)
이제와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다른 삶을 살겠다고 다시 희망을 꿈꾸는 대림시기입니다.
이미 오신 그 분을 체험하고 그 분과 함께, 그 분 안에서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이미 와 있는 구원의 삶을 헛되게 낭비하지 않는 삶이 될 것입니다. 아직도 우리 안에 갇혀 있는 것을 버리고(회개), 그 안에 평화를 누리기를 기도합시다.
우리 각자 안에 그리고 우리 공동체 안에 늘 새 하늘 새 땅을 만들어 나가도록 기도합시다.
이제 두려움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열정의 삶을 살기 위해서 평화의 화(和)에 주목합니다. 더불어 함께, 조화로움을 의미합니다. 조화롭기 위해서 각자에게 필요한 덕목은 겸손입니다. 내가 조금 양보하고 손해를 보겠다는 겸손함이 그리고 한 사람은 여럿을 위해, 여럿은 한 사람을 위해 배려하는 마음이 화(和)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사람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가진 인물이었지만 그는 ‘나는 그 분의 신발끈을 풀어 드릴 자격도 없는 사람’(마르 1:7)이라고 말합니다. 단순한 겸양이 아닙니다. 몸으로 고백하는 실천입니다. 하인 중에서도 가장 직급이 신발 담당으로 자신을 최대한 낮춘 말입니다.
건축을 통해 선교하는 교회(Missional Church)로 가는 것은 우리의 또 다른 지표입니다.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도 4:20)는 고백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원하고 수행할 선교를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 함을 느끼실 것입니다.
물론 그 힘은 남을 억누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모난 것은 두드리고, 깊이 패인 것은 메꿔서 넓은 길을 내는 것이 선교의 동력입니다.
지금 이 시대의 흐름을 잘 읽어내며 성숙하게 성장하기를 꿈꾸는 교회, 우리가 서 있는 곳을 사랑할 줄 알고 그 지역을 위해 교회를 열겠다는 용기 있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어린 아이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별로 다양한 방식의 참여와 흥미를 이끌어 내도록 노력하고, 그런 흐름에 동승해야 할 것입니다. 열정에 겸손을 더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미디어를 적극 활용할 줄 알고 시대적 감수성에 예민하도록 노력하며 모두 동참해야 합니다.
조금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우리의 교회가 세상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함을 알고 계십니다.
어렵고 힘 든 이웃을 위한 관심 또한 놓지 말아야 할 우리의 사명입니다.
이 모든 일이 평화입니다. 평화는 자신의 헌신과 때로는 희생이 필요하기에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나 교회공동체는 초대교회 이래로 수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의 터전위에 세워졌습니다.
희생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작은 열정과 헌신 그리고 작은 겸손이 성령의 선물인 평화를 이루어 냅니다.
대림은 반복되는 교회의 일정에 참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야 합니다. 능동적으로 지금 여기에 와 계신 주님을 체험하고 그대로 살려고 노력합시다.
요한의 권고처럼 회개한 후에 새로운 삶을 살겠다고 다짐한 후에, 세례를 받고 은총을 얻는 것처럼 자신을 성찰하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를 기도합시다. 그것이 성령 세례입니다.
우리 각자 안에 갇힌 것들을 해방시키셨으니, 희망을 품고 살도록 결단합니다.
우리 모두 외치는 사람이 되어 진리를 열정과 겸손의 날개로 고백하며 살기를 소망합니다.
첫댓글 아멘.
"부족한 종이 여기 있으니 저를 보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