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21
벅수의 대화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 -- 2003. 4. 21.
실명씨 >> 안녕하세요
벅수 >> 예...
벅수 >> 이름이 별로 안 이쁘다시던 분이지요?
실명씨 >> ㅋㅋㅋ
벅수 >> 흠.
벅수 >> 뺀질이 대화는 많이 읽으시나요?
실명씨 >> ㅋㅋㅋ
벅수 >> 별로 안 읽으시는군여.
벅수 >> 그런데 뭐하시는 분이세여?
실명씨 >> 메일로 날아온 걸 읽었어요
실명씨 >> 음 그냥 주부에요
벅수 >> 예... 꼭 읽으셔야지요. 애써 보내드리는 건데요.
벅수 >> 그냥 주부... 어디 사세요?
실명씨 >> 서울이요
실명씨 >> 화곡동
실명씨 >> 별로 좋은 동네
실명씨 >> ㅋㅋㅋㅋ
벅수 >> 공항 가까운 곳이라서...
실명씨 >> 네
실명씨 >> 근데 날아온 글 중에 페르조나와 대화 중에서
실명씨 >> 페르조나와 누구였더라
실명씨 >> 그것 잼 있던데...
벅수 >> 마애석...
실명씨 >> 예
벅수 >> 그런데요?
벅수 >> 어디가 재미 있었나요?
실명씨 >> 마애석과 페르조나 대화 중 김기호님은 계신 건가요?
벅수 >> 김기호는 벅수라는 말만 쓰는데요?
벅수 >> 다른 이름은 안 써요...
실명씨 >> 그럼 그 대화는 어디에서 본 거죠?
벅수 >> 페르죠나가 보내 준 거지요.
실명씨 >> 아 그렇구나.
벅수 >> 왜요?
벅수 >> 뭐가 의심스러운 게 있나요?
실명씨 >> 음 아주 좋은 글이어서
실명씨 >> 맞는 글이기도 하고
실명씨 >> 판단한다는 것이 우습지만.
벅수 >> 어디가 좋았나요?
벅수 >> 좀 자세히 말할 수 있나요?
실명씨 >> 잠시만요.
벅수 >> ....
실명씨 >> 함정에 빠지지 말라는 것이 전체적인 내용인 것 같은데 맞는가요?
실명씨 >> 글의 함정 . 말의 함정
벅수 >> 함정이라면 어떤 뜻이에요? 예... '사실'을 스스로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는 거지요.
실명씨 >> 말을 해석하고 뜻을 해석하려 한다면 그것 또한 장애물이라는 것을
실명씨 >> 실은 잘 알아듣고 있다는 그 자체도 함정인데도 함정인 줄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벅수 >>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을 수 있으니까... 다수결의 원칙으로는 곤란하지 않겠어요?
실명씨 >> ㅋㅋㅋㅋㅋ
실명씨 >> 이미 이것이 무엇이다라고 찝었을 때는 생각과 관념이 개입되어 있죠.
실명씨 >> 크리슈나무르티의 일화 중에 그런 것이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벅수 >> 그래요, 그러나 그러므로 항상 오리무중 속에서 살자는 뜻은 아니지요?
실명씨 >> ㅋㅋㅋ
실명씨 >> 절대 아니지요.
벅수 >>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실명씨 >> 하지만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굳이 표현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지요.
실명씨 >> 표현 자체가 이미 관념화되어 버린 것이기 땜에
벅수 >> 무슨 뜻인지 좀 더 풀어서 말씀하실 수 있으신가요?
실명씨 >> 실은 이것들이 말로 표현되고 글로 적을 수 있는 것이었다면 이미 모든 사람들이 크리슈나무르티의 진리를 꿰뚫어 보았을 겁니다.
벅수 >> ...
실명씨 >> 그런데 이상하게도 크리슈나무르티에의 제자에겐 아직까지도 깨달은 자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벅수 >> ㅎㅎ
벅수 >> 그게 무슨 말입니까?
벅수 >> 어떻게 그것을 아세요?
실명씨 >> 어떻게 알았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납니다.
벅수 >> ㅎㅎ. 그리고 케이 영감은 본래 제자를 두지도 않았는데요?
실명씨 >> 제자가 아니라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었겠지요.
실명씨 >> 뭐 공식적인 제자는 아니었지만 거의 지식인들로 이루어진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고 들었습니다.
벅수 >> 케이 할배 말씀은 결국,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스승이 되고 제자가 되어서 가 보라는 말인데요?
실명씨 >> 크리슈나무르티의 입장에서는 제자를 둔 것이 아니고 따르는 입장에서는 제자인 셈이지요.
실명씨 >> ㅋㅋ
벅수 >> 그를 만나고 얘기하고 그러면 그냥 제자로 몰리는 건가요?
실명씨 >> ㅋㅋㅋㅋ
벅수 >> 그럼 책을 좀 읽어보자는 마음도 함부로 못 먹겠네요.. 무서버서리... 졸지에 제자로 되면...
실명씨 >> ㅋㅋㅋㅋㅋ
실명씨 >> 예전에 제가 보내준 글 읽어보셨나요?
벅수 >> 그랬겠지요, 기억에 남아 있지는 않은데요.
실명씨 >> 기억이라...
벅수 >> 무슨 내용이었나요?
실명씨 >> 크리슈나무르티의 글을 읽을 때도 기억나고 안 나고 그러나요.
벅수 >> 어느 책에 무슨 글이 있는지 기억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실명씨 >> 그런 것이 기억하고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그런 것은 기억하고 잊어버리고 하는 내용들이 아니었을 것인데...
벅수 >> 아니. 무슨 글을 저한테 보내 주셨나요?
벅수 >> 그것을 기억도 못 하시나요?
실명씨 >> 니사르가닷타의 글
실명씨 >> 아 그렇군요.
실명씨 >> 아이엠 댓의 일부 글인데 ...
실명씨 >> 크리슈나무르티가 열심히 청중을 향해 이야기를 하는데 어느 한 사람이 열심히 받아 적었죠.
벅수 >> 글쎄요, 무슨 얘기였는지 전혀 모르겠네요. 분명히 읽어 보거든요. 아, 예.. 이제 어럼풋이 기억납니다만...
벅수 >> 예, 예.. 조금 더 말씀해 보세요...
실명씨 >> 그런데 크리슈나무르티가 한 마디 했죠.
벅수 >> ..
실명씨 >> 그 즉시 그냥 알아들으라고,,
벅수 >> 예...
실명씨 >> 말하자면 그 사람은 크리슈나무르티의 글을 지식 쯤으로 착각한 거죠.
실명씨 >> 그래서 외우면 되는 줄 알았는가 봅니다.
실명씨 >> 그런데. 이런 진리에 대한 글을 읽을 때 절대 기억을 하고 안 하고는 없는 것이지요.
실명씨 >> 만약 진리가 기억하고 알아내고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지식밖에 안 되는 것이지요.
벅수 >> 그럴까요? 기억하고도 관계가 있을 건데요.. 그리고 바로 알아듣는 거, 그게 항상 가능한가요? 누구나 다 그렇게 되는 건가요?
실명씨 >> 과거의 것도 아닌
실명씨 >> 미래의 생각도 아닌 바로 이 순간입니다.
실명씨 >> 기억과 관계된다고 하심은 조금 이상하군요.
벅수 >> 그럴 겁니다. 그러나 언제 내가 그 '진리'를 이해했나 하는 것은 기억하고 있을 수가 있겠지요.
실명씨 >> 오늘은 조금 덜 바쁘신 모양이군요.
실명씨 >> 항상 바쁘신 것 같던데...
벅수 >> 어느 책, 어는 부분을 읽었을 때, 그 진리를 이해했는지도 기억할 수 있습니다.
벅수 >> (오늘도 바빠요...)
벅수 >> (제가 사실은 여기 컴을 눈치 보면서 쓰거든요..)
실명씨 >> ㅋㅋㅋㅋ
벅수 >> 하도 쓸 사람이 많아서리...
실명씨 >> 그렇군요.
실명씨 >> 그럼 양보를 해주셔야 할 시간이 되었나 보군요.
벅수 >> 지금도 누군가가 힘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벅수 >> 근데 아직은 안 나타났어요...
실명씨 >> ㅋㅋㅋㅋㅋ
실명씨 >> 농담도 수준급이십니다.
실명씨 >> 오쇼가 이런 말을 했죠.
실명씨 >> 그대들은 플라스틱꽃과 같다.
벅수 >> (아니요, 절대로 농담 아니에요.. 아주 리얼한 상황인데요...)
실명씨 >> 모양은 꽃인데 전혀 향기가 나지 않으니 그대들의 인생도 플라스틱 꽃과 같지 않는가.
벅수 >> 글쎄요... 그러면 그 사람 자신은 뭔가요?
실명씨 >> ㅎㅎㅎ
실명씨 >> 만 가지 일, 만가지 형상은 모두 마음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지고, 마음에 높낮이가 있으므로 언덕이 생긴다.
벅수 >> 흠...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는데요?
벅수 >> 일체유심조 ! 그런데 본디 '심'이란 게 사실로 존재하는 것입니까?
실명씨 >> 관찰자가 <'있다'고 하면 있고, "없다"라고 하면 없는 것>이니, 관찰자가 관찰대상이란 말이지요.
실명씨 >> 원래 고유한 마음이란 없습니다.
벅수 >> 아닙니다.
실명씨 >> 이것은 부처님 설법에 나오는 말입니다.
벅수 >> 관찰자는 관찰대상이다.
실명씨 >> 만법유식
벅수 >> 그 말은 그런 뜻이 아닙니다.
벅수 >> ...
벅수 >> 죽어도 그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에요 !!!
벅수 >> ...
실명씨 >> ㅋㅋㅋ
실명씨 >> 알았어요.
실명씨 >> 죽어도 아니면 죽어도 옳게 설명해보세요.
벅수 >> 여기서 저는 항상 다수결에 밀리거든요.
실명씨 >> 전 그냥 붓다가 설법한 만법유식을 한 자 적은 것 뿐입니다.
벅수 >> 그냥.. 이 아니지요..
벅수 >> 지금 관찰자는 관찰대상이다, 그 말을 하시니까 그랬지요.
실명씨 >> 네
벅수 >> 어떻게
벅수 >> 들리실 지는 모르겠지만...
벅수 >> 제발...
벅수 >> 그 뜻을 몸소 이해하셨으면 좋겠네요...
벅수 >> O O O 씨...
벅수 >> 본명도 모르고 있지만...
벅수 >> ㅎㅎ
실명씨 >> 네. 감솨합니다.
벅수 >> 스스로 알아내야 하는 거거든요... 제발, 꼭이요...
벅수 >> 그 한 문장의 뜻에 대해서 아주 많은 대화가 올려져 있어요. 여기 게시판에요...
벅수 >> 흠...
실명씨 >> 네
벅수 >> 예..
실명씨 >>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새벽별을 보고 읊은 시가 있죠.
벅수 >> 말씀해 보시지요.
실명씨 >> 새벽별이 새벽별이 아니요.
실명씨 >> 보리수가 보리수가 아니었다.
실명씨 >> 바로 그 모든 것이 나였음을 안 것이지요.
실명씨 >> 단지 새벽별을 보고 깨달음을 얻은 것이 아니라. 삼라만상이 나인 것을 안 것이지요.
실명씨 >> 실체인 나를 찾고자 실은 알아쳄을 하는 것입니다.
벅수 >> '나'가 실체가 있나요?
실명씨 >> 나를 가리우는 생각 마음 기억 등을 소멸하면 자연히 그 그림자는 사라지고 결국 그림자를 비추게 하는 그 근원이 드러난다는 말입니다.
벅수 >> 그게 '나'라고요?
실명씨 >>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벅수님은 그림자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설명하는 것 같아요.
실명씨 >> 그림자를 설명할 게 아니라 바로 그 그림자를 있게 한 실체를 설명하는 게 더 쉽지 않을까요?
실명씨 >> 알아챔은 그냥 근원을 드러나게 하는 한 과정일 뿐이지요.
벅수 >> 알아채면 근원이 드러난다고요?
실명씨 >> 우리 딸이 소풍에서 돌아왔군요.
실명씨 >> ㅋㅋㅋ
벅수 >> 그리고 그림자의 설명이나, 근원의 설명이나 다 같은 '말'일 뿐인데요?
벅수 >> ..
벅수 >> 아, 그래요?
벅수 >> 귀여운 따님...
벅수 >> 예... 그러면 다음에 봐야 하나요?
벅수 >> 힘 있는 사람이 바로 저 따님이군요...
실명씨 >> ㅋㅋㅋ
실명씨 >> 네
벅수 >> 예.
벅수 >> 다음에 뵙지요.
벅수 >> 안녕히 계세요..
실명씨 >> 네
벅수 >> ^^
실명씨 >> 안녕히...
벅수 >> ^^
2003 042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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뺀질이 대화 -- Dialogue
벅수의 대화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 -- 2003. 4. 21.
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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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23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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