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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이동(1) - 정치인에서 연예인으로
16세기 영국의 한 농촌마을에 토마스라는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토마스의 집은 소작농으로 영주의 땅에 농사를 짓고, 수확물의 일부를 땅주인에게 약속한 양의 농작물을 바치는 일로 영세한 소작인(小作人)이였습니다.
농사가 잘 안 되는 것은 아니나 인구는 폭발적으로 소작농을 원하는 농부가 증가하여 영주들은 자연히 소작인의 경쟁으로 인한 수익(受益)이 증가되어 영주의 부(富)는 증가(增價)되고 소작인들은 점점 살아가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농경기술의 발달과 이전에 없었던 농기구들의 발달로 농사에 필요한 인원(人員)은 자연히 줄어들었습니다. 이런 변화로 인해 청년 토마스를 비롯한 수많은 노동자들은 당연히 할 일이 없어지게 됩니다. 한마디로 실업자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소작농으로 삶을 연명(延命)하던 많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고향역시 어떤 해결방법을 잃고 답답해했습니다.
그 때, 도시라는 것이 발달되고 있는데, 거기에 가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토마스는 가출을 결심했습니다. 고향에서 빈둥빈둥 노느니 한번 가보자고 생각한 것입니다.
야반도주(夜半逃走) 하다시피해서 며칠이 걸려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생전 처음 도시라는 곳에 도착한 토마스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시장에는 처음 보는 희귀한 제품들이 넘쳐나고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다보니 요식업, 숙박업, 문화산업, 오락산업, 건설현장 등이 발달되면서사람 구함이라는 팻말이 여기저기 붙어있는 것이었습니다.
토마스는 여기서 일자리를 구했습니다. 일은 고되지만 집에서 놀 때에 비하면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또, 월급도 예상보다 훨씬 많았으므로 도시에서 자리를 잡고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셈입니다.
휴가를 내서 고향에 한번 가기로 했습니다. 고향으로 간 토마스는 영웅이었습니다.
소문을 듣고 몰려온 동네친구들에게 토마스는 무용담을 늘어놓기 시작했는데 도시라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 있다며, 거기에 가면 취직할 수 있고, 월급도 많다는 토마스의 얘기를 들은 청년들도 도시에 한번 가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한 명 두 명 이렇게 농촌청년들은 도시로, 시장으로 이동해갔습니다. 마치 한국의 70년대의 현상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합니다.
이것이 농경시대에서 산업시대로 넘어갈 때의 에피소드(episode)입니다.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분리되면서 중간에서 그 간극을 연결해주는 시장은 급속도로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장은 도시를 중심으로 발달됐습니다. 중세 봉건제도 하 농촌에 있던 유휴노동력(失業者)이 도시로,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도시와 시장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농촌과 도시 간의 가치창출력이 역전되면서 엑소더스(exodus)가 일어났던 것입니다. 그 원인은 토지에서 시장으로의 가치이동이었습니다.
지금 산업화 패러다임(paradigm)이 저물고 지식정보시대로 이행되면서 가치창출의 중심지가 또다시 이동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커뮤니티(community)로 급격하게 가치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곧 커뮤니티는 기업의 생산 기능을 대체하고, 시장의 유통 기능을 대신하며, 매스 미디어(mass media) 대신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의 중심으로 부상하게 될 것입니다.
힘의 이동(1) - 정치인에서 연예인으로
70-80년대는 ‘땡박,땡전의 시대라고들 합니다.
땡하는 9시 시보(時保)와 동시에박정희 대통령은..., 또 80년대에는전두환 대통령은...하는 앵커의 멘트로 자주 뉴스시간마다 시작된 것을 비꼰 말입니다.
그러나 근래 와서는 상황이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대통령이나 정치인들, 또는 사회지도급 인사들의 행동이나 어록(語錄)보다는 연예인들에게 더 큰 관심을 갖습니다.
연예인의 자살 소식과 장례모습, 사생활은 사회지도급 인사들보다 더 큰 비중으로 장시간 다뤄지고,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은 파파(pop)로 칭의 대상이 되면서 뜬금없는 소문이 되어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시청률이 가장 높은 TV의 황금시간대는 연예인들이 100% 장악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들이 자기들끼리 즐기고 대화하는 토크쇼에 귀를 기울이는 가운데 무의식적(無意識的)으로 그들의 인생관, 가치관, 생활양식을 학습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그들의 말 한마디가 브랜드를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드라마 제작 편수에서 세계최고인 한국은드라마 공화국이라는 별명도 얻을 만합니다. 정치인이나 유명인의 말 한마디나 행동의 영향력은 점점 약화되고 그 힘이 연예인에게로 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옳고 그름을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산업화시대에서 지식정보(知識情報)시대로 이행하면서 이성(理性)에서 감성과 재미(fun & feel)로의 변화트렌드를 반영하는 현상일 뿐입니다.
또한 사회가 수직적인 구조에서 수평적인 구조로 구조조정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화(産業化)사회로 변했을 때 사람들의 인생관, 세계관, 가치관, 생활양식 등이 달라졌듯이 지식정보사회로 변해가면서 또 한 번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합니다.
힘의 이동(2) - 남성에서 여성으로
근래 여자들이 똑똑해지고 있습니다. 요즘 남학생들은 남녀공학을 기피(忌避)한다고 합니다.
내신 성적에서 여학생들에게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소위 SKY라고 불리는 우리나라 명문학교의 여학생 입학률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 이를 말해줍니다.
학교뿐만이 아닙니다. 사회에서도 여성들의 위상(魏相)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시 합격률이나 연수원 수료 후 현직 배치율에서도 여성들이 남성을 역전시키고 있습니다. 10-20년 전만 하더라도 꿈도 꾸지 못했을 사회요직을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고 미국에서도알파건(alpha girl)'이라는 용어가 나왔을 정도입니다.
산업화 후기에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기업의 마케팅에 있어서도 여성들의 마음을 빼앗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상품에 있어서 구매결정권자는 여성입니다. 과거 제품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을 때에는 남성들의 입김이 중요했었지만 제품정보와 구매경험이 많아지면서 힘이 여성에게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교육도 여성이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선생님은 대부분 여성들이니 한 인간의 평생의 성격과 습관 등을 형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시기를 여성들이 교육하고 있는
셈입니다. 사실 배워야 할 것은 유치원에서 시작하고 유치원에서 다 배웁니다.
산업시대에는나를 따르라하는 가부장적(家父長的)이고 남성적인 리더십이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지식정보시대로 이행되면서 배려와 소통의 리더십이 먹히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얼굴을 안 보고도 두 시간 정도 너끈히 통화할 수 있는 여성의 소통 능력이 빛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이 변하고 있습니다. 이젠 여성들도 틀을 깨고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또한 남성들도 사회에서의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固定觀念)을 바꾸어야 합니다. 남성과 여성의 성역할에 있어서도 컨버전스 현상(convergence phenomenon)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힘의 이동(3) - 자본(資本)에서 지식(智識)으로
요즘 돈이 있어도 할 것이 없다는 얘기들을 많이 합니다. 퇴직금 받아서 사업을 시작했다가 성공했다는 얘기보다는 다 손실(損失)했다는 얘기들이 더 많이 들립니다.
기업들의 신규 사업 성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그게 그리 만만한 상황이 아닙니다.
돈이 갈 곳을 찾지 못한다는 것은 돈이 돌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돈은 유통(流通)이돼야 돈인데, 유통이 안 되면 돈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돈은 그 자체로서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돈이 생명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종잇조각이거나 디지털화된 숫자이고 공동사회에서의 약속 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사회적 약속 때문입니다. 즉, 돈을 갖고 상점에 가면 실물을 내주도록 사회적 합의(合意)가 맺어져 있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산업화사회에서는 돈이 엄청난 힘을 갖게 돼있습니다. 돈이 있어야 공장도 짓고, 원료를 사고 직원을 늘려 생산도 하고, 길을 닦아 유통도 시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대량생산, 대량유통, 대량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자본이 경제시스템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산업화와 자본주의(資本主義)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돈이 가치를 인정받게 되면서 금융(金融)이 경제의 중심에 서게 된 것도 이러한 연유(緣由)입니다.
그런데 산업화시대 패러다임(paradigm)이 저물면서 돈에 대한 기존의 사회적 합의가 약화되는 징조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돈의 힘이 약해지면서 돈만으로는 사업에 성공할 수 없으며, 반대로 돈이 부족해도 지식과 콘텐츠(content)가 좋으면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본으로부터 지식으로의 가치(價値)이동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인류의 긴 역사에서 돈이 이토록 대접을 받았던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아닙니다.
자본기반 사업모델에서 지식기반 사업모델로의 전환, 이것만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突破口)입니다.
힘의 이동(4) - 경쟁(競爭)에서 제휴(提携)로
기업가라면 그대의 회사가 현재 레드오션(Red ocean)에 있는지 블루오션(Blue ocean)에 있는지를 판별하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만약 주위에 경쟁자가 많아질수록 매출이 떨어진다면 그대의 회사는 레드오션에 있는 것입니다. 반면 경쟁자가 많아질수록 시장규모가 커지고 매출이 늘어난다면 그것은 블루오션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동네에 한 카페가 있는데, 바로 옆에 다른 카페가 들어섰다면 시장점유율을 나누어 가지면서 매출에 마이너스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그것을 레드오션의 논리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 동네에 많은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카페거리가 형성될 수 있다면 타지에서도 사람들이 몰려오는 명소로 변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블루오션의 논리입니다.
레드오션과 블루오션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항상 같은 곳에 존재합니다. 단지 어떤 시야와 마인드를 갖고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귀속이 결정되는 것입니다.
경쟁에 대한 개념을 바꿔야 블루오션을 볼 수 있습니다.나 살고 너 죽고구태(舊態)한 식으로 시장을 경쟁사보다 더 차지하려는 기존 관념에서 탈피해서 제휴와 네트워킹을 통해 서로 공생(共生)하고 함께 추구해가는 상생(常生, win-win)의 개념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경쟁(競爭, competion)의 어원은 ‘함께 발전하다라는 의미의 라틴어competere'에서 시작됐습니다. 즉, 토닥토닥 거리면서 함께 잘 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경쟁의 본질인 것입니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는 경쟁력을 갖춘 사람이 아니라 남들과 제휴 맺는 네트워킹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의미 합니다. 즉, 포용력(包容力)과 소통(疏通) 능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기업이나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낡은 패러다임으로는 미래에 적합성을 갖기 어렵습니다.
요즘 포용과 소통이 중요한 리더십 덕목(德目)이 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음을 인지(認知)해야 합니다.
힘의 이동(5) - 공장(工場)에서 광장(廣場)으로
제품의 개념(槪念)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품이라 함은 공장 안에서 생산된 것을 의미했습니다. 기업들은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 품질경영(品質經營)을 해왔고, 공장에서 생산된 좋은 품질의 제품을 영업하는 데에 주력(主力)해왔습니다. 제품을 잘 만들고, 그것을 잘 판매하는 것이 산업화시대의 비즈니스 성공방정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공식이 점차 바뀌고 있습니다.
이젠 마케터들이 유쾌하게 좀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제품을 퀄리티(quality)있게 만들고 경쟁사와 싸우고 하는 식의 경제논리를 머릿속에서 지울 필요가 있으며, 이제는 지금까지의 경쟁 따위는 없어지고 있습니다. 그대 회사의 가장 무서운 적은 지금까지 경쟁사라고 생각했던 그대와 같은 업종의 회사가 결코 아닙니다. 살펴보기 바랍니다. 경쟁이 심해서 망하는 회사가 있는가를,
그건 핑계일 뿐입니다. 또한 제품의 퀼리티는 고객이 결정합니다. 좋은 품질이란 하자(瑕疵)율이 낮고 고장이 안 나는 것이 아닙니다. 품질이란 고객이 만족하는 것을 뜻합니다.
관념(觀念)과 사고(思考)의 틀도 완전히 깨뜨리지 않고서는 새로운 부 창출(創出)공식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제는 기업을 고객에게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목적과 생산과정에 참여시키고 공동으로 가치(價値)를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고객을 공장 안으로 고객을 불러들이라는 의미로 이해한다면 아직도 그대는 제품의 정의를 공장 안 시각으로 내리 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품의 개념을 사물(事物, hardware)로 인식하지 말고 고객이 원하는 총체적(總體的) 가치라는 넓
은 시야에서 본다면 해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고객은 단지 제품(製品)을 사는 것이 아니라
즐거움, 놀라움, 색다름, 환상, 경험(經驗)과 감동(感動) 등 사물(事物)과 정보(情報, solution)을 사는 것이라는 정보적 경제논리의 관점으로 바꿔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제 제품은 공장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광장(廣場)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체험마케팅, 감성마케팅, 펀마케팅 등이 이슈화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웹2.0 환경으로 변하면서 고객에게
판다는 목적이 아니라 고객과 함께 만든다는 목적으로 마케팅모델이 달라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힘의 이동(6) - 수직(垂直)에서 수평(水平)으로
옛날 어느 나라에 결혼을 앞둔 공주가 있었습니다. 신랑감을 구한다는 얘기를 듣고 3명의 청년이 함께 공주가 사는 곳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천리안(千里眼)을 가지고 있는 A 청년이 거울을 비춰보니 공주가 독사에 물려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이 때 천리마(千里馬)를 갖고 있는 B 청년이 다른 두 청년을 말에 태우고 단숨에 공주가 있는 왕궁으로 달려갔습니다.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여서 죽어가는 공주를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천년 약초를 가지고 있던 C 청년이 약초를 먹여서 공주를 살려냈습니다.
그대는 이 세 명의 청년 중에서 누구의 공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십니까?
사람마다 견해가 다를 것입니다. A 청년이 천리안으로 공주가 독사에 물린 사실을 발견해내지 못했더라면 B나 C가 가지고 있었던 것이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되었을 것입니다. 반면 B의 천리마가 달려갔기 때문에 공주를 구할 수 있었다는 논리도 강력합니다. C 청년의 천년약초는 공주를 살리는데 결정적이고 직접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므로 A, B, C 모두 지대한 공을 세운 셈이 됩니다.
지금까지는 이 중 한 명을 선택하는 것을 강요받아 왔습니다. 순위(順位)와 서열(序列)을 매기는 것에 익숙했습니다. 그것은 수직적(垂直的)인 사고방식(思考方式)입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다양성(多樣性)과 조화(調和)가 매몰(埋沒)됩니다. 수평적(水平的)인 사고(思考)에서는 모두가 중요하고 또 공생관계(共生關係)에 있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계량화(計量化)함으로써 생산의 효율성(效率性)으로 경쟁했던 산업사회는 수직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어왔습니다. 그러나 인터넷과 소통 기술의 발달이 촉발시킨 유비쿼터스(ubiquitous) 혁명은 사회구조를 수평적(水平的)으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수직적인 사고방식이나 리더십은 적합성을 갖지 못함은 당연합니다. 서로가 배려하고 수평적으로 소통하는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 이것은 정부, 기업이나 가정 등 사회전체에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마케팅 모델도 제휴와 네트워킹으로 바뀌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이다.
힘의 이동(7) - 소유(所有)모드(mode)에서 존재(存在)모드로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그의 명저소유냐 삶이냐(To Have or To Be)'에서 산업사회에서의
인간의 소외 문제를 명쾌하게 파헤치고 정의했습니다.
인간이 무언가를 소유하려고 하는 순간 그 ‘무엇’이 인간을 소외시키면서 인간은 자아를 잃어버리고 그 ‘무엇’의 노예로 전락되는 이치를 설명하면서, 그러므로 소유양식이 아니라 존재양식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존재양식(存在樣式, To Be)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어떤 것을 ‘소유 하지도 않고, 또 소유하려고 갈망하지도 않으면서 즐거워하고, 자기의 재능을
생산적으로 사용하며 세계와 하나가 되는 생존양식을 말합니다.
이 사고는 돈 문제에도, 또 지식 문제에도 적용되는 것입니다. 나는 이것이 지식정보사회의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리히 프롬의 예측처럼 소유모드였던 산업사회는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자본을 투입해서 생산을 하고, 그것을 판매함으로써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물의 경제논리(하드웨어형 비즈니스 모델)는 점차 레드오션에서 침몰되고 있는 것입니다. 작금(昨今)에 일어나는 금융위기도, 기업들의 도산(倒産)도 이와 연관(聯關)되어 있습니다.
기업들이 블루오션으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소유모드에서 존재모드로의 전환에 있습니다. 이것은 참여/개방/공유(共有)의 웹2.0 정신과도 상통하는 것입니다. 이제 믿고 과감히 실천해야 합니다. 그것이 존재모드의 선순환 사이클에 들어가서는 더 큰 것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그것이 부메랑 효과입니다.
힘의 이동(8) - 불(火)에서 물(水)로
서구(西區) 산업문명은 불(火)의 이미지입니다. 증기엔진의 발명으로 촉발(促發)된 산업혁명(産業革命)은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동력(動力)을 만들어냈고, 그것은 대량생산과 대량유통을 가
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뜨거운 용광로,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공장들의 모습은 산업문명의 상징이었습니다. 산업문명은 엄청난 부(富)의 창출(創出)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GNP의 기울기는 수직적으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지구온난화현상도 불의 문명의 결과물인 셈입니다.
서구가 중심이 되었던 산업문명이 그 한계를 드러내면서 지식정보문명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산업시대가 불의 문명이었다면, 지식정보시대는 물(水)의 문명이 될 것이 자명(慈明)합니다. 불과 물은 특성이 다릅니다. 불은 붉은 색이고, 물은 푸른색입니다. 불은 위로 올라가지만 물은 아래로 흐릅니다. 불은 뜨겁지만 물은 차갑습니다. 불은 번지면서 태우지만 물은 모여서 바다를 이룹니다.
미래사회를 경영할 수 있는 지도자는 물의 특성을 갖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즉, 물처럼 담기는 그릇에 따라서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柔軟性), 때로는 물처럼 부드럽게 때로는 파도처럼 거세게 추진해가는 균형감각(均衡感覺), 또 아래로 내려가서 남들을 섬기고 포용(包容)할 수 있는 겸손함,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조화(助化)를 이루어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컨버전스 리더십과 소통 능력 등이 미래 지도자의 조건이 될 것입니다.
기업의 마케팅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장에서 생산해서 유통시키고 판매하는 것은 불의 이미지를 가진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그런 식으로는 붉은 레드오션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청정지역인 블루오션으로 가려면 제품에 지식과 정보를 융합하고, 타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고객을 참여시키고 공유하는 물의 지혜를 배워야 하는 것입니다.
어쩌면 인류의 역사가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는 시점을 지나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힘의 이동(9) - 크기에서 빠르기로
공룡은 왜 멸종했습니까? 그 당시 공룡을 당해낼 수 있는 생명체는 지구상에 없었습니다.
거대한 몸집의 공룡은 강했고, 그 결과 생태계를 지배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한 공룡은 자신을 지탱하기 위해서 많이 먹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생태계의 변화는 공룡에게 지속적인 먹잇감을 제공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먹이사슬이 붕괴(崩壞)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강하고 거대하다 하더라도 먹지 않고 살아남을 수는 없습니다. 생태계의 변화를 이겨내고 지배한 것은 오히려 별 볼 일 없어 보였던, 작지만 빠른 생물체들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엄청난 규모의 자금이 빅3를 지원하는데 투입된다고 합니다. 공룡과 같은 거대기업들이 무너질 경우, 그 가치사슬 안에 있는 중소기업들이 무너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일이 한국에서도 서서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대적인 착오로 수십조 원의 공적자금이 공룡을 살리는데 투입되고 있는 것입니다.
자동차, 건설, 기계, 전자, 철강, 금융산업 등은 산업화시대의 성장 동력 이였습니다. 중심산업이 살아나야 연쇄적으로 하청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었고, 국가경제가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것들이 공룡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먹어봐야 공룡은 얼마나 더 버텨낼 수 있을까요?
단언(斷言)하건데, 미래의 성장 동력은 컨텐츠, 커뮤니티, 커뮤니케이션 등의 지식산업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이 변화에 살아남아서 지식정보시대를 이끌어 갈 미래의 리더는 크고 강한 공룡과 같은 존재가 아니라 빠르고 유연한 조직체가 될 것이 자명(自明)한 사실입니다.
힘의 이동(10) - 채움에서 버림으로
닌텐도(Nintendo)가 게임기 시장에서 소니(Sony)를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한마디로 꼬집어 얘기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성능이나 그래픽의 퀄리티 등에서 객관적으로 볼 때 닌텐도는 한 수 아래였습니다. 또 화투를 만들어 파는 것으로 시작했던 닌텐도는 경영능력이나 마케팅파워가 막강했던 회사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닌텐도는 소니라는 공룡을 누르고 게임기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어느 연구자의 분석이 마음에 공감됐습니다. 소니가 채우는 전략(戰略)이었다면 닌텐도는 버리는
전략이었다는 점입니다. 즉, 기술지향적인 소니는 화려한 그래픽, 고성능 등에 투자를 하며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려 했던 반면에, 닌텐도는 고객들이 추구하는 게임의 본질인 재미와 즐거움에 초점을 맞추면서 고객들이 쉽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단순화한 것이 닌텐도의 승리요인이었던 것입
니다.
흔히들 마케팅을 채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마케팅의 본질은 버리는 것입니다. 매우 단순한 구조로 만듦으로써 고객의 핵심가치를 충족시켜주는 작업을 마케팅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요즘 경제위기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이 어려움을 뛰어넘으려면 버려야 합니다. 버림을 통해 사업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공룡의 종말을 맞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어디선가 읽었던 노자(老子)의 다음 글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지혜를 주고 있습니다.
깨달은 자는 빛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빛나고,
자신을 돌보지 않기 때문에 존경받으며,
자신을 위해 아무 것도 원치 않기 때문에 성공을 거두고,
내세우지 않기 때문에 권력이 있고,
대항하지 않기 때문에 그 누구도 그에게 맞서지 않는다.
힘의 이동(11) - 사실(事實)에서 사건(事件)으로
얼마 전 시내의 한 오래된 유명(?) 음식점에 갔을 때 일입니다. 지저분하고 불편하고, 이젠 좀 바꿀 때도 됐는데, 몇 십 년 된 허름한 유명음식점들은 인테리어를 바꾸지 않고 있었습니다.
현대식으로 리뉴얼(renewal)하면 오히려 매상이 떨어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맛은 홀로 존재하지 않으며, 사람들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추억(追憶), 즉 스토리(story)를 먹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커피나 와인에 대하여 조예(造詣)가 있는 사람은 맛 이전에 스토리를 우선하기도 합니다. 한국인에게는 조금 적응하기 어려운 면이기도 합니다.
부모들은 왜 자녀들을 데리고 놀이동산에 갈까요? 재미를 위해서? 재미있는 것들은 굳이 놀이동산까지 가지 않더라도 주위에 얼마든지 많습니다. 자녀들과 함께 놀이동산을 찾는 근원적인 이유는 좋은 기억을 공유하고 싶어서입니다.
고객들의 구매 선택기준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어떤 제품이 품질 좋고 서비스 좋고 가격
이 적당한가가 선택의 기준이었지만, 경쟁사 간의 실력이 평준화 되면서 이제는 감성적이고 감동을
주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과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내고, 스토리를 창출해내야만 합니다. 요즘 경험경제를 스토리경제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기업들의 마케팅방식이 그런 식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야만 합니다. 이것이 지식기반 비즈니스의 불변의 원리입니다.
지금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의 어려움은 기존의 경제학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입니다.
한 시대가 저물고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동하는 변곡점(變曲點, point of inflection)을 지나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규정이 바뀌고 게임의 판이 달라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제는 기업들이 고객에게 우리 제품이 어떻게 좋다는 사실(fact)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사건(fiction)을 만들고 사고도 치면서 공범의식을 조성해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상품에 지식정보적인 요소들을 융합(convergence)시키는 문법을 익혀야만 됩니다. 이것이 지식사회가 요구하는 지식기반 사업의 핵심입니다.
힘의 이동(12) - 시장(市場)에서 커뮤니티로
16세기 영국의 한 농촌마을에 토마스라는 청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토마스의 집은 소작농(小作農)으로 영주의 땅에 농사를 짓고, 수확물의 일부를 영주에게 세금으로 바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농사가 잘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이 증가하는데 영주들이 받아가는 세금이 점차 많아지다 보니 점점 살아가기가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농경기술과 기계가 만들어 지면서부터 농사에 필요한 인원도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청년 토마스는 예전과 달리 할 일이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실업자(失業者)가 된 것입니다. 토마스는 이런 현실 속에서 자신의 고향인 농촌마을이 전망(前望)이 없어 늘 답답했습니다.
그 때, 도시라는 것이 발달되고 있는데, 거기에 가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토마스는 고향을 떠나기 위해 가출(家出)을 결심했습니다. 고향에서 실업자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생활을 하기 보다는 한번 도시로 가보자고 생각한 것입니다. 야반도주 하다시피해서 며칠이 걸려 드디어 소문만 듣던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생전 처음 도시라는 곳에 도착한 토마스의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시장에는 처음 보는 희귀한 제품들이 넘쳐나고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다보니 요식업, 숙박업, 문화산업, 오락산업, 건설현장 등이 발달되면서사람 구함이라는 벽보가 여기저기 붙어있는 것이었습니다. 토마스는 여기서 일자리를 손쉽게 구했습니다. 처음 하는 일이라 고되지만 집에서 놀 때에 비하면 너무나도 행복한 시간이었고 흥미도 있었습니다. 또, 월급도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도시에서 자리를 잡고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셈입니다.
시간이 흐른후 휴가를 내서 고향에 한번 가기로 했습니다. 고향으로 간 토마스는 영웅이었습니다.
소문을 듣고 몰려온 동네친구들에게 토마스는 무용담(武勇談)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도시라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 있고, 거기에 가면 취직할 수 있고, 월급도 많다는 토마스의 얘기를
들은 청년들도 도시에 한번 가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한 명 두 명 이렇게 농촌청년들은
도시로 이동해갔습니다.
이것이 농경시대에서 산업시대로 넘어갈 때의 이야기입니다. 산업혁명(産業革命)이 일어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분리되면서 중간에서 그 간극(間隙)을 연결해주는 시장은 급속도로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장은 도시를 중심으로 발달됐습니다. 중세 봉건제도(封建制度) 하 농촌에 있던 유휴노동력(失業者)이 도시로,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도시와 시장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농촌과 도시 간의 가치창출력이 역전되면서 엑소더스(exodus)가 일어났던 것입니다. 그 원인은 토지(土地)에서 시장(市場)으로의 가치이동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지금 산업화 패러다임이 저물고 지식정보시대로 이행되면서 가치창출의 중심지가 또다시 이동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커뮤니티로 급격하게 가치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곧 커뮤니티는 기업의 생산 기능을 대체하고, 시장의 유통 기능을 대신하며, 매스 미디어 대신 커뮤니케이션의 중심으로 부상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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