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시락국이 시래깃국의 사투리라는 것을
알았지만 통영에서 시락국가게를 처음 봤을 땐
바지락이 연상돼선지 조개류로 만든 통영의 토속
음식일 거라 지레짐작했었다.
오늘은 그 시락국을 먹기로 작정하고 맛집을 검색해
보니 서호시장에 있는 원조시락국과 훈이시락국이
여러 리뷰에서 호평을 받고 있었다.
어디를 선택해도 무방했지만 맛집마다 지겹게 따라
붙는 원조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던 터라 훈이네로
발길을 정했다.
서호시장 옆 대로변에 주차를 하고 돌아서는 순간
이게 뭥미~~? 시장골목 초입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원조시락국 간판, 가긴 어딜 가 언능 일루와~~ 라고
유혹하는 듯했다.
잠시 갈등... 그러나 싸나이가 스스로 정한 약속을
쉽게 파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빼쭉이며 원조를 지나쳐 걷다보니 시장골목
중간쯤에 훈이시락국 간판이 보였다.
가게 내부는 난생 처음 보는 구조였다.
내가 앉은 자리를 기준으로 20여 명이 동시에 식사
할 수 있는 ㄴ자로 된 일체형 식탁이 있었고 식탁의
중간을 따라 각종 반찬이 2열 횡대로 놓여져 손님의
취향대로 접시에 덜어먹게 돼 있었다.
메뉴는 시락국 단품이라 주문이 필요없었다.
그저 자리에 앉아 인원수만 부르면 밥과 시락국이
뚝딱 차려졌다.
특별할 것도 모자랄 것도 없었다.
아는 맛은 아는 만큼 평범한 게 최고 아니던가.
뜨끈한 진국의 고향의 맛,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먹어도 호불호없이 맛있는 우리 민족의 소울 푸드
시래깃국이었다.
추울 때 생각날 것 같은 시락국,
찬바람이 불면 훈이식당을 다시 찾아가야겠다.
상호: 훈이시락국
주소: 통영시 새터길 42-7(서호시장 내)
가격: 5.000원
주차: 도로변 아무 데나(12시~2시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