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흔적을 따라 잠깐의 마실을 나섰답니다.
오락가락 하던 어제 날씨와는 사뭇 다른
쨍쨍한 햇빛이 투명한
그런 날의 기분 좋은 만남입니다.
물론
그저 찾아들기엔 무설재 자락이 만만치 않음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지인의 소개로 찾아들었다는데
길이 없나 싶어 다시 돌아갈 뻔 했다는 뒷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암튼
어렵고 귀하게 찾아든 발걸음이라 반갑기 그지 없는데
글쎄
바로 작은 봉우리 산 하나 건너 이웃 사촌입니다 그려.
그러니까 같은 사흥리 주민인 셈입니다.
하긴 늘 그 집 앞을 지나면서
도대체 누가 살고 있을까 궁금증을 자아내던 곳이고 보면
아마도 언젠가는 만나지겠지가
바로 오늘이 되었습니다.
어쨋거나 누군가의 소개로 찾아왔던
우연히 만나지게 될 인연이었던
이웃사촌은 분명합니다.
그런 그 남자 박경환님은
아주 오래 된 우리 차 매니아 라고 하십니다만
오늘은 무설재 쥔장 마음대로 입니다.
물론 茶사랑에 국경이 없는 것은 아실테구요
그 안에 누릴 대화,
이야기가 더욱 매력적인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그가 노모를 모시고 함께 들었습니다.
보기에 좋은,
아름다운 모자 입니다.
흔쾌히 아들 발걸음에 동행하신 노모는 84 이십니다만
연세에 비해 꼬장하시고 단단해 보이십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늘 노심초사.
하지만
그 세월의 흔적으로 보아선
잘 살아낸 시간들이 있을 뿐 입니다.
이제는 돌아와 쉴 시간이 되었노라며
안성에 정착하신지 4년차...이제 5년을 향해 가고 있으니
무설재와 같은 이력을 지닌 셈 입니다.
그이 역시
젊음과 청춘을 위해 중단 없는 정진의 세월을 보낸 덕분에
삶의 푸르름을 만끽할 시간이 없었다는 말씀이고보면
아마도 우리네,
아버지들의 초상이 그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 때 잘 나가던 맥슨전자에서의 날들을 접고
서울이라는 거대한 괴물도 버리고
가족들을 도시에 남겨 둔 채
날이면 날마다 조촐한 시간을 낚고 계시다는 그 남자 박경환님.
그의
남은 세월 동안이 보너스로 두둑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런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눈길이 따사롭습니다.
마냥 어린 아기였을 아들이
이제 함께 늙어가는 처지가 되었다는 것...세월의 뒤안길 입니다.
그 노모...그래도 4남 1녀를 최선을 다해 길러내고
장남과 더불어 의지가지 중 입니다만
오늘 두 모자를 바라보니
선두 마차의 길잽이가 아들로 바뀌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어머니...아들의 순리대로 살고 지고 입니다.
아, 그 덕분에
무설재 쥔장의 어머니 생각이 간절 했습니다.
햇살 고운 날에 울컥 하는 심사 입니다.
조각가인 딸과 함께 다시 오마고 떠나신 노모의 뒷 모습이
참으로 단아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무설재 연못가의 튀지 않고 비 존재감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정결한 꽃을 선물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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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노모와 함께 하는 가족 모두에게
날마다 행복이 가득 넘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첫댓글 장수하시는 부모님을 두신 분들이 늘~부러움이야~!
맞습니다요...잊을 때, 잘해 가 정답이구요.
어머님 미소가 참 아름다우세요저의 모습도 저랬으면 생각해 보는 아침 입니다.
아, 혜명님이야 넘치고도 남음이지요. 지금도 그 웃음 바가지가 어디인데....아마도 살짝, 입꼬리만 웃는 모습을 연습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