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국립 공원의 단풍이 절정이라고 해서 이를 보려고 고창 방장산에서 이륙하여 정읍 내장산 쪽으로 향했다. 방장산의 벽오봉에 위치한 이륙장(해발 고도 608m)의 상공에서 고도를 800m 정도로 높여 출발한 후 방장산 정상, 장성 갈재 등을 지나 맞은편의 입암산으로 가기 위해 호남 고속 도로 상공을 건넌다. 사진의 왼쪽 상단의 산등성이가 방장산이고 저 앞에 내가 잘 아는 노령역과 입암저수지가 있다. 거기서 조금 더 먼 곳에는 내 고향 신태인도 있고..
입암산으로 가기 전에 우회하여 경유하는 시루봉, 그 자태가 수려하다.
이제 시루봉의 북쪽에 있는 입암산의 갓바위 방향으로 간다. 그런데 산 사면을 타고 불어오는 강한 맞바람 때문에 앞으로 잘 나아가지 못하고 하강음만 요란하다. 다급해진 나는 별수 없이 평소에 잘 안 쓰는 가속 장치(Speed bar)를 밟아 본다.
갓바위, 노령에 가거나 고속 도로를 지날 때마다 올려다보았던 그 바위를 내려다본다. 갓바위에 좀 더 다가가자 상승 기류의 활동이 활발하여 다시 고도를 높이고 내장산 방향으로 동진한다. 참고로 저 바위 위에 산악 구급함이 비치되어 있다고..
입암산 정상을 지나 삼성산 방향으로.. 산자락 끝에 정읍첨단과학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삼성산 정상, 저 아래에 용산저수지와 내장산 CC가 보인다. 그리고 그 오른쪽에 바위가 볼록 솟아 있는 산봉우리가 내장산으로 들어서는 망해봉인데 고도를 충분히 높이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거리다. 만약 저 봉우리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골프장에 내릴 수밖에..
마침내 내장산 자락에 들어서는 순간이다. 마치 망해봉과 그 옆의 연지봉이 화사하게 차려입은 치마폭을 벌리고 어서 오라고 유혹하는 듯하다.
과연 치마폭의 열기(?)는 대단했다. 한순간에 망해봉에 올라서자 내장산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망해봉으로부터 길게 이어진 능선의 중간쯤에 솟은 바위가 불출봉이고 끝부분의 것이 바로 서래봉이다.
앞으로 나아갈수록 불출봉과 서래봉의 모습이 더욱 또렷하게 다가온다. 이 능선 끝의 오른쪽에 있는 높은 봉우리가 내장산이다.
아, 서래봉(써래봉), 내장산 9봉 중 경치가 가장 뛰어난 봉우리이며 약 1km 정도로 이어진 바위 절벽이 하나의 봉을 이루고 있다. 오른쪽의 산중턱에 자리잡은 사찰이 벽련암, 그 아래가 내장사인데 이곳의 절경을 보려고 그토록 달려왔건만.. 슬프다!
구경할 단풍은 없는데 고도가 높다. 내친김에 저 앞에 펼쳐진 산맥을 넘기로 하고 계속 전진한다.
유턴(U-turn), 서래봉을 뒤로하고 얼마쯤 가다가 내장산 공용 터미널이 눈에 들어오자 문득 고창에서 기다리고 있을 일행이 떠오른다. 그리고 빨리 그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방향을 돌린다.
터미널을 등지고 다시 서래봉 쪽으로 향한다.
반대편에서 바라보니 내장산 9봉이 마치 말발굽 모양으로 둘러서 있다.
이제 고도를 낮추어 착륙할 만한 장소를 찾는다. 여기서 버스를 타면 고창까지 얼마나 걸릴까? 고창으로 바로 가는 차가 있을까? 돌아갈 궁리로 머리 속이 복잡한 가운데 왼쪽의 저수지 근처에 내리기로 한다.
내장저수지와 내장산단풍생태공원 앞의 주차장이 한산하다. 만일 단풍이 절정이라면 빈자리가 없을 텐데 다행이다.
나도 다른 차들처럼 빈자리를 찾아 안전하게 주차(?)한다.
기체를 정리하고 교통편을 알아보고 있는데 안 올 줄 알았던 윤묵이 형(하늘산 패러클럽)이 내려온다. 아, 겁나게 반갑다!
한참 후 얼굴에 함박웃음이 가득한 만재 형도 오고.. 개좋아!
이럴 때 아주 유용한 카카오택시를 부르며 우리의 차가 있는 고창군공설운동장으로 돌아갈 채비를 한다.
2019.11.6(수)
☞ 비행 동영상 보기: http://cafe.daum.net/parasf/G5r3/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