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韓國人論-1
사람 뜻 지닌 ‘8가지 우리말’
서로 트고 지내는 사람들
혼혈아를 두고 흔히 튀기라고 하지만 표준에는 트기다. ‘트기’는 인종이 다른 두 사람 사이에서 난 아이인데 혼혈아, 혼혈인, 잡종아라고 한다.
한편 종(種)이 다른 두 동물 사이에서 난 새끼도 트기라고 하는데 수나귀와 암소사이에서 난 새끼도 트기라고 한다.
‘트기’는 ‘트다’의 어간 ‘트’에 접미사 ‘기’가 붙어서 된 말이다.
‘트다’는 (막혔던 것을) 통하게 하다의 뜻으로 ‘막다른 골목을 트다’와 같이 쓰인다.
한편 ‘트다’는 서로 스스럼 없는 관계를 맺다의 뜻으로 ‘서로 트고 지낸다’와 같이 쓰인다.
혼혈아(混血兒)의 혼혈은 서로 인종이 다른 부모에 의하여 태어난 양쪽의 형질이 섞이는 일 또는 혈통, 잡혈(雜血) 등의 뜻을 지닌다.
‘트기’는 서로 트고 지낸다는 뜻
일본어에서는 ‘아이노고’라고 한다. ‘아이’는 새(間)라는 뜻이고 ‘고’는 자식이란 뜻이다. 한자로 표기한다면 간자(間子)라 하겠다. 이인종(異人種)간에 태어난 자식이란 뜻으로 어디에도 끼지 않는 중간의 자식이란 뜻이다.
터키어로는 아랍어계통인 ‘멀러즈’가 있고 몽골어에는 ‘홀리자가’가 트기의 뜻이다.
우리나라에는 물론 일본, 터키, 몽골어 등에 트기라고 하는 말이 있다는 것은 아주 옛날부터 이민족간의 피가 섞인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人)의 뜻을 지닌 말이 우리말에는 하나밖에 없을까. 사람의 어근(語根)은 ‘살’인데 더 옛말은 ‘삳’이다. ㄹ은 ㄷ에서 변한 말이다. 혼인관계로 이루어진 친척을 ‘사돈’이라고 하는데 만주어에서는 ‘사둔’으로서 친가(親家)다. 몽골어에서는 ‘사돈’인데 친척, 친족, 애인, 사랑스럽게 라는 뜻을 지닌다.
‘사돈’의 어근 ‘삳’은 사람(人)의 어근 삳(살)과 동원이며, ‘사람’의 ‘어근’ ‘살’만으로도 사람의 뜻을 지니는데 ‘암’ 접미사가 붙어서 ‘사람’의 이음절어가 되고 ‘앙’이 붙으면 사랑(愛)의 뜻을 지닌 말이 생긴다.
고대에는 ‘사람’이라고 하는 뜻을 지닌 말은 고귀하다고 여겨 부족을 대표하기도 하고 나라 이름까지 되었다. 신라의 옛 이름이 ‘사라, 사로’인데 ‘살’에 ‘아, 오’가 붙어서 나라이름이 되었던 것이다.
일본의 선주민(先住民)은 ‘아이누’다. 아이누라고 하는 말은 사람의 뜻을 지니는 말이다. 이 아이누는 아시아 대륙에서 건너온 사람들이다. 일본의 선주민이었는데 외국에서 건너온 사람들이 아이누족을 몰아내고 오늘의 일본민족을 형성한 것이다. 이 아이누족이 외국에서 건너온 사람을 사모(samo)라고 했다. 아이누족이 최초로 본 외국인인 셈이다. 이 사모가 우리말 사람(人)의 뜻을 지니는 말이며 어원이 된다.
국어 구름이 ‘르’가 떨어지면 ‘굼’이 되고, 여기에 ‘오’접미사가 붙으면 구모(gumo, 雲)가 된다. 국어 씨름의 고어 시(스)름의 ‘르’가 떨어지면 ‘슴'이 되고, 여기에 ‘오’가 붙으면 ‘스모’가 된다.
사람의 ‘라’가 떨어지면 ‘삼’이 되고 여기에 ‘오’가 붙으면 ‘사모’가 되는 것이다. 아이누인이 최초로 본 외국인이 사람 즉 한국에서 건너간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일본의 존칭접미어 사마(sama, 樣)도 삼(sam)에 아(a) 접미어가 붙었다. 도노사마(殿樣), 오오사마(王樣), 욘사마(배용준)의 사마의 뿌리말이 ‘사람’인 것이다.
사위의 사, 사내(男)의 어근 산, 선비의 선 등이 모두 살(人)의 옛말 삳에서 변한 말이다.
만주어에서 살간(妻) 여진어에서 사란(妻)의 어근 살도 살(人)과 동원어가 된다.
나(1인칭) 너(2인칭) 누(부정칭)의 어원도 사람의 뜻을 지니는 날(낟)에서 변한 말이다. 나, 너, 누는 ‘날, 널, 눌’에서 말음(末音) ㄹ이 떨어진 말이다.
평안도에서는 ‘내가’를 ‘내래’, ‘네가’를 ‘네레’라고 하는 것을 보아도 ‘나’의 옛말이 ‘날’이었음을 보여준다.
만주어에서는 냘마(nyalma, 人)다. 냘(nyal)과 마(ma)와의 합성어인데 사람의 뜻을 지니는 말이 겹친 것이다. 냘(nyal)은 날(nal)에서 변한 말이고 날(人)과 동원어다. 냘마의 마(ma)도 사람의 뜻을 지니는 말이다.
퉁구스어권에 나나이(nanai)족이 있는데 나나이는 ‘나’와 ‘나이’와 합친 말이다. 나이는 날이가 나이로 변한 말로서 날(人)과 동원어이다.
님(主), 놈(者), 남(他人)도 ‘날(人)’에서 변한 말이다.
인칭복수를 나타내는 ‘우리들’의 ‘들’이 ‘돌’과 같은 어원이다. ‘도리, 다리’가 사람의 뜻을 지니는 일본어에 그대로 쓰인다. 히도리(hidori, 1人), 후다리(hudari, 2人)라고 하는 말에서 ‘도리, 다리’가 사람의 뜻을 지닌다. hidori의 히(hi)는 하나의 뜻을 지니고 후다리의 후(hu)는 둘의 뜻을 지니는 수사다. 인칭복수 ‘~들’의 ㄹ은 옛말에서는 ‘ㄷ’이다. 일본어 다찌(tatsi)는 인칭복수인데 국어 ‘들’과 동원어가 된다.
터키어 계통의 타타르(tatar), 몽골어 계통의 다구르, ‘타르, 다’ 등도 달(人)과 동원이라 하겠다.
터키의 중국식 표기인 돌궐(突厥)의 ‘궐’이 ‘골’의 음의 표기로서 역시 사람의 뜻을 지닌다. 악바리(惡人), 군바리(軍人), 쪽바리(倭人), 혹부리(瘤人), 꽃비리(思春期兒)의 ‘바리, 부리, 비리’ 등이 사람의 뜻을 지닌다. 상인의 옛말 흥정바지, 배우의 옛말 노릇바치의 ‘바지, 바치’가 사람의 뜻을 지니는데 어근 ‘받’은 바리의 어근 발(받)과 어원이 같다.
퉁구스어에 속하는 오로촌, 에벤키어에서 버여(boyo)가 ‘몸(體), 사람(人)’의 뜻을 지닌다. ‘버여’의 옛말은 ‘버러’로서 어근 ‘벌’이다. 고구려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부여(夫餘)도 ‘부러’가 옛말이고 ‘불’이 어근으로서 사람의 뜻을 지닌다.
떡보, 국보, 놀보의 ‘보’도 사람의 뜻이고 ‘볼’이 옛말인 것이다. 고구려의 후신이라고 볼 수 있는 발해(渤海)의 ‘발’도 사람의 뜻을 지닌다.
일본어의 히도(hito, 人)의 옛말은 비도(bido, 人)다. 비도의 어근 빋(bit)은 국어 빌(빋)과 동원어가 된다.
일본 천황의 이름이 히로히토(hirohito, 裕仁) 아키히토(akihito, 明仁)인데 히토(hito)의 어근 힏(hit)의 옛말은 (bit)이다. 히토(hito)가 일본에서 사람의 뜻을 지니고 천황의 이름에 쓰인다는 것은 일본 민족의 뿌리와 천황의 조상이 어디라는 것을 밝혀준다 하겠다.
몽골의 수도가 올란바톨(ulan bator)인데 ‘붉은 영웅’이란 뜻을 지닌다. ‘울란’은 ‘붉은’의 뜻인데 우리 말 ‘울긋불긋’의 ‘을’과 동원어고 ‘받(bat. 人)’과 동원어다. 국어에서는 ‘발(받)’이 사람의 뜻을 지니는데 몽골어에서는 영웅, 용사의 뜻을 지닌다.
김가, 박가할 때 ‘가’는 ‘갈’이 원말이다. ‘갈’은 사람의 본뜻을 지니는데 겨레(族)의 어근 결(걸)과 동원어인데 일본어에서는 가라(gara, 族)로 반영된다. 가락국의 ‘가라’의 ‘갈’의 어근 ‘갈’이 사람의 뜻을 지니며 가야의 옛이름 가라의 어근 ‘갈’도 사람의 뜻이다. 거란족(契丹族)의 ‘걸’도 사람의 뜻을 지닌다.
몽골어에서는 우리나라를 소롱고스(soronggos), 솔고(solgo)라 하고 만주어에서는 솔호(solho)라 하고 여진어에서는 소골(sogol)이라 했다. 앞에 오는 고(go), 골(gol)은 국어 사람의 뜻을 지니는 ‘살’과 동원어고 뒤에오는 고스(gos), 고(go), 골(gol)은 국어 사람의 뜻을 지니는 ‘갈, 걸, 골’과 동원이다. 우리나라 고대어에 골(gol)이 사람의 뜻으로 쓰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구려의 옛이름이 ‘고리’이고 바이칼호 주변의 사람들은 자기들을 ‘고리’라고 한다.
‘터키’의 한자 표기 돌궐(突厥)의 ‘궐’이 ‘골’의 음의 표기로서 역시 사람의 뜻을 지닌다. 터키의 옛말 투르크(turuku)의 ‘크’가 ‘골’과 동원어가 된다.
몽골(monggor)의 몽(mong)도 사람의 뜻을 지닌다. 산삼캐는 사람을 ‘심마니’라고 하는데 ‘심’은 삼의 뜻이고 ‘마니’가 사람의 뜻이다.
머슴이나 지주의 소작을 관리하는 ‘마름’ 등의 어근이 ‘멋, 말’인데 이것도 어원으로는 사람의 뜻을 지닌다.
만주어에서 사람을 냘마(nyalma, 人)라고 하는데 뒤에오는 ‘마’가 ‘마름, 머슴’과 어원이 같은 말로서 ‘말’이 옛말이었을 것이다. 고대 말갈(靺鞨)과 물길(勿吉)이라 불렸던 종죽의 말갈의 말, 물길의 물 등이 사람의 뜻을 지니고 ‘갈, 길’도 사람의 뜻을 지니는 말이라 하겠다.
‘나’라고 하는 말에 ‘아’이 있었다. 우리(吾等), 어른(成人)의 어근 ‘알, 올, 얼’ 등이 사람의 뜻을 지닌다. 퉁구스어권에 ‘울치, 오로촌 우데헤’족의 ‘울, 올, ’ 등이 국어와 비교된다.
고대국이었던 마한(馬韓), 변한(弁韓), 진한(辰韓)의 ‘한’도 사람의 뜻을 지닌다. 만주어에서는 하라(hara)가 일족(一族), 성(姓)의 뜻을 지니는 것으로 보아 어원이 사람의 뜻을 지닌다라고 하겠다. 어근 ‘할’이 ‘핟’으로 소급되고 ‘핟’이 ‘한’으로 변했다고 보겠다.
이상 사람의 뜻을 지닌 말이 8개나 된다는 것은 우리말에는 8개 이상의 어족이 섞여 있다는 것을 말하여 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것은 곧 8개 이상의 어족(語族)이 서로 트고 지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이렇게 여러 피가 섞인다는 것은 우생학(優生學)적으로 긍정적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사상이 섞인다는 것은 문제다. 무산대중을 위한다고 하면서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차압하고 인간을 기계화, 노예화하고 굶주리게 하고 있지 않은가.
서정범<경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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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sejongkyo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