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문산 (1188m) 을 다녀와서......
4월 마지막 토요일! 동항 30회 정기 산행 코스는 밀양과 청도의 경계점에 있는 운문산이었다. 산행 전날 비가 올 지도 모른다는 예보가 있어서 은근히 걱정이 되었는데.....아니나 다를까 새벽녁에 후두둑 비 떨어지는 소리에 나는 그만....... 잠이 깨어 신경이 곤두섰다. 다행히 많이 내리진 않았고 아침을 맞았을 땐....축복처럼 찬란한 아침 햇살이 세상을 깨우고 있었다. 산행하기 아주 좋은 날씨였다. 남산동에서 집합한 8명은 현식이와 내 차에 몸을 싣고 출발했다.
연하디 연한 연초록 물결이 넘실대는 영남 알프스 언양 배내 골짜기를 빙~빙~ 돌고 돌아 환상적인 드라이브를 하면서....드디어 산행기점인 석골마을 석골사(石骨寺)에 도착하였다. 절 입구 옆쪽으로 시원한 폭포 (석골폭포)의 물줄기 아래에서 출발기념 촬영을 한 시각은 10시 35분! 드디어 1188m 정상 고지를 향하여 한 발짝, 한 발짝 부지런히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
보기만하여도 눈이 시원해지는 초록 숲 속을 걸으며, 아름다운 새소리와 졸졸졸 흐르는 계곡 물소리에 귀가 즐거우니 이렇게 자연과 합일된 마음이 되는 이 순간이 행복이요, 경이로움 그 자체가 아니던가?
" 산행 잘하고 맛난 음식 먹으라" 는.... 허 정과 학기의 격려 문자에 힘입어 모두 열심히 올라 갔다. 산 곳곳에 비경을 품고 한 겹..... 한 겹...... 그 비경을 보여주기 시작하는 4월의 운문산 풍경이 더 없이 정겹고 아름다웠다.
맑은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잠시 휴식 시간을 취하면서 간식을 먹으며 각자 ~ 호흡 조절을 하였다.
저 멀리~~ 아주 높은 곳에서 수직으로 떨어지고 있는 선녀(=천상)폭포의 비경을 놓치지 말고 꼭 보라고....... 산대장 시영이는 외쳤고.....그 아름다운 폭포 물줄기와 옆에 피어 있는 붉은 진달래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예뻤지만....나의 디카로 담아내기엔....어려워서...아쉽기만 했다.
여기 저기 아름다운 곳을 잘 보고 가라면서 ...자신이 먼저 감탄사를 발하는 이 시커먼 남정네가 우리의 산대장이다. 늘 느끼지만......외양과는 다른 자상함과 섬세함을 품은 멋진 사나이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그 깊고 높은 곳에 상운암 암자가 소박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여기서 다시 30여분을 더 차고 올라가야만 정상에 닿게 된다는데....산 밑과는 기온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서 전부 옷을 더 껴입고 매서운 바람을 이기면서....둔해지고 무딘 발걸음을 옮겨야했다.
시장기가 돌고 피로감이 몰리면서 발에 부담이 오는데....발이 아픈데도 참고 산행하는 현식이가 내심 걱정되었으나 잘 참고 올라 오고 있었다.
산대장과 내가 드디어 정상 500m를 눈 앞에 두고 친구들이 올라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산행은 모두에게 힘들기는 마찬가지이지만....... 특별히 부실한 발을 이끌고 악전고투 끝에 올라 온 현식이가 정상 500m를 눈 앞에 두고....자기는 쉬고 있을테니 7명만 갔다 오라고 하는 바람에 조금만 가면 된다고 격려하고 힘을 내라고 하자......다시 걷기 시작했다.
드디어 운문산 정상에 도착! 현식이는 정상 표지석을 어루만지며 감격스런운 표정으로 " 여보야~! 내가 해냈다~!" 라며 기쁜 환호성을 지르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또한, 그동안 많이 걸어 다닌 까닭인지 뱃살도 줄어든 경보는 산행 실력이 거의 1000m급 산도 이젠 거뜬히 오르는 수준이 되었다.
정상 표지석에서 8명이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기념 촬영을 할 수 있었다는 것도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이었다.
배가 고팠던 우리들은 준비해 온 점심을 추위에 덜덜 떨면서도...어찌나 맛난게 많은지 신나게 먹었다. 역시 운동을 하고 배가 고파야......밥맛이 꿀맛인 모양이다.
산 정상을 보았으니 .....이제는 내려가는 일만 남은 셈이다.
하산 코스인 딱밭재를 향해 내려가는 동안의 경치는 그야말로 절경이었다. 우리가 걷는 이 능선길이 경상남도와 경상북도를 구분짓는 곳이라며 여기는 밀양(경남)이고, 저 쪽이 청도(경북)이다~라며.......산대장은 자세히 설명을 했다. 이 쪽 산이 억산, 저 쪽은 능동산, 저기 저 산은 천황산....구만산....가지산..대장이 옛날 종주했던 산들을 바라보며 줄줄 산이름을 읊어대는데.........역시 전문 산꾼처럼 보였다.
멋진 비경을 가지고 있는 하산 코스에는 그만큼 위험도 감수해야만 되었다. 거대한 공룡 등줄기를 닮은 암릉지대를 아슬아슬하게 걸어야 했으며, 밧줄을 잡고 정신을 집중해야만 추락 사고가 나지 않을 곳이 두 군데나 있었기에 긴장하여 조심조심 내려와야만 했다.
그동안 천성 공룡능선에서~ 사량도 산행에서~ 밧줄 타고 내려오는 훈련을 해 본 덕분에 무사히 잘 내려 왔고.......암릉지대를 벗어나니 이젠 정말 멋진 산길이 펼쳐졌다. 넉넉한 맘으로 사색하며, 노래 부르며, 예쁜 진달래와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원점으로 회귀!
석골사 입구에 도착~~하산 완료하고 시계를 보니 오후 5시가 다 되었다. 6시간 20여분이 소요된 운문산 산행이었다. 장거리 산행으로 고생한 발을 달래 주려고 계곡물에 발을 담궜으나 물이 어찌나 차가운지 정신이 아찔할 정도여서......1분도 못 견딘 것 같다.
부산으로 올 때에는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쌩~하니 범어사에 도착! 바쁜 일이 생겨 현식이만 먼저 가고...7명은 산행 뒤풀이 겸 난숙이 생일을 축하하면서 오리고기 파티를 하며 포식을 하면서......4월 운문산 산행을 마감하였다.
대장님! 이제 우리팀도 날씨 맑고 좋은 날 신불 공룡능선에 가도 되지 않을까요? ㅋㅋ
사실 송화가루 알러지가 있는 나는....산행하는 내내 눈물과 콧물이 주르르 흐르고, 재채기를 해대느라 힘이 들었던 탓에 지금도 갈비뼈가 결려서 ......불편할 지경이다.
산행을 즐기면서도 아아~웃고 있었지만....눈물을 흘려야만 했던.... 나는야~~눈물공주!!
이 아름다운 계절에.....비록 알러지로 인하여 눈물은 흘리고 살지만...... 그래도 나에겐 이 봄이 찬란한 축복의 날들일뿐이다.
- 2008. 4. 26 -
|
|
첫댓글 김샘 사진, 후기문 올린다고 수고 하셨음 ㅋㅋ 대단하심!
감사 우리 추억을 힘은 들지만....기록으로 남겨야 두고 두고 그 땐 그랬구나상기해 볼 수 있겠지요... 인간은 망각의 존재라서 모든 걸 쉽게 잊어버리기에.......
야~~~예술이다! 예술!!!!!역시 산쟁이에게는 글쟁이를 한 사람쯤 모시고 다녀야겠군...보통 힘든일이 아닐텐데 정말 감사해용 6월 산행은 김샘이 원하는데로 신불공룡으로 결정합시다.....
감성 풍부한 산쟁이와 산 좋아하는 글쟁이......그리고 좋은 우리 친구들이 함께 해야만 나올 수 있는 산행기(山行記)입니다. 그러고 보면 결국 이 모든 것이 다 합력하여 이루어진 것이지요. 와아신불 공룡능선에 오를 걸 생각하니 가슴이 뜁니다.
경인이 글솜씨도 장난이 아니네....ㅎ....자세한 후기에.. 멋진산모습이 그대로 떠오른다...ㅋ...홧팅...
규송그대도 한 번쯤은 참석하심이 어떠시온지요 윈핑 할려고 바람부는 날만 고대하시나이까 혹시 송정 부근으로 가다가 만나게 되면 밥 한 번 사꾸마....
시작에서 끝을 향하는 흔적들이 대자연속에서 살아 납니다. 암벽 등반같은 인생의 섭리를 깨닭는 진통역시 아름답습니다. 좋은 추억 훌륭히 해내셨군요.
우리 산행 고문님께서 요즘 많이 바빠 몸이 지치셨나 얼굴 보기 힘드네용. 건강 관리 잘 시켜 라는 숙영낭자님 당부가 상기되는데...어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