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s '경전의 숲을 거닐다(242)' 동국대학교 이필원 교수 /bbs]
▒ 앙굿따라니까야 '꼬살라의 경' (Kosala sutta)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 제따숲의 아나타삔디까 승원에 머무셨다.
하루는 꼬살라국의 빠세나디왕이 세존께 다가가 절을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런데 한 신하가 다급히 빠세나디왕에게로 오더니 왕의 귀에 대고 말했다.
"폐하, 말리까 왕비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그러자 빠세나디왕은 몹시도 괴로워하고 슬퍼하며
어깨를 떨구고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세존께서는 왕의 마음을 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사문도 바라문도 천신도 악마도 범천도
이 세상의 어떤 누구도 이룰 수 없는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다섯이겠습니까?
첫째, 늙지 않는 것입니다.
늙음에 종속된 자가 아무리 '늙지 않기를' 하고 간절히 바란다 해도
이는 사문도 바라문도 천신도 악마도 범천도 이 세상의 어떤 누구도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둘째, 병들지 않는 것입니다.
병듦에 종속된 자가 아무리 '병들지 않기를' 하고 간절히 바란다 해도
이는 사문도 바라문도 천신도 악마도 범천도 이 세상의 어떤 누구도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셋째, 죽지 않는 것입니다.
죽음에 종속된 자가 아무리 '죽지 않기를' 하고 간절히 바란다 해도
이는 사문도 바라문도 천신도 악마도 범천도 이 세상의 어떤 누구도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넷째, 괴멸하지 않는 것입니다.
괴멸에 종속된 자가 아무리 '괴멸하지 않기를' 하고 간절히 바란다 해도
이는 사문도 바라문도 천신도 악마도 범천도 이 세상의 어떤 누구도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다섯째, 끝나지 않는 것입니다.
끝남에 종속된 자가 아무리 '끝나지 않기를' 하고 간절히 바란다 해도
이는 사문도 바라문도 천신도 악마도 범천도 이 세상의 어떤 누구도 이룰 수 없는 것입니다."
꼬살라국의 빠세나디왕을 위해 세존께서 말씀을 이으셨다.
"대왕이여, 배우지 못한 일반사람도 늙음에 종속되어 늙어갑니다.
하지만 그는 '나만이 늙음에 종속되어 늙어가는 유일한 자가 아니다.
중생들이 오고 가고 죽고 다시 태어나는 한 모든 중생들은 늙음에 종속되어 늙어간다.
그때 나는 슬퍼하고 비탄에 빠지고 울부짖고 가슴을 쥐어뜯고
미혹에 빠지고 식욕을 잃고 용모가 추해지고 일도 하지 못할 것이니
적들은 기뻐하고 친구들은 슬퍼하리라' 이렇게 성찰하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그는 결국 늙음에 종속되어 늙어갈 때 슬퍼하고 비탄에 빠지고
울부짖고 가슴을 쥐어뜯고 미혹에 빠지고 맙니다.
대왕이여, 이러한 자들을 일러 독이 묻은 슬픔의 화살에 맞아
스스로 괴로워하는 배우지 못한 일반사람이라 말합니다.
병듦에 종속되어 병들어갈 때도
죽음에 종속되어 죽어갈 때도
괴멸에 종속되어 괴멸해갈 때도
끝남에 종속되어 끝남을 맞이해갈 때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대왕이여, 잘배운 고귀한 제자도 늙음에 종속되어 늙어갑니다.
그런데 그는 '나만이 늙음에 종속되어 늙어가는 유일한 자가 아니다.
중생들이 오고 가고 죽고 다시 태어나는 한 모든 중생들은 늙음에 종속되어 늙어간다.
그때 나는 슬퍼하고 비탄에 빠지고 울부짖고 가슴을 쥐어뜯고
미혹에 빠지고 식욕을 잃고 용모가 추해지고 일도 하지 못할 것이니
적들은 기뻐하고 친구들은 슬퍼하리라' 이렇게 성찰합니다.
그리하여 그는 늙음에 종속되어 늙어가더라도 슬퍼하지 않고 비탄에 빠지지 않고
울부짖지 않고 가슴을 쥐어뜯지 않고 미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이러한 이들을 일러 독이 묻은 슬픔의 화살을 뽑아버린 고귀한 제자라 말하며
그는 슬픔을 여의고 화살을 여의어 스스로 안온에 듭니다.
병듦에 종속되어 병들어갈 때도
죽음에 종속되어 죽어갈 때도
괴멸에 종속되어 괴멸해갈 때도
끝남에 종속되어 끝남을 맞이해갈 때도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슬픔이나 비탄으로는
작은 이익도 얻을 수 없네.
슬픔으로 괴로워함을 알고
적들만이 만족할 뿐.
현명한 이는 재난 속에서도
동요하지 않으니
전과 다름없는 모습에
적들은 괴로워하네.
찬탄과 진언과 훌륭한 설법
보시와 가문의 전통으로
언제나 이익을 얻는다면
그때마다 헌신해야 하리.
허나 자신도 남도 그 누구도
이익을 얻지 못함을 분명히 안다면
슬퍼하지 말고 근심하지 말고
지금 해야할 일을 하며
굳세게 견뎌내야 하리라"
'배우지 못한 일반사람' - 뿌뚜자나(puthujjana). 범부(凡夫). 불법을 모르는 사람
생각 하나에 따라서 인생길이 달라지는 것이다
남들이 늙어가는 것을 보고는 당연히 생각하면서도
어느날 거울을 보다가 노화현상이 보이면 받아들이기 어렵다.
늙음을 보고나서 선택을 해야 한다
- 거부하고 괴로워하고 수술하러 갈 것이냐? (노병사에 끌려가다가 인생을 허망하게 마감.. 추하게 늙어감)
- 잘 받아들이고 내 인생을 앞으로 어떻게 아름답게 살 것인가 숙고할 것인가? (인생의 주인공으로.. 곱게 늙어감)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에 대한 이야기임을 알아야 한다
미리미리 노병사 상황을 당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마음의 연습을 해야 한다.
호스피스 30년 경력의 사람 경험담 - 죽음을 담담하게 맞이하는 사람이 10명이 안 되더라 (대개 강한 저항감으로)
※빨리어 '세상을 떠나다, 죽다' - 깔람까로띠(kalamkaroti)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