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출발하는 열차를 기다리며
고향으로 가는 길이 그리 멀지가 않군요.
벌써 이생의 절반을 지나
바쁘게 살아온 묵은해를 뒤로 하고
또 한 발자욱 천상으로 다가갑니다.
걸어온 길만큼
짐은 가벼워지고
남은 날도 그저 님의 선처에 맡길 뿐
이제 삶의 고난도 유익이 되고
외로움에도 이력이 나
삶의 무게 버틸 채비가 되어갑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잘못 살아온 지난날을 후회하며
더 한껏 사랑하지 못한 탓에
가슴 아파 하지만
나의 창으로 떠오르는 새벽을
아껴 온 삼백 예순 닷새가
기특하기만 한 것은
고비마다 사연마다
당신이 계셨던 까닭입니다.
신비롭게 흐르는 세월의 강물 속에
모가 깎인 조약돌처럼
나의 모습도 느슨해 져가는 것은
기다려 주신 당신의 은혜
그래도 아직 남아있는
아집이 부끄러운 것은
당신 앞에
어쩔 수없는 나의 모습입니다.
이제 모든 짐 내려놓고
생명의 양식만 챙겨
옷매무새를 여민 마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새해를 출발하는 열차를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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