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재택근무로 바꿔
10일 제6호 태풍 '카눈'이 전례 없이 한반도를 남북으로 관통하면서 큰 피해가 우려됐지만 발 빠른 대비로 피해를 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학한 학교 절반이 학사 일정을 조정했고, 기업도 근무 시간을 바꾸거나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기상청은 태풍 상륙 사흘 전부터 "사상 첫 한반도 관통"을 예보하며 경고등을 켰다. 이 같은 선제적 조치가 이번 태풍 피해를 줄이는 데 역할 을 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날 학사 일정을 조정한 전국의 유치원, 초중고교가 총 1579개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미 개학한 학교 3333개교의 47.4%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것이다. 원격 수업으로 전환한 학교 877개교, 개학을 연기하는 등 휴업한 학교 475개교, 수업 시간을 단축한 142개교 등이다.
지역별로는 태풍이 상륙한 남부 지방이 발 빠르게 대쳐했다. 경남 318개교, 부산 242개교, 대구 201개교, 울산 118개교, 전남 14개교 등이었다. 지난달 폭우로 산사태와 홍수 피해가 일어나 16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된 경북도 243개교가 학사 일정을 조정했다. 이 밖에 서울 42개교와 인천 57개교, 경기 111개교, 강원 31개교, 충북 98개교, 충남 3개교 등이다.
기업들도 임직원의 안전을 위해 근무 시간을 조정했다. LG 전자는 이날 경남 창원사업장 LG스마트파크에 한해 최소 비상 대기 인원을 제외하고 0시부터 12시까지 생산라인 출입을 금지하고 사무직 직원들에겐 재택근무를 실시하도록 했다. 구미 LG퓨처파크와 평택 LG디지털파크는 조직 책임자 재량에 따라 원격 근무를 했다. 카카오는 사내 공지를 통해 제주 사무실의 경우 9~10일, 판교 사무실의 경우 10일 재택근무를 권고했고, 넥슨과 NC소프트, 컴투스 등 게임 업체들도 이날 하루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했다. 삼성전자, 네이버 등 자율 출퇴근제를 적용하고 있는 기업들에선 태풍과 관련 별도 공지를 하진 않았지만 부서별, 직원별 재량으로 재택근무나 조기 퇴근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출처 : 조선일보 23년 8월 11일 금요일 최은경, 강다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