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를 걷다보면 좁은 골목에 펼쳐놓은 테이블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레스토랑앞 골목이면 어김없이 깨끗한 식탁보를 깔아놓은 테이블들. 깨끗하게 잘 차려진 식탁을 보면 그곳에 앉아 맛있는 이태리요리를 주문하고싶은 충동에 싸이게된다. 아니면 하다못해 하트가 그려진 까푸치노 한 잔이라도...
이태리 레스토랑의 테이블보는 먼저 큰 식탁보로 테이블을 아래까지 감싸고 그 위에 다시 작은 식탁보를 깔아 놓아 그 품위를 더한다. 식탁보를 걷어낸 식탁은 별로 볼품이 없는 싸구려 식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멋들어지고 고상한 식탁보는 마치 신데렐라의 해진 옷이 마녀의 주술 한마디에 멋들어진 드레스로 바뀌듯 엉성한 테이블에서 엄청 고상한 테이블로 바뀌어진다.
같은 색의 천으로 깔 때도있고 색과 무늬를 맞추어 두개의 식탁보를 깔아놓을 때도 있다. 색은 레스토랑마다 다르게 쓰고있지만 특별히 크리스마스때는 빨간 색 식탁보를 사용한다. 식탁보뿐 아니라 냅킨과 컵등도...
친구들끼리 모여서 식사를 할때도 일회용접시와 포크와 나이프,플라스틱 컵,냅킨,식탁보...모두 모두 빨간색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때는 수퍼의 빨간 색 일회용 식기가 동이나곤한다. 가정에서도 크리스마스때는 빨간색 이나 크리스마스 무늬가 들어간 식탁보를 따로 마련하여 두었다가 사용한다.
근데 왜 갑자기 크리스마스 이야기가 나왔지? 하여튼 먹는 이야기만 나오면 삼천포로 빠진다니까...에구 정신 차려야지. 지금은 한 여름의 베네치아이야기중이라니까.....어이~~ 정신 차리게...
산 마르코 광장에서 교회를 뒤로하고 대 광장을 가로질러 곧장 나가면 작은 골목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La Fenice(라 페니체)극장. 베네치아의 대 극장인 페니체 극장은 각종 음악회및 전시회,공연등이 열리고있는데 1792년에 세워졌다가 1836년 12월에 화재를 만나 손실된 내부를 재수리해 1996년 1월 29일에 완공식을 갖게된다. 페니체 극장은 처음 클래식공연을 주로 하였는데 1853년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춘희)가 공연되었 을때 객석의 청중들은 이태리국기의 색인 빨강,흰색,초록색의 꽃을 무대로 던지며 "베르디 만세"를 외쳐댔다.
내부가 아름답게 장식이 되어있다고해 들어가보려했으나 아직 입장시간까지 많이 기다려야해서 그대로 발길을 돌렸다.(입장료 7유로)
극장 뒤가 어떻게 생겼나 보고싶어 뒤쪽으로 돌아가니 흑인들이 길에 가짜 유명 핸드백을 펴놓고 팔다가 경찰이 오자 쫒겨가고있었다. 흑인들이 길에 펴놓고 파는 유명상표의 핸드백들은 물론 가짜이다. 값이 싼대신 가죽이 금방 벗겨지고 망가지니 되도록이면 사지말기를.
페니체극장의 뒷모습.
극장이 최근에 다시 지어져서 그런지 아주 현대적이고 산뜻한 뒷모습이다.
페니체 극장의 전면에서 뒷쪽으로 가려면 한참을 돌아가야했다. 돌아가는 길에 어느 집의 옥상 베란다가 눈에 띄었다. 지붕위에 만들어놓은 베란다...그곳에 꽃화분을 놓고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 이태리사람들. 경사진 지붕위에 기둥을 세우고 만든 베란다. 우리도 초가집지붕위에 베란다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마치 막힌 듯한 골목을 끝까지 들어가보면 아래처럼 멋진 길이 나타난다. 골목은 조용하고 한쪽에는 운하가 흐르고..... 저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돌아가 "비뚤어진 다리"(다리 이름이 비뚤어진 다리였다.)를 건너면 페니체극장의 뒷쪽이 나오게된다.
위의 다리를 건너니 갑자기 작은 광장이 나오고 비뚤어진 다리가 나온다. 그 다리에서 바라다본 한적한 골목이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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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La vita quotidiana 원문보기 글쓴이: ser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