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응답하라. 6기. 응답했다. 김성욱

[김성욱]

응답했다. 김성욱!!!!!

 방학을 한지 벌써 20일(?)정도 지난 것 같다. 솔직히 방학 초기에는 집에서 너구리처럼 머리도 길고 씻지도 않고 게임만 하고 밥만 먹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검정고시 학원을 다니게 됬다. 일주일에 5번 가는데 아침에 나가서 점심에 돌아온다. 검정고시 학원에 다니게 된 가장 큰 이유는.....어......2학기에 필리핀 가는데 갔다오면 지금보다 더 정신이 없을 것 같아서 그 때는 검정고시 준비를 하기 힘들 것 같아서이다. 그리고 너구리 같아질 것 같아서. 학원은 재밌다. 쌤들이 재밌어서 일까나?! 처음에는 어리버리해서 그냥 자리에 앉아서 공부만 했는데, 하루 이틀 다니다 보니 다들 항상 앉던 자리에만 앉아서 아침에 가면 '오늘은 누가 안 왔나.'하고 두리번 거린다. 수업이 끝나면 이제는 나에게 애마와도 같은 '5714'(버스)와 함께 신도림과 타임스퀘어를 둘러보기는 커녕 사람 구경을 하다 당산역 정거장에서 내린다. 항상 아파트 앞에 신호등이 하나 있는데 신호가 어찌 그리나 길던지 아니! 기다려도 차만 지나가는 것 같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따뜻한 집에 오면 컴퓨터 앞에 돼지 여우 한 마리가 키보드를 두들기며 나를 반긴다. 점심을 먹고 나도 너구리가 되어 키보드를 두드린다. 그러다 동생은 제2 외국어 영어를 배우러 한 숨을 쉬며 집을 나선다. 그 때부터 너구리의 세상이 찾아온다. 컴퓨터와의 시간은 시계바늘을 계속 돌린 것처럼 빨리 가서 몇 판 하면 다시 돼지 여우가 돌아온다.

 인연이란 참 질긴 것 같다. 영어를 꽤 오랫동안 했는데 나한테 영어 가르쳐주던 쌤이 내 친구의 엄마인데 계속 학원에 오라고 해서 결국은 수,금 영어 학원에 가게 되었다. 가면 '콜린(Colin)'이라는 fps게임 좋아하는 40 다 돼 가는 아일랜드 형님이 나를 반겨준다. 학교는 어떠냐고 묻고 기타는 잘 치냐고 꼬치꼬치 캐묻는다. 그러다 우리들의 최대 관심사인 '게임'으로 주제가 넘어간다. 콜린은 롤이 재미없다고 하는데 그래도 신세대라면 당연히 롤이라고 우긴다. 또 그렇게 시끄럽게 글로벌한(?) 호박씨를 까다보면 어느 새 끝날 시간이다. 집으로 오는 길에 매서운 1월의 찬바람이 나에게 매몰차게 분다. 목덜미가 시렵다. 집에 도착했다. 역시 해가 서쪽에서 뜰일은 없다. 돼지 여우가 또 컴퓨터와 사투를 하고 있다. 나는 밥을 먹고 돼지 여우의 비위를 맞춰주다 컴퓨터를 쟁취한다. 그렇게 키보드를 두드리다 '보스'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만해라."

 게임을 하다가도 뒤통수가 시리다. 그렇게 컴퓨터를 끌 때는 너무 아쉽다. 내가 더 마사지를 더 해줄 수 있는데.... 안녕 내일 보자..

  침대에 누워서 'esports' 관련 기사를 본다. 그리고 12시가 넘기 전에 잘려고 핸드폰은 더져두고 이불을 머리 위까지 덮는다. 그리고 눈을 뜨기 전에 엄마의 목소리가 들린다.

 "성욱아! 8시 15분이다."

 그럼 나는 떠지지 않는 두 눈을 부여잡고 샤워기 앞으로 향한다. 

                           귀차니즘 너구리의 방학 중간 점검 일지(?)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