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감사원이 문화재에 대해 관심을 갖고 좋은 의견을 제시해 준데 대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감사원이 지적한 것이 아니라도 우리 문화재위원회와 문화재청은 국보 제1호를 포함하여 지정문화재 전반에 대하여 재검토해 볼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 생각을 같이 하고 그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국보 및 보물 지정과 관련해서는 대부분 합당하다고 생각하나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의 지정된 문화재 보다 자료적 가치가 높은 새로운 자료들이 세상에 나옴으로써 조정을 필요로 하기도 하고 불합리한 명칭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지정문화재를 총체적으로 재검토하여 수정 보완하고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습니다. 그러므로 이번 감사원의 지적은 시의적절한 것이라고 봅니다. 다만 국보 제1호의 재지정 문제는 세 가지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첫째는 현재의 국보 제1호를 굳이 해제해야 할 뚜렷한 이유가 무엇이며 그 해제 문제에 대하여 전문가들과 국민들이 대다수 동의하고 있는가를 먼저 확인하는 일이고, 둘째는 해제할 경우 어떤 문화재를 국보 제1호로 삼을 것인가에 대하여 충분한 논의를 거쳐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일이며, 셋째로는 일련번호로 되어 있는 문화재들에 부여된 번호를 어떻게 큰 어려움 없이 풀어낼 것인가의 기술적 문제입니다.
이처럼 국보 제1호만 바꾸는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고 봅니다. 종합적 검토를 통해서 모든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수립한 후에 재조정에 착수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하며 문제의 소지를 없애는 방도라 생각합니다. 특히 국보 제1호를 대체할 대상 문화재를 무엇으로 할 것인가는 전문가들의 중지를 모아야 하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고 봅니다. 왜 그 특정 문화재가 1호가 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검토를 먼저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능한 한 국민적 동의를 얻어 결정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또 다시 의견이 분분하여 또 다른 혼란을 야기 시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는 매우 신중한 접근을 필요로 합니다.
이런 문제를 포함해서 모든 문화재 관계의 주요 사안들은 전문가들의 철저한 조사와 신중한 토론을 거쳐서 접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합리적으로 해결해야 할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하여 국보지정심의분과위원회를 열어 논의해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사료됩니다. 그러나 국보지정심의분과위원회가 이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 보다는 가장 합리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모임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끝으로 정부나 국민들께서는 문화재에 대해 가지고 있는 큰 관심을 늦추지 마시고 전문가들에게 시간을 넉넉하게 주셔서 신중하게 문제를 해결하도록 배려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2005. 11. 8.
문화재위원장 안 휘 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