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2686]杜甫-〈夢李白〉 二首之二
唐詩三百首(12)
夢李白 2 (몽이백 2) 고문진보 전집 제3권
꿈에서 이백을 보고
杜甫(두보)
浮雲終日行(부운종일행)
뜬구름 종일토록 떠다니나
遊子久不至(유자구부지)
떠나간 그대는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하네
三夜頻夢君(삼야빈몽군)
사흘 밤을 이어 꿈에서 그대를 보니
情親見君意(정친견군의)
정이 깊은 그대 맘을 알 수 있겠네
告歸常局促(고귀상국촉)
이별할 때는 항상 무엇에라도 쫓기는 듯
苦道來不易(고도래불역)
다시 오기 어려울 것이라 쓸쓸히 말했지
江湖多風波(강호다풍파)
강호에는 풍파가 잦아
舟楫恐失墜(주즙공실추)
배가 뒤집힐까 걱정해서였을까
出門搔白首(출문소백수)
문 나서며 흰 머리 긁적이는 모습
若負平生志(약부평생지)
마치 평소 품었던 뜻을 잃은 듯
冠蓋滿京華(관개만경화)
고관대작들은 장안에 가득하건만
斯人獨憔悴(사인독초췌)
그대 홀로 초췌한 모습이구나
孰云網恢恢(숙운망회회)
누가 말했던가 하늘의 그물망이 넓고도 크다고
將老身反累(장로신반루)
늙어서도 도리어 그 그물에 얽히다니
千秋萬歲名(천추만세명)
천추만대에 이름이 전해진들
千秋萬歲名(천추만세명)
죽은 뒤 적막한 세상의 일이리라
뜬구름은 하루 종일 유유히 흘러가고 있는데,
야랑(夜郞)으로 쫓겨간 그대는 오랜 시간이 흘러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사흘 밤 연이어 그대가 꿈속에 찾아오니, 다정한 그대의 마음을 이제야 알겠네.
그대가 이별을 고할 때는 늘 무엇에라도 쫓기는 듯 다급해 하면서
다시 만나기 힘들 것이라 괴롭게 말했지.
강호의 세계에는 풍파가 많기에 배가 뒤집힐까 두려워 그런 말을 했던 것일까.
문을 나서며 흰 머리를 긁적이던 모습은 마치 평생의 포부를 잃은 듯하였다.
고관대작들은 장안에 가득 차 있건만, 왜 그대만이 뜻을 잃고 초췌한 모습을 하고 있는지.
하늘의 이치는 성긴 그물과 같지만 선악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살핀다고 누가 말했던가. 그런데 늙은이 신세에 그 그물에 걸리다니.
천추만대에 길이 명성을 남긴다한들 우리가 죽어 사라진 뒤의 일이겠지.
두보와 이백은 천보(天寶) 3년(743) 낙양(洛陽)에서 잠시 조우한 적이 있는데,
사흘 밤을 연이어 꿈에서 보았다는 것은 지기(知己)로서 깊은 정의가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어서 이별을 고하는 이백의 침울한 모습과
이백이 고초를 당하는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비애와 울분이 표출되어 있다.
이백(중국어 정체: 李白, 병음: Lǐ Bái 리바이[*], 701년 ~ 762년)은 중국의 시인이다.
자는 태백(太白),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이다. 촉나라 쓰촨 성 쑤이예 출생이다.
두보와 함께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꼽힌다.
이 두 사람을 합쳐서 "이두(李杜)"라고 칭하고
이백을 "시선(詩仙)"이라 부른다. 현재 약 1100여 수의 시들이 남아 있다.
44세에 현종의 측근인 고역사와 다투고 사직하였다.
사직 후에 뤄양시에서 산둥까지 두보와 함께 여행하였다.
54세에 강남으로 돌아와 56세에 현종의 열여섯 번째 아들인
영왕 인의 군대에 참여하였으나 영왕의 군대가 당 숙종 의해 반란군으로
지목되어 이백도 야랑, 지금의 구이저우 에 유배되었다.
다행히 삼협(三峽) 부근까지 왔을 때에 은사(恩赦)를 받아
다시 강남으로 돌아왔다. 만년에는 강남의 각지를 유람하였고,
61세에 안후이 성 당도(安徽省 當塗)의 현령(縣令)이었던
종숙 이양빙(李陽冰)의 집에서 사망하였다.
이백이 장강(長江)에 비치는 달 그림자를 잡으려다가 익사했다는 전설도 있다.
두보(중국어 정체: 杜甫, 병음: Dù Fǔ 두푸[*], 712년 ~ 770년)는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이다.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야로(少陵野老).
중국 고대 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시성(詩聖)이라 부르며,
그의 작품은 시사(詩史)라 부른다. 이백과 함께 이두(李杜)라고도 일컬으며,
정의가 없는 경제구조로 고통받는 민중들의 고단한 삶을 시로 묘사한 민중시인이다.
그의 고시에는 현실을 심각하게 묘사한 《병거행》등 작품이 적지 않은데,
시로 엮은 역사라는 뜻에서 '시사'라 일컫는다.
그는 율시를 완성하고 종래 문학 전통의 집대성이라는 형식으로
서정시·서사시를 창조하였다.
[출처] 夢李白(꿈에서 이백을 보고) 고문진보 전집 제3권|작성자 moonkok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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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李白〉 二首之二
杜甫
浮雲終日行
遊子久不至
三夜頻夢君
情親見君意
告歸常局促
苦道來不易
江湖多風波
舟楫恐失墜
出門搔白首
若負平生志
冠蓋滿京華
斯人獨憔悴
孰云網恢恢
將老身反累
千秋萬歲名
寂寞身後事
〈꿈에서 이백을 보고〉 두 수 중 두 번째 시
두보
뜬구름은 하루 종일 흘러가는데
떠나간 그대는 오래도록 돌아오지 못하네
사흘 밤을 이어 꿈에서 그대를 보니
정이 깊은 그대 맘을 알 수 있겠네
이별할 때는 항상 무엇에라도 쫓기는 듯
다시 오기 어려울 것이라 쓸쓸히 말했지
江湖에는 풍파가 많아
배가 뒤집힐까 걱정해서였을까
문 나서며 흰 머리 긁적이는 모습
마치 평소 품었던 뜻을 잃은 듯
고관대작들은 장안에 가득하건만
그대 홀로 초췌한 모습이구나
누가 말했던가 하늘의 그물망이 넓고도 크다고
늙어서도 도리어 그 그물에 얽히다니
천추만대에 이름이 전해진들
죽은 뒤 적막한 세상의 일이리라
[集評]
○ 平生魂 魂 指白之魂
蓋子美不知白之死生而夢見之 疑其已死故云
○ 楓靑塞黑 魂來 喜其來 故楓林靑 言景色蕭爽也
魂去 傷其去 故關塞黑 言氣象愁慘也
○ 羽翼 方在罪謫而忽然至此 故且喜且怪而問之
何以有羽翼 非謂被放赦也
自告歸止恐墜失 指白 出門搔白首 子美自謂 - 朝鮮 李德弘,
《艮齋先生文集》 卷4, 〈古文前集質疑〉
○ 是魂是人是夢是眞 都覺恍惚無定
親情苦意 無不備極矣
死別已呑聲 生別常惻惻 便是千情萬恨 出門搔白首
若負平生志 彼此懷抱都盡
詩謂語不驚人死不休 是以境必抉奧語必窮徼
此子美擅長處 - 明 陸時雍, 《唐詩鏡》 卷21
○ 此因頻夢而作
故詩語更進一層
前云明我憶 是白知公 此云見君意 是公知白
前云波浪蛟龍 是公爲白憂 此云江湖舟楫 是白又自爲慮
前章說夢處 多涉疑詞 此章說夢處 宛如目擊
形愈疎而情愈篤 千古交情 惟此爲至
然非公至性 不能有此至情 非公至文 亦不能寫此至性
- 淸 仇兆鰲, 《杜詩詳注》 卷7
○ 平生魂:魂은 이백의 혼을 지칭한다.
대개 子美(두보)가 이백의 생사를 모른 채 꿈에서 그를 보았기 때문에,
이백이 이미 죽었을 것이라 의심하여 말한 것이다.
○ 楓靑塞黑:‘魂來’는 그가 오는 것을 기뻐하기 때문에 단풍 숲이 푸르다는 것이니 景色이 맑고 시원함을 말한 것이요, ‘魂去’는 그가 가는 것을 슬퍼하기 때문에 관산이 어둡다는 것이니 氣象이 쓸쓸하고 참담함을 말한 것이다.
○ 羽翼:바야흐로 죄를 지어 유배지에 있으면서 홀연히 이곳에 이르러 오니, 한편으로는 기쁘고 또 한편으로는 괴이하여 물은 것이다.
‘何以有羽翼’은 사면을 받아 풀려난 것을 말한 것이 아니다.
‘告歸’부터 ‘恐墜失’까지는 이백을 지칭한 것이고,
‘出門搔白首’는 두보 스스로를 말한 것이다.
○ 귀신인지, 사람인지, 꿈인지, 사실인지, 모든 것이 황홀하여 정할 수 없다.
친밀한 정감과 고통스러운 뜻이 갖추어지지 않음이 없이 지극하다.
‘死別已吞聲 生別常惻惻’은 인간사의 모든 情恨이며,
‘出門掻白首 若負平生志’는 피차간의 회포를 다한 것이다.
시에서 ‘시어가 사람들을 경동시키지 못한다면 죽어서도 쉬지 않으리라.
[語不驚人死不休]’(〈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라고 하였는데,
이 때문에 詩境은 반드시 奧秘를 파헤쳐야하고,
시어는 반드시 궁구해야 하는 것이다.
이는 子美(杜甫)의 뛰어난 점이다.
○ 이 시는 계속되는 꿈으로 인해 지은 것이다.
그러므로 시어가 꿈을 꿀수록 한층 더 깊어진다.
앞의 ‘明我憶’은 이백이 두보의 마음을 아는 것이고,
여기의 ‘見君意’는 두보가 이백의 마음을 아는 것이다.
앞에서 일렁이는 물결 속의 교룡을 말한 것은
두보가 이백을 근심하는 것이고,
여기서 강호의 배를 말한 것은 이백 스스로 자신을 걱정한 것이다.
前章에서 꿈을 말할 때에는 의문사가 많고,
이 장에서 꿈을 말할 때에는 완연히 눈으로 직접 보는 것과 같다.
형용이 간소할수록 정이 더욱 돈독하니 千古의 交情이
오직 여기서 지극하다.
그러나 두보의 至性이 아니라면 이러한 지극한 정이 있을 수 없고,
두보의 지극한 문장이 아니라면 역시 이러한 至性을 쓸 수 없다.
역주1 遊子 :
고향을 떠나있는 사람으로, 여기서는 이백을 지칭한다.
이백의 시구에 ‘떠가는 구름은 유자의 마음[浮雲遊子意]’이라는 구가 있다.
역주2 頻 : 원뜻은 ‘자주’인데, 여기서는 꿈을 연이어 계속 꾼다는 뜻으로 쓰였다.
역주3 局促 : 마음이 불안하고 급박한 모습이다.
꿈속에서 이백이 황급하게 길을 떠나는 모습을 형용한 것이다.
역주4 江湖多風波 舟楫恐失墜 :
이 구절은 이백이 두보에게 직접 말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 말한 이백의 마음을 두보가 대신하여
말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역주5 搔白首 : 머리를 긁적거린다는 것은 번민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역주6 冠蓋 : 冠을 쓰고 일산[蓋]을 받친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부귀한 사람을 비유한다.
역주7 憔悴 : 뜻을 이루지 못하여 곤궁한 모습이다.
역주8 網恢恢 : 《老子》 73章에, “하늘의 그물망은 크고도 넓어서,
성글어도 빠뜨리는 것이 없다.[天網恢恢 疎而不漏]”라고 하였는데,
하늘은 선악을 잘 구별하여 응분의 조처를 내린다는 뜻이다.
역주9 身反累 : 이백이 죄를 얻어 夜郞으로 추방당한 사실을 지칭한다.
역주10 千秋萬歲名 寂寞身後事 : 높은 명성이 천년만년 전해져도
이미 죽은 뒤의 일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阮籍의 〈詠懷〉 중 “천년만년 뒤, 영예로운 이름은 그 어디로 갔는가
.[千秋萬歲後 榮名安所之]”와 같은 의미로 쓰였다. ‘身後’는 죽은 뒤를 뜻한다.
[참고자료]
이 작품은 유배를 떠난 벗이나,
고인이 된 벗에 대한 그리움을 읊은 작품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에서는 金萬基(1633∼1687), 金萬重(1637~1692) 등이
〈夢李白〉이라는 동일한 제목으로 작품을 짓기도 하였다.
특히 첫수의 ‘落月滿屋梁 猶疑照顔色’은 벗에 대한 그리움을 기탁하는 시구로
인용되었는데,
徐居正의 〈聞從兄秦參議有經下世〉(《四佳詩集》 卷21)에,
“남쪽 향해 몇 번이나 목 놓아 통곡했던가 기우는 달빛 빈 들보에 가득하니
이를 어찌 견디랴[南向幾回聲痛哭 那堪落月滿空梁]”라고 한 것과
李山海의 〈夢中見亡友 覺而感懷〉(《鵝溪遺稾》 卷2)에,
“바닷가 높새바람은 노인 병세를 재촉하는데,
들보에 쇠잔한 달빛은 청수한 모습을 보여주네
[海國高風催老病 屋梁殘月見淸羸]”라고 한 것에서 그 예를 찾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