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감사합니다
서연우
톡!
마여고 밑 코다리찜집 어딘지 알아? 한 번 갔었는데 상호를 모르겠네 글쎄요 코다리찜을 검색한다 미스코다리미스터황태? 톡을 보낸다 네, 감사합니다 아니야, 답이 온다 창포찜? 아니야 코다리 마산 코다리를 검색한다 강남동태찜? 아님, 그냥 가정집 스타일, 주택가 그럼 진부령코다리찜? 이제 로드뷰 사진까지 첨부한다 아님 찜돌맛집? 아니오, 한숨이 나온다 동네에 검색할 수 있는 코다리찜집은 다 나왔는데 모두 아니란다 다시 마산 찜으로 검색한다 고성아지매찜? 이것도 아니야, 마산 완월동 맛집으로 검색한다 해성찜? 네, 감사합니다 아님, 마산 시내 온 찜집을 다 알아보려고? 가봤다면서요 어딘지 몰라요? 그러니까 그냥 줄레줄레 따라가서 먹고 왔으니 아무 생각도 안 나지 가고파찜? 네, 감사합니다 아님!
네,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
머릿속 기억들이 숨바꼭질 놀이를 할 때 기억을 찾기 위해 기억은 무슨 놀이를 해야 할까
이제 그만하자, 미스코다리미스터황태 마여고 정문에서 쭉 내려와서 오른쪽이라면 여기예요 아니더라도 여기 하셔요 더는 없어요 입구는 맞는 듯 상호는 긴가민가하고, 그대의 노고에 감동, 무너져 내린다 아, 제일 처음 얘기한 거잖아요 제목 땜에
모른다고 하면 될 걸, 찾기는 왜 찾고
좋은 밤 되셔요 저 집 가서 한번 먹어야겠네요
끝까지 왜 찾는지는 묻지도 않고
-웹진『같이 가는 기분』2022년 가을호(제7호)
*서연우
2012년 『시사사』 등단.
시집 『라그랑주 포인트』
경남문학 올해의 작품상(2021년)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