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도 장군 지키기 운동본부 방현석 · 3일 ·
활동 중
방현석 3일 ·
이버지의 소를 판 돈을 들고 그들은 떠났다. 무기를 사고, 작전 준비를 끝낸 그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찍은 마지막 기념사진. 저 눈빛을 다시 생각하는 봄이다.
봄이면 언제나 혼자 찾아갔던 철혈광복단원들이었는데, 올해는 고맙게도 함께 가겠다는 분들이 계시다.
군자금15만원 쟁취작전에 뛰어들었다 교수형당한 20대 초반의 그들.
작전에 성공했다. 소 한마리 판 돈을 1만배가 넘는 15만원으로 불렸다. 5천 명을 무장시킬 수 있는 그 거금을 들고 블라디보스토크로 가서 무기를 사려다 밀정 엄인섭의 밀고로 체포된 그들은 청진지법에서 재판을 받았다. 윤준희와 임국정은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가장 어렸던 20세의 창동중학 초임교사 한상호는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한상호는 1심에서 사형을 면했음에도 1921년 봄, 경성고등법원에서 이렇게 최후진술을 했다.
ㅡ조선인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였기에 아무 여한이 없다. 정의를 지키고 인간의 도리를 다하기 위한 우리의 행동은 죄가 될 수 없으며, 따라서 이 재판의 결과에 복종할 수 없다. - <범도>2권 645p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았던 한상호는 상고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고,
그해 여름 윤준희, 임국정과 나란히 서대문형무소에서 교수형을 당했다.
사형 확정판결을 받은 봄꽃 한창이던 4월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여름까지 시종 당당했던 그들이 일렬로 나란히 잠든 동작동 국립묘지를 걸으려고 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가자고 나선 분들,
오래 교육운동을 해오신 분들이다. 이왕이면 더 여럿이 가면 철혈광복단원들이 덜 외롭지 않겠느냐고 해서, 처음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만주와 연해주의 별이 된 철혈광복단과 그들의 모교 창동중학 사람들의 시리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걸으실 분은 댓글로 올려둔 구글폼으로 신청해주시기 바란다.
마이크없이 조용히 걸으며 알려지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를 나눌 요량이어서 선착순 30분만 모시려고 한다.
*홍범도장군의 동지들인 이동휘, 황병길, 이진룡장군이 잠든 무후 선열제단과 45년만에 '전사'로 비문이 바뀐 김오랑중령과 50헌병대 정선엽 병장의 묘역에도 인사드린다.
항일영웅들을 발아래 두고 국립묘지 제일 높고, 좋은 자리를 차지한 장군 묘역의 기막힌 비문도 보게 될 것이다.
그 민족반역자들의 발밑에서 수모를 견뎌온 항일무장투쟁의 영웅들과
12.12 반란군에 맞섰던 참군인들의 묘역에 잔 올리고 싶은 분은 술 한 병 들고 오셔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