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코르티잔(교양과 문화적 소양을 갖춘 화류계 여성)이며 뛰어난 미모로 이름을 떨쳤던 실존 인물 마리 뒤프레시(뒤마 피스의 연인이었으며 스물셋 나이에 폐결핵으로 죽는다. 그녀는 동백꽃을 좋아했다)를 모델로 한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연극 <동백 아가씨 La Dame aux Camélias>를 보고 오페라를 만들기로 결심한 베르디는 그 대본을 피아베에게 부탁하여 작곡에 착수한다. 전 3막으로 이루어진 이 오페라는 단 4주 만에 완성되었고, 1853년 3월 6일 베네치아의 페니체 극장에서 초연이 이루어졌다. 원래 뒤마 피스의 소설은 아름답고 낭만적이지만,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는 당시 지배층의 폐해와 사치와 향락으로 타락한 상류사회의 도덕성을 비판하고, 그들에 의해 희생을 강요당하는 약자의 부당한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은 주인공 비올레타를 통해서 누구라도 아차 발을 잘못 들이면 길을 잃을(트라비아타란 ‘길을 잃은 여인’을 뜻한다) 수 있으며 지배자의 노리개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청년 알프레도(뒤마 피스 자신인 셈이다)를 통해서는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또한 제르몽을 통해서는 체면만을 중시하는 지배층의 가식을 보여줌으로써 당시 상류사회에 문제 제기를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Anna Netrebko
Violetta Valery
Roland Villazón Alfredo Germont
Thomas Hampson Giorgio Germont
Paul Gay Barone Douphol
Helene Schneiderhan Flora
Diane Pilcher Annina
Conducted by Carlo Rizzi
Wiener Philharmoniker
Salzburger Festipiele 2005
전주곡 / 아다지오
바이올린이 애수의 선율을 노래한다. 이어 비올레타의 사랑의 동기가 관악기와 제2바이올린, 콘트라베이스와 함께 연주된다. 이것을 첼로가 이어받고 제1바이올린이 여기에 어우러진다. 이 두 선율은 고조되었다가 사그라지듯 끝을 맺는데, 이것은 비올레타와 알프레도의 이루어질 수 없는 비련을 예시하는 것이다.
전주곡
제1막
비올레타의 살롱
축배의 노래 Libiamo ne'lieti calici
하루는 당신이 내 곁을 지나갔습니다 Un di felice, eterea
이상한 일이야! 아, 그이였던가! E strano! - Ah, fors'e lui!
어리석은 짓이야 Follie! Follie! Delirio vano e questo!
언제나 자유롭게 Sempre libera
도입부는 알레그로 브릴란티시모 에 몰토 비바체로 오케스트라가 격렬하게 상승하며 막이 오른다. 연회장의 분위기는 파티 준비로 달아오르고 비올레타를 중심으로 친구 플로라, 두폴 남작, 도비니 후작, 의사 그랑빌 등이 있다. 이어 가스통의 안내로 알프레도가 비올레타와 인사를 나눈다. 알프레도는 비올레타를 이전부터 사모하고 있었노라고 고백한다. 둘은 서로를 뚫어질 듯 바라보면서 알프레도의 선창으로 ‘축배의 노래 Libiamo ne'lieti calici’를 부르기 시작한다.
축배의 노래 Libiamo ne'lieti calici
알프레도 마시자, 즐거운 잔 속에 아름다운 꽃이 피네. 덧없이 흐르는 세월, 이 잔으로 잊어버리세. 마시자, 사랑의 잔 기쁨 속에서 마셔보세. (비올레타를 보며) 그대의 고운 눈 앞에 모든 근심 사라지네. 마시자, 따뜻한 입술로 사랑의 잔 속에 진정한 행복 느끼네.
합창 마시자, 따뜻한 입술로 사랑의 잔 속에 진정한 행복 느끼네.
비올레타 나의 행복한 나날들 모두 그대를 덕분이요. 모든 것은 허무하지요. 기쁜 꿈이 없으면 허무해요. 즐겨요, 사랑의 기쁨은 순간 없어지고, 꽃들도 아름답게 피지만 순간 지고나면 다시는 피지 않지요. 즐겨요. 우리의 생명이 타는 동안 큰 기쁨을 느껴봅시다. 함께 즐기세 춤과 노래로 이러한 기쁨이 우리를 낙원으로 안내하리. 이 밤이 새도록.
이어 알레그로 브릴란테로 옆방에서는 무도회의 음악이 들리는 가운데 두 사람은 서로의 환상에 사로잡혀 사랑의 2중창 ‘하루는 당신이 내 곁을 지나갔습니다 Un di felice, eterea’를 부른다.
하루는 당신이 내 곁을 지나갔습니다 Un di felice, eterea
알프레도 어느 날 당신이 내게 빛을 비춰 주었소. 그날부터 난 크나큰 사랑 속에 살게 되었소. 엄청난 사랑의 파도가 내게 밀려 왔다오. 이상한 것은 고통과 기쁨이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다는 거요.
비올레타 아, 그것이 사실이라면 날 떠나세요. 전 사랑을 모르는 여자예요. 그런 감정을 전 몰라요. 그게 저의 솔직한 답변이에요. 그런 플라토닉 사랑을 원한다면, 다른 사람을 찾으세요. 당신 같으면 어렵지 않을 거예요. 저를 잊으세요.
알프레도 이상한 것은 고통과 기쁨이 내 마음을 차지하고 있다는 거요.
비올레타 다른 여자를 구하세요. 저를 잊으세요.
비올레타는 난생 처음 겪어보는 진실한 사랑에 당황한다. 그러나 곧 현실로 돌아온 그녀는 알프레도에게 “이제 더 이상 사랑 얘기는...”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가슴에 단 동백꽃을 알프레도에게 주면서 “시들면 돌려달라”며 재회를 약속한다. 화려했던 연회는 끝나고 일동이 돌아가자, 비올레타만이 남아 그 유명한 아리아 ‘이상한 일이야! 아, 그이였던가! E strano! - Ah, fors'e lui’를 부른다.
이상한 일이야! 아, 그이였던가! E strano! - Ah, fors'e lui
이상해! 이상해! 내 마음속에 새겨진 그 말! 그 진실이 내게 불행을 가져오지 않을까? 이 복잡한 마음 어찌할까? 그가 내게 이런 사랑의 불을 지르다니 오 기쁨! 나는 몰랐네, 사랑하는 것과 사랑을 받는 것. 내겐 쓸데없는 짓이라 여기고 있었는데! … 아, 그분은 수줍게도 나의 병상을 훔쳐보다니. … 내 마음속 깊이 자리한 사랑의 보금자리 속엔 사랑의 불꽃이 타오르고, 그이로 가득하네. 사랑의 즐거움이 내 마음에 가득하네. 이것이 꿈이 아니었으면 절대 깨어나지 않았으면. 크나큰 사랑의 파도가 내게로 밀려왔네. 하지만 이상한 것은 고통과 기쁨이 내 마음에 같이 있다는 것!
이제 새벽의 합창으로 혼란스러워진 생각이 정리되고 진정한 사랑 앞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노래 부르면서, “사랑! 그 한없는 기쁨이여! 그러나 이런 것이 나에게는 사치”라고 스스로 부정하면서 ‘어리석은 짓이야 Follie! Follie! Delirio vano e questo!’라며 그녀는 울부짖는다. 그리고 “항상 즐겁게 살아가는 거야”라며, 자조적인 쾌락의 노래 ‘언제나 자유롭게 Sempre libera’를 부른다.
어리석은 짓이야 Follie! Follie! Delirio vano e questo!
언제나 자유롭게 Sempre libera
안 돼, 안 돼. 허무한 나의 환상! 가련한 여인, 외로운 이 몸. 이 황량하고 사막 같은 파리에서 무슨 희망으로 살 것인가? 죽을 때까지 그 기쁨으로 살자! 그것이 없으면 살 수 없어! 환락, 그 환락이 나의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어. 그 환락!
언제나 자유롭게 날고 싶어. 항상 기쁨과 환락 속에서 화려하고 새로운 기쁨을 찾아 훨훨 날고 싶어. 죽음이 날 빼앗아가기 전까지. 항상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화려하고 새로운 기쁨을 찾아 나의 마음 그곳으로 가네. 알프레도 크나큰 사랑의 파도가 비올레타 아! 오, 사랑. 알프레도 내게 밀려 왔지요. 이상한 것은 고통과 기쁨이 내 마음을 날 차지하고 있다는 거요.
그러나 진실한 사랑을 잊기 위해 쾌락의 노래를 하면 할수록, 거꾸로 알프레도에 대한 사랑이 간절해지고 급기야 알프레도의 음성이 그녀를 사로잡아 2중창으로 이어진다.
제2막
제1장 : 파리 교외. 부지봐르의 시골집
그녀가 멀리 있으면 Lunge da lei - De' miei bollenti spiriti
세월이 흐르고 흘러 Un di', quando le veneri
프로방스 내 고향으로 Di Provenza il mar, il suol
밝고 경쾌한 서주로 막이 오르면 알프레도와 비올레타가 사는 파리 교외 사랑의 보금자리. 알프레도가 비올레타와의 행복을 노래하는 아리아 ‘그녀가 멀리 있으면 Lunge da lei - De' miei bollenti spiriti’를 부른다. 장면이 바뀌고 갑자기 불안한 선율이 흐른다. 비올레타의 시녀 안니나가 그간의 어려운 사연을 알프레도에게 말하면서 그녀가 지금 생활비가 없어서 가구와 마차를 팔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다. 어려운 사정을 듣고 놀란 알프레도는 그것도 모르고 사랑에만 취해 있던 자신을 부끄러워하면서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보겠다며 집을 나선다.
그녀가 멀리 있으면 Lunge da lei - De' miei bollenti spiriti
O Mio Rimorso
젊은 열정 속에서 불같이 타는 내 마음속에 위로를 준 것은 사랑의 미소뿐! 날 사랑한다고 내 귀에 속삭이던 날부터 그녀와 함께 하는 이 순간은 천국과도 같다네. 난 천국에 산다네. 그녀와 함께 하는 이 순간, 난 천국에 산다네.
장면이 바뀌어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이 비올레타를 찾아와 왜 우리 아들을 유혹하느냐고 그녀를 나무라면서, 우리 딸이 결혼을 앞두고 있으니 제발 알프레도와 헤어져 달라고 부탁한다. 아버지도 없고 가족도 없는 비올레타에게 제르몽은 ‘세월이 흐르고 흘러 Un di', quando le veneri’를 부르며 더욱 잔인하게 몰아붙인다.
Pura Siccome un Angelo
세월이 흐르고 흘러 Un di', quando le veneri
세월이 흐르고 흘러 당신의 아름다움이 사라지고, 애정이 식으면 어찌될까 생각해 보았소? 생각해보시오. 그때는 당신의 향기는 악취로 변할 거고 하늘도 당신에게 축복만을 내리지 않을 거요.… 아, 물론이요. 헛된 꿈은 이제 버려요. 우리 가족에게 축복을 내려준 천사가 되어주시오. 잘 생각해봐요. 다시 한번 잘 생각해봐요. 이 말은 하늘이 내 입을 통해서 전하는 말이오.
Dite alla Giovine
제르몽이 돌아간 뒤, 비올레타가 두폴 남작과 알프레도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알프레도는 “아버지가 당신을 만나면 좋아할 거”라면서 편지를 보려 하자, 비올레타는 나중에 보라고 말하고는 “언제까지나 나를 사랑해달라”고 눈물을 흘리며 뛰쳐나간다.
Amami Alfredo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중 하인 주세페가 비올레타의 편지를 가져온다. 비올레타가 자신과 이별하겠다는 편지를 읽고 격노한 알프레도는 이 모든 이유가 플로라와 두폴 남작의 계략이라며 뛰쳐나가다가 아버지 제르몽과 맞닥뜨린다. 흥분한 알프레도를 달래려는 제르몽은 그가 어릴 적 듣고 자랐던 노래 ‘프로방스 내 고향으로 Di Provenza il mar, il suol’를 부르며 고향의 추억을 상기시키지만, 흥분한 알프레도는 플로라의 집으로 향한다.
프로방스 내 고향으로 Di Provenza il mar, il suol
프로방스의 바다와 항구를 벌써 잊어버렸니? 고향의 아늑함과 그리운 생각이 사라져버렸니? 오, 행복했던 시절을 생각해 보렴. 고통 속을 헤매는 너의 마음속에 평화스런 햇빛이 다시 네게 찬란하게 빛나도록, 하늘이 날 이곳에 인도한 거야! 아, 이 늙은 아비의 고통은 네가 돌아올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너의 고향집은 슬픔에 몸부림치며 기다림에 지쳐버렸단다. 만일 네 맘이 변하여 다시 돌아온다면, 널 다시 고향으로 인도할 수만 있다면, 나의 소망은 헛되지 않고, 저 하늘이 나의 기도를 들은 것이란다.
제2장 : 플로라의 저택
우리는 집시들 Noi siamo zingarelle
우리는 마드리드에서 온 투우사 Di Madride noi siam mattadori
이 여자는 모든 것을 잃었소 Ogni suo aver tal femmina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여자를 공격하다니 Di sprezzo degno se stesso rende
알프레도, 알프레도, 당신은 몰라요 Alfredo, Alfredo, di questo core
비올레타가 없는 파리의 사교계를 주름잡는 플로라. 플로라를 비롯하여 후작과 의사 등 손님들이 알프레도와 비올레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이때 집시로 분한 사람들이 나타나 ‘우리는 집시들 Noi siamo zingarelle’이라고 플로라와 합창하고, 이어 가스통 자작 등이 투우사의 가장으로 등장해서 ‘우리는 마드리드에서 온 투우사 Di Madride noi siam mattadori’란 합창을 한다.
우리는 마드리드에서 온 투우사 Di Madride noi siam mattadori
우리들은 마드리드에서 온 투우사, 투우장의 빛나는 영웅들이요. 오늘의 파티를 위해 살찐 황소를 마다하고 파리로 왔소. 당신들이 원한다면, 우리의 사랑 이야기를 해주겠소.
장면이 바뀌어 알프레도가 혼자 나타나자 일동은 놀란다. 이때 알프레도가 와 있을 줄은 전혀 모르는 비올레타가 두폴 남작과 함께 나타난다. 게임이 벌어지고 드디어 남작과의 게임에서 큰돈을 딴 알프레도는 비올레타와 남작과의 관계를 비난하며 게임에서 딴 돈을 비올레타의 얼굴에 내던지며 ‘이 여자는 모든 것을 잃었소 Ogni suo aver tal femmina’라며 창피를 준다.
이 여자는 모든 것을 잃었소 Ogni suo aver tal femmina
이 여자는 날 위해 모든 재물을 다 썼소. 그보다도 난 바보같이 비열하게 그 모든 것을 다 받았다오. 자, 이제 여러분들이 보는 앞에서 그 빚을 갚겠소. 여러분들이 증인이 되어주오. 그녀가 딴소리 못하게. … 여기 돈을 받아라!
때마침 나타난 제르몽은 이 광경을 보고 놀라며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여자를 공격하다니 Di sprezzo degno se stesso rende’라며 아들을 비난하고 알프레도도 그제야 제정신이 들어 자책감에 괴로워한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여자를 공격하다니 Di sprezzo degno se stesso rende
이 무슨 수치스러운 일인가? 그건 경멸 받아 마땅한 행동이다. 내 아들의 모습이 어찌하여 이럴 수 있나! 내 아들이라 부를 수 없구나. 내 아들은 어디 있느냐? 어찌하여, 내 아들이라 부를 수 없구나.
정신을 차린 비올레타는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언젠가는 알프레도가 자기의 참된 사랑을 알아줄 것이라면서 ‘알프레도, 알프레도, 당신은 몰라요 Alfredo, Alfredo, di questo core’이라며 애절하게 노래한다. 알프레도의 탄식, 제르몽의 고뇌, 두폴의 분노 등이 대합창으로 이어지면서 극적인 클라이맥스로 2막을 마친다.
제3막
비올레타의 침실
당신은 약속을 지켰소 Teneste la promessa
지난날의 아름답고 즐거운 꿈이여, 안녕 Attendo, attendo, ne a me giungon mai?
오 내 사랑, 파리를 떠납시다 Parigi, o cara, noi lasceremo
아, 이제 그만! -신이시여! 젊은 생명이 죽어가나이다 Ah, non piu! -Ah, gran Dio! Morir si giovine
이 초상화를 받아요 Prendi, quest'e l'immagine
정경과 아리아. 비올레타는 잠들어 있고 짧은 전주곡이 흐른다. 제1막 전주곡의 첫 부분이 되풀이 되고 제1바이올린이 애처로운 선율을 연주하는데, 마치 비올레타의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을 암시하듯 사그라진다.
3막 전주곡
사육제 날, 의사 그랑빌이 그녀를 진찰하고 돌아가면서 안니나에게 이제 비올레타가 얼마 살지 못할 거라는 말을 전한다. 비올레타는 자신을 위로하는 안니나를 밖으로 내보내고 혼자 알프레도의 아버지 제르몽으로부터 온 편지를 읽는다. 제르몽은 편지에서 그녀가 약속을 지켜줬음에 감사하는 ‘당신은 약속을 지켰소 Teneste la promessa’라는 내용과 알프레도가 곧 사과하러 갈 거라는 내용 등이다. 그러나 비올레타는 “늦었어”라고 한숨지으며, ‘지난날의 아름답고 즐거운 꿈이여, 안녕 Attendo, attendo, ne a me giungon mai?’이라는 슬픈 아리아를 부른다.
지난날의 아름답고 즐거운 꿈이여, 안녕 Attendo, attendo, ne a me giungon mai?
안녕, 지난날의 행복했던 꿈들이여. 장밋빛 내 얼굴은 이미 찾을 수 없고, 알프레도의 사랑도 이젠 없네. 내 마음의 위로와 내 영혼의 안식은 아, 버림받은 이 몸. 주여, 용서해주소서. 나의 가엾은 영혼을, 주여! 굽어 살피소서! 이젠 모두 끝나버렸네...
때마침 사육제를 축하하는 사람들의 떠들썩한 바카날fp의 합창 ‘길을 비켜라 Largo al quadrupede’가 들려온다. 이어 안니나가 숨을 헐떡이며 들어와 알프레도가 왔음을 알린다. 알프레도는 비올레타를 껴안고 눈물로 사죄하고 비올레타도 살아서 또 다시 만날 수 있게 된 것을 기뻐하면서 미래의 희망을 서로 이야기하는 유명한 2중창 ‘오 내 사랑, 파리를 떠납시다 Parigi, o cara, noi lasceremo’를 부른다.
오 내 사랑, 파리를 떠납시다 Parigi, o cara, noi lasceremo
파리로, 오 내 사랑, 떠납시다. 인생 끝까지 살아봅시다. 당신의 지난 고통을 보상해주리라. 당신의 건강을 되찾아주리. 생명의 숨결과 태양이 우리 위에서 비추리라. 모든 행복한 나날들, 모두 우리의 것. 둘이 같이 생명의 숨결과 태양이 우리 위에서 비추리라. 모든 행복한 나날들, 모두 우리의 것.
그러나 이 기쁨도 잠시 생명이 꺼져가는 비올레타는 알프레도의 품안에 쓰러지면서 ‘아 이제 그만 -신이시여, 젊은 생명이 죽어가나이다 Ah, non piu! - Ah, gran Dio! Morir si giovine’를 처절하게 부른다. 비올레타는 마지막으로 자기의 초상화를 알프레도에게 건네주면서 최후의 아리아 ‘이 초상화를 받아요 Prendi, quest'e l'immagine’를 부르면서 쓰러진다. 알프레도, 제르몽, 그랑빌, 안니나가 탄식하는 가운데 관현악이 총주로 슬픔을 토해내면서 최후의 막을 내린다.
아 이제 그만 -신이시여, 젊은 생명이 죽어가나이다 Ah, non piu! - Ah, gran Dio! Morir si giovine
이 초상화를 받아요 Prendi, quest'e l'immagine
오, 신이시여! 많은 고통을 겪은 이 젊은 생명이 죽어가나이다! 긴 밤을 눈물로 지새우고, 새벽이면 느껴지는 죽음의 그림자! 아, 나의 믿음과 소망 이 모든 것이 꿈에 불과했습니다. 내 마음, 나의 오랜 믿음. 모두 헛된 것들이었습니다! 오, 그대는 나의 생명이요, 내 심장의 고동! 내 영혼의 기쁨이요. 그대의 눈물을 보니, 내 마음 찢어지는 듯하오. 당신의 진실된 사랑으로 아! 나를 더욱 믿어주오. 당신의 가슴속 모든 소망을 잃지 말아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