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 3,1-8; 4,11-12; 마태 8,23-27
+ 찬미 예수님
오늘 새벽부터 비가 많이 왔네요? 지난주 큰 화재 사고에 이어 어제는 서울 시내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나서 많은 분이 돌아가시고 다치셨는데요, 세상을 떠나신 분들과 아픔 중에 계신 분들 위해 기도드립니다.
제1독서에서 아모스 예언자는 이스라엘에 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이렇게 전합니다. “나는 이 땅의 모든 씨족 가운데에서 너희만 알았다.” 여기서 “알다”라는 단어는 부부 사이 또는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목자와 양의 관계처럼 서로 알고 사랑하는 특별한 관계를 표현하는 말인데요,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을 특별히 선택하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어 여러 개의 의문문이 나오는데, 이는 7절과 8절의 말씀을 향하고 있습니다. 즉 “주 야훼께서 말씀하시는데 누가 예언하지 않을 수 있으랴?”라는 말씀입니다. 아모스 예언자가 예언을 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친히 말씀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 내용은 “너의 하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여라.”라는 마지막 절의 말씀입니다. 아모스는 사회적 불의, 교만, 잘못된 안전 의식을 단죄하며 주님께 돌아오라는 간곡한 호소를 매우 절박한 어조로 선포합니다.
지지난 주일에 우리는, 예수님께서 풍랑을 멎게 하시는 마르코 복음의 말씀을 들었는데, 오늘은 마태오 복음의 말씀입니다. ‘메가’라는 단어는 영어로 ‘매우 큰’이라는 뜻인데요, 컴퓨터에서도 ‘메가바이트’라는 말을 쓰지요. 이 말은 희랍어에서 온 말인데, 오늘 복음에서 인상적인 것은, 호수에 매우 큰 풍랑, ‘세이스모스 메가스’가 일었는데, 예수님께서 말씀하시자, 매우 큰 고요 ‘갈레네 메갈레’로 바뀐다는 것입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풍랑이 어마어마하게 큰 고요함으로 바뀝니다.
‘풍랑’이라는 단어는, ‘지진’으로도 번역될 수 있는데요, 예수님께서 부활하실 때 큰 지진이 일어났는데 그때 이 단어가 쓰입니다. 이러한 풍랑과 지진은 자연적 현상이라기보다 뒤에 어떤 힘이 작용한다는 뉘앙스가 있는데요, 호수의 풍랑은 나쁜 영이 일으킨 것으로 이해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신데, 구약의 요나 예언자를 연상케 합니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깨우며,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라고 하자, 예수님께서는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하고 말씀하신 다음,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십니다. 시편 107장(29절)에는 “광풍을 순풍으로 가라앉히시니 파도가 잔잔해졌다.”는 말씀이 있는데, 하느님을 찬미하는 노래입니다.
제자들은 놀라워하며 말합니다.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본문에 답이 있는데요, 예수님은 첫째, 요나보다 크신 분입니다. 둘째, 창조주 하느님의 힘을 갖고 계신 분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세 가지로 묵상해 보았습니다. 첫째, 흔들리는 배는 위기를 겪고 있는 교회 또는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많은 교부들은 풍랑에 흔들리는 배가 교회를 상징한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런데, 배가 흔들린다 해서 예수님께서 계시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함께 계셔도 풍랑이 일고 배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둘째, 우리에게는 풍랑을 잠재울 능력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마치 그럴 능력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셋째,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주무시고 계신 예수님을 깨우는 것입니다. “주님, 구해 주십시오.”라고 주님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제가 요즈음 아침에 자전거를 타는데요, 어제 문득 길가에 십자가가 있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놀라서 가까이 가서 보니 이정표였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세종, 오른쪽으로 가면 유성온천이라는 이정표가, 멀리서 보니 십자가 모양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문득, 십자가야말로 언제나 삶의 이정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일이 앞길을 가로막는 것처럼 느껴질 때, 마음에 커다란 풍랑이 일 때, 사실은 그것이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스스로 하느님을 멀리한 적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틈엔가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을 깨달을 때, 아모스 예언자의 경고대로 마음을 돌이켜 하느님께 돌아가야 합니다.
주무시고 계신 예수님을 깨울 때, 커다란 풍랑이 커다란 고요로 바뀜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 때에 제자들과 함께 외치게 될 것입니다.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십자가는 삶의 이정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