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싯다 틸로파 🙏
"서쪽, 우디야나에서,
다키니들의 비밀 보물 땅에서,
위대한 싯다 틸로파가
삼보(三寶)의 보물을 열었다."
— 잠곤 콩툴 로도 타예 대사, 《로도 타예의 노래》
2007년, 인도 다람살라 근처의 틸로크푸르 수도원을 방문한 제17대 걀와 카르마파 오겐 틴레이 도르제가 틸로파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존재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존재들도 그들의 지혜와 재능을 바쳐 많은 이들에게 큰 이익을 주었습니다. 틸로파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그는 깨달음과 위대함을 통해 무수히 많은 존재들에게 이익을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심각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비밀리에 숨겨져 있고, 그것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해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약이 세상에 널리 퍼지고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것은 큰 이익을 주고 많은 생명을 구할 것입니다. 따라서 틸로파의 공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깨달음이 무엇인지, 틸로파가 대표하는 지혜가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이해하려면 틸로파의 삶을 살펴봐야 합니다. 그가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리고 그가 어떻게 깨달음을 얻고 자비와 사랑의 특성을 실현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카르마파는 덧붙였습니다.
"이 모든 것을 우리는 그의 생애를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틸로파의 생애
틸로파는 현재 방글라데시의 치타공(Chittagong)으로 알려진 차티바보(Chativavo)라는 마을에서 브라만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다른 문헌에서는 그가 자고라(Jagora, 동벵골?)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의 이름은 프라냐샤(Pranyasha), 어머니의 이름은 카시(Kasi)라고 전합니다.
틸로파는 브라만 계급의 관습에 따라 철학적 논문과 경전을 배우며 최고의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의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매우 흉측한 모습의 한 여인이 나타났습니다. 그녀는 어린 틸로파에게 그의 신분과 출신을 물었고, 그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의 진정한 고향은 우디야나이다. 너의 진정한 아버지는 차크라삼바라(Chakrasamvara)이며, 너의 진정한 어머니는 바즈라바라히(Vajravarahi)이다."
그녀의 가르침에 따라 틸로파는 마하무드라(Mahamudra)의 길을 걷게 됩니다. 마하무드라는 8세기의 위대한 요기 마하싯다 사라하(Saraha)로부터,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원초적 부처인 부다 바즈라다라(Buddha Vajradhara)로부터 직접 전수된 심오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이 흉측한 여인은 사실 바즈라요기니(Vajrayogini, 즉 바즈라바라히)의 화신이었습니다. 바즈라요기니는 다키니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존재로, 티베트어로 "하늘을 나는 존재" 라는 뜻의 "mkha’-‘gro-ma칸돌마" 로 불립니다.
깨달음으로 가는 길
틸로파는 수도원에서 삼장(Tripitaka) 경전을 배우며 뛰어난 학자로 성장하였고, "프라즈냐바드라(Prajnabhadra, '지혜로운 미덕')"라는 이름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도원의 규율을 벗어나 세속의 길을 걷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는 참깨를 찧는 여인의 딸과 함께 수행했고, 이로 인해 수도원에서 추방당했습니다. 모든 부와 명예를 잃은 틸로파는 결국 참깨 찧는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고, 이때부터 "참깨 찧는 자"라는 뜻의 "틸로파(Tilopa)" 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그 후, 우디야나로 이동하여 다키니들에게 다양한 가르침을 받았으며, 여전히 참깨를 찧으며 수행을 지속했습니다.
하루는 신성한 불상의 받침대에서 한 비밀 경전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바즈라요기니에게 그 의미를 묻자, 그녀는 그에게 당시의 위대한 마하싯다들에게 직접 가서 가르침을 받을 것을 권했습니다.
틸로파는 이에 따라 인도 전역을 여행하며, 다음과 같은 위대한 스승들에게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틸로파는 12년 동안 인도의 소마푸리(Somapuri)에서 수행하며, 그의 발을 동굴 벽에 사슬로 묶어 수행에 전념했습니다. 오랜 수행 끝에 사슬이 저절로 끊어졌고, 그는 큰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후 그는 "깨달음은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다" 라는 핵심 가르침을 전하며, 그의 주요 제자인 나로파(Naropa)에게 모든 지혜를 전수했습니다. 그는 "갠지스 강의 마하무드라 가르침(Ganga-Mahamudra-Upadesha)" 이라는 노래를 통해 나로파에게 다음과 같은 가르침을 전했습니다.
"마하무드라는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자연 그대로 둔 채 어떤 것도 바꾸려 하지 마라.
만약 집착과 번뇌의 사슬이 풀린다면, 너는 해탈할 것이다.
진정한 깨달음을 원한다면, 현명한 스승에게 의지하라.
스승의 가르침이 마음에 스며들면, 너의 마음은 자유로워질 것이다."
틸로파는 그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다른 이들에게 이익을 주기를 원했습니다. 그는 한 거지에게 자신의 옷을 주고, 거지의 이가 들끓던 망토를 받아 입으며, 그 이들이 죽지 않도록 자신의 몸을 희생했습니다.
제자들이 이를 걱정하며 그에게 벗으라고 간청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수많은 생을 헛되이 보냈다.
그러나 이번 생은 다른 이들을 돕는 데 쓰이고 있다.
이제야 내 삶이 의미를 갖게 되었다.
설령 이로 인해 내가 죽더라도, 나는 가장 가치 있는 삶을 살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결국 틸로파는 육신을 남기지 않은 채 열반에 들었다고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