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산책] 사냥터에서 우아한 예술적 정원으로 변모한 리젠트파크
셜록홈즈 뮤지엄에서 베이커 스트리트를 따라 걷다 공원을 한바퀴 도는 아우터길서클을 건너자 바로 리젠트 파크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리젠트파크는 리젠트스트리트와 함께 소위 리젠시시대의 귀족적 도시개발이 나은 결과물이었다.
리젠시 시대를 이끈 사람은 조지3세의 섭정왕자 조지4세였다. 말년에 정신질환 증세를 보인 아버지 조지3세를 대신해서 국정을 운영했던 조지4세는 매우 사치스럽고 화려한 궁중문화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왕이었다.
섭정왕자 리젠트는 왕족의 사냥터였던 리젠트 파크를 문화예술적으로 꾸미고 신도시 건설의 핵심지역인 리젠트 스트리트와 함께 이 지역을 귀족적이고 우아한 신도시를 건설하기로 하고 Queen Mary’s Gardens, Nash 테라스같은 상류층의 산책문화를 위한 세련된 조경예술을 구현하게 하여 북부 런던을 한층 귀족적 도시로 탈바꿈하게 했다.
특히 공원에 세계최초로 근대 동물학 연구형 동물원이 들어섰는데 빅토리아시대, 과학발전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같은 왕족 시설인데도 창경궁 동물원과는 의도자체부터가 다르다.
공원에는 산책하는 사람들 틈에 섞여서 공원을 가로질러 일하러 가는듯 한 사람들도 있었고, 잔디밭에 누워있거나 먹을거리를 가지고 와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호숫가 분위기여서 그런지 사진찍기가 좋았고, 한적해 보이는 공원은 조지4세의 바램대로 매우 우아한 모습을 잘 간직해 오고 있었다.
사실 리젠트 파크의 서쪽으로 훨씬 유명한 공원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하이드파크였다.
같은 왕족 사냥터였던 배경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미 16세기에 조성된 하이드파크는 귀족적인 리젠트 파크에 비해 서민적이었고 우아함을 내세우기 보다는 시민민주주의의 현장으로서 더 유명했다.
여성참정권 시위, 반전 집회, 대중적 콘서트가 열리곤 했던 하이드파크에 비해 리젠트 파크는 리젠시 귀족문화를 대표하는 역할을 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대도 멋진 사진이 나올 정도로 풍경이 세련되고 아름다웠다. 좋은 사진을 남기려면 리젠트파크를 추천한다.
특히 작은 다리에서 보이는 이 장면은 리젠트 파크의 절제된 풍경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나도 모르게 다리에 정지해 서서 줌 인, 아웃을 반복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해가 지는 풍경까지 만나고 싶었지만, 남은 오후 일정을 위해 공원을 빠져나왔다.
공원을 왼쪽으로 보내면서 리젠트파크 스테이션이 있는 메릴 본 지역 방향 출구로 나와서 조금 걸으면 조지4세가 이 거리를 위해 리젠트 파크를 만들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리젠트스트리트의 우아한 원형도로에서 수없이 많이 늘어선 쇼핑거리를 만나게 된다.
말년은 그다지 썩 좋지 않았던 조지4세의 사치스러운 취향 덕분에 리젠트 스트리트와 공원은 오늘까지도 걸어보고 싶은 동선안에 포함되었었던 것 같다.
이제 해가 서서히 지면서 그림자가 깊게 드리우기 시작했다. 이 시간 쯤에 꼭 가봐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 스팟이 있다. 서둘러 언더그라운드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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