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이름 때문에 억울한 피해를 보는 대표적인 꽃이다.
'망초(亡草)'라는 어감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데 거기에 접두어로 '개-'가 붙어 있으니 꽃으로서는 참 답답한 노릇이겠다.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근대기에 미국에서 일본으로 건너오고, 구한말 일본의 뗏목을 타고 우리나라에 귀화해서 자리 잡고 살았던 앙증맞은 꽃이 있었다.
잡초라고 그냥 뽑아버리기에는 노란 속살에 하얀 드레스 꽃이 너무나 청초하고 아름다웠던 꽃.
108년 전 경술년 그 해. 온 백성이 나라 잃은 슬픔에 젖어 있을 때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이 꽃은 그 해 따라 온 나라를 온통 하얗게 수 놓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꽃을 희망할 망의 망초가 아니라, 망할 망의 망초의 의미로 [개망초, 개망풀]이라 불렀다.
이런 슬픈 역사를 간직한 꽃이 지금은 산이며 들이며 개천가에 무수히 피어있는 개망초들 이다.
개망초의 꽃말은 화해이다.
용서하고 화해하는 전제조건은 가해자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을 담아 용서를 구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했을 때, 용서를 할 수 있고 화해도 가능한 것이다
망초는 산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잡초이다.
키가 멀쑥하게 커 올라가서는 여러 줄기로 갈라져서 아주 작은 꽃을 피운다.
꽃은 눈에 거의 띄지 않을 정도로 작다
우리나라가 일제에 패망할 때 곳곳에서 이 식물이 번성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름을 망초로 지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또 다른 해석은 밭이 황폐해지면 맨 먼저 이 식물이 나타나 뒤덮는다고 해서 망초라고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그런데 개망초는 한 눈에 보아도 망초와는 전혀 다르게 생겼다.
키도 훨씬 작고, 꽃의 크기도 달라 가늘게 방사상으로 뻗은 꽃잎이 무척 예쁘다.
처음에 어느 누가 이름을 개망초로 불렀는지 꽃으로서는 원망스럽기도 할 것 같다.
개망초는 여름이면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일 것이다.
그만큼 번식력이 좋다는 얘기이다.
인간이 돌보지 않는 버려진 땅에서 왕성하게 돋아나 대지를 흰 꽃으로 화사하게 단장해 주지만 인간의 다정한 눈길을 받지는 못한다.
또 대부분은 무참히 잘려나가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아무 미련없이 새 순을 내미는 관대함과 생명력에는 경탄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