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65. 금식과 채혈
의사가 죠셉에게 한 달 후에 다시 한 번 체크하겠다고 한 날이 다가왔다. 8시간 금식을 하고 채혈을 하여 혈당을 보겠다는 것이다.
전 날 저녁을 6시에 먹고, 아침을 굶고 8시쯤 병원을 가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했다.
아침 일찍 카톡이 온다. 돈보스코 교수다.
"선생님, 오늘 병원 가시는 날이죠? 금식이라 아침 식사는 못 하신거죠?"
"잊지않고 챙겨주시네요. 고마워요. 엊저녁 6시 이후 안 드셨어요."
"병원 가시면 먼저 Laboratory로 가셔서 지난 번 의사가 준 서류 접수하면 빌을 줄거예요. 그걸 앞에 있는 Cashier로 가서 돈 내시고 영수증을 다시 레버러토리로 주면 검사 해 줄 거예요, 선생님 식사 못 하셨으니 되도록 일찍 가세요. Laboratory는 24시간 문 열려 있어요."
"알겠어요. 고마워요. 지금 가 볼게요." 대답을 하고 준비를 하는데 또 카톡이다.
"저희가 안 가도 되겠지요?" " 그냥 가 볼게요. 걱정 마요."
마치 못 미더운 늙은 부모를 챙기는 것 같아 우리 내외는 빙그레 웃는다. "복잡하고 큰 일도 아닌데 뭘."
차를 몰고 20분 쯤 가는데 내 전화가 또 울린다.
"선생님, 벌써 떠나셨어요? 병원 도착하면 기다리세요. 아무래도 저희가 가 보려구요."
기어이 그가 병원엘 온다고 한다. '그렇게까지 걱정 안 해도 될텐데....' 생각할수록 고맙고 기특하다.
먼저 도착한 우리가 의자에 앉아 내다보니 곧 그의 차가 들어온다.
Laboratory Department로 가서 서류를 내민다. 여직원이 마지막 식사 시간이 언제였느냐고 묻는다.
전날 6시 이후 금식했다고 자신있게 대답하자 그녀가 서류를 돌려주며 안 된다고 한다. 6시 식후 8시간이면 새벽 2시에 왔어야 한다는 것이다.
돈보스코가 빠르게 설명한다. 8시간 금식이라는 건 피검사 전 최소한 8시간 전까지는 공복이라는 뜻이지 꼭 8시간을 지키라는 건 아니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아가씨는 막무가내다. 이건 상식적인 문제라고 그녀를 설득시키다 못해 담당 의사에게 전화라도 해 보라고 사정을 한다.
우리 의사 하링은 오후 근무이기 때문에 그 시간엔 없다.
할 수없이 모든 책임은 우리가 지겠다고 사인을 하고 나서 채혈을 했다. 그녀는 그냥 행정직원일 뿐인데 왜 그리 융통성 없이 구는지 모르겠다.
돈보스코가 안 왔더라면 이 뜻밖의 사태에 우린 어찌 설명했을까 싶다.
첫댓글 그곳 병원에서는 그런 일도 있군요.
진짜 도와 주시는 분 아니면
정말 난처 할 번 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