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2세까지의 아마추어 한인 연주자와, 브라질 전문 연주자들이 함께 연주한
우리 민요,동요,가요,클래식...<브라질 어울림 음악회>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지난 25일(한국 시각 26일) 저녁 8시, 브라질 상파울루 성 베드로(Sao pedro) 시립극장에서는 환상의 어울림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청소년을 사랑하는 모임(청사모-단장:이도찬)의 한인 청소년 오케스트라 Three angels의 제 3회 정기공연의 막이 올랐는데, 이번 공연의 특징은 브라질 전문 연주자와의 협연으로 우리 민요, 동요, 가요와 정통 클래식이 어우러졌고, 또한 어머니 합창단의 합창, 청년 밴드 녹새풍의 가요열창, 어린아이들의 동요, 거기다 한인 마술사의 마술쇼까지 어우러진 종합 예술 공연 이었다는 점입니다.
마치 비디오로만 보던 한국의 <열린 음악회>처럼 모두가 오래간만에 근심 덜어내고 한 목소리로 화음에 취할 수 있었던 품격높은 음악회였습니다.
브라질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이 같이 한국 노래를 연주하고 객석에서는 한국 사람들과 브라질 사람들이 함께 흥얼거리며 보낸 음악회,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이 청사모는 한인 교포 청소년들의 인격형성과 여가 선용을 돕고 조국애를 함양시켜, 밖으로는 브라질에서 모범적 시민으로 자라게 하며, 안으로는 한국인의 긍지를 심어주고자 뜻있는 한인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운영하는 비영리단체로 5년 전 허름한 건물의 공간 하나를 임대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바이올린 무료 교습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다양한 청소년 문화활동들을 전개해오고 있는데, 이 Three angels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모두가 악기는 처음 잡아보는 아마추어들로 5~82세까지 폭넓은 연령층으로 이루어져있고, 매주 토요일마다 모여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악기만 자기 것일 뿐 교습과 공연 모두 무료로 진행되고 있으며, 첫 회 공연 때에는 활 올리고 내리는 것조차 제대로 맞지 않아 보는 저도 참 난감했었는데, 몇 년 사이 정말 놀라운 발전을 보이며 브라질 전문 연주자들과 협연까지 하는 모습에 다시 한 번 한국인의 은근과 끈기를 보는 것같아 박수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첼로, 플룻, 클라리넷, 섹소폰, 트럼펫, 북을 연주하는 브라질 친구들, 유명한 클래식 곡이야 많이 연주해보았을테지만, 뜻도 모르는 한국 민요, 동요, 가요 연주하면서도 정성을 다해 협연을 해주었습니다. 나중에 연주회 뒤에 한국 노래 연주해보니 어떻느냐고 물어보니깐, 뜻은 모르지만 음악은 느낌으로 전달되어 가슴을 울리는 몇 안 되는 예술 장르 아니냐며, 요새 계속 한국 노래들을 흥얼거린다면서 또 흥얼거리며 웃습니다. 무료로 공연까지 최선을 다해준 고마움에 가사 내용을 번역해줄까하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어설프게 문자로 쪼개는 것보다는 상상의 나래로 남겨두며 좋은 느낌을 오래오래 간직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아 저도 가사 없이 그저 같이 흥얼거리며 포옹으로 인사를 대신했습니다.
이 성 베드로 시립극장은 지은 지 90년 된 연주장이지만, 아담한 3 층 규모로 천장의 화려한 조명등과 마이크 없이 생소리로 연주음이 객석까지 잘 전달될 수 있도록한 음향 공법, 그리고 무대 가운데로 쑤욱~등장하게 만든 움직이는 무대까지(그런 무대 자주 봤지만 설마 90년이나 되었다는 이 극장도? 하고 놀랐답니다...ㅎㅎ) 연주회 장소 역시 멋진 어울림 무대에 한 몫을 단단히 해주었습니다.
이 기회에 시립극장 사용을 허락해준 브라질 상파울루 문화국 관계자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그러면, 어떤 노래들이, 어떤 연주 풍경들이 펼쳐졌는지 무대 속으로 좀 더 가까이 가보실까요?
멋진 하모니의 동영상은 아래에 올려두었습니다.
(용량 80M짜리로 이번엔 업로딩에 시간 좀 걸리더라도 간만의 고품격 연주회에 맞춰 화질도 고품격으로 만들었습니다.-헐, 1차 마지막 등록에서 실패하고 다시 2차 도전으로 총 5시간 걸렸어요...;; 그래도 아자~~동영상 등록 성공~~아쿄쿄쿄-
<다뉴브강의 물결>이나 <월털루 전쟁> <베토벤의.....>하는 클래식을 올릴까하다가 혹시 조는 분들 계실까봐 언제 들어도 따라 부를 수 있는 한국가요 -J에게-와 -사랑의 미로- 두
이민 와보면 최고의 명곡은 역시 한국 가요이더라고요....^^*)
그리고 사진 역시 4사람이 찍은 것이 여기에 함께 어울려 있습니다.
저는 동영상 찍느라 많이 못찍었는데 옆에서 멋진 카메라 들고 사진 찍고 있는 교포 사진작가 임경빈 씨와 헤나토 강 씨가 흔쾌히 사진 사용을 허락해주시고, 또 언제나 저의 든든한 친구인 하나로 닷컴에서 마술사 송호인 씨의 프로필 사진을 얻었습니다.
모두에게 또한 감사를 드리며,
자....첫 곡으로 요한 파헬벨(1653~1706)이 작곡한 <캐논 변주곡>으로 어울림 음악회의 문을 엽니다.
브라질 연주자들은 모두 전문 음악인들이지만, 이 Three angels 단원들은 정말 클래식 악기 처음 잡아보는 초보들로 이루어져 있다보니 그 이야기도 재미납니다.
이 박태성 할아버지는 올해 연세가 82세이십니다.
몇 년 전까지 저희랑 같이 테니스 시합을 하실 정도로 열정적이셨는데, 여든 넘기시면서 아무래도 테니스 시합은 젊은 사람들에게 민폐 끼치는 것같다고 고문으로 물러나셔서 한동안 못 뵈었더랬어요.
그러다 얼마 뒤 길에서 만나 "요즘 일도 다 자식들에게 물려주시고 심심해서 어떻게 지내세요?"하고 여쭈었더니, "나, 안 심심해, 오히려 너무 바빠서 밥 먹을 시간도 없어"하시는 거에요.
(.....노인네가.....뭘 그리 바쁘다고 그러시나.....)
했더랬는데, 세상에나 그 구부정하고 작은 몸짓,거기다 이미 살짝 굳어버린 손에 바이올린을 드셨답니다.
아이들 배우는 이 모임에 제일 열성으로 다니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하셨는데, 배우다보니 악보 읽기나 음을 제대로 내는 것이 어려워 내친김에 피아노까지 도전하셨다네요. 가족이 전하는 말에 따르면 새벽에 일어나 기도하고 난 다음부터 저녁 잠자리 들 때까지 하루 7~8시간씩 바이올린을 연습하신답니다. 어린 아이들이나 젊은 사람들은 노래 한 곡을 몇 시간이면 금방 따라 하지만, 연세 있으신 할아버지는 며칠을 연습해야만 겨우 자기 음 부분을 놓치지않고 따라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배움과 도전을 멈추지 않고 달려가시는 그 지칠줄 모르는 열정에 전 그만 두 손 두 발 다 들고 박수를 보내드렸습니다.
박태성 바이올리니스트 할아버지.....짱~~~~!!!!
할아버지, 제 4회 5회 공연 때도 더 멋진 모습으로 꼭 봬요~~~~^^*
이 귀여운 소녀는 올해 다섯 살.
아직은 바이올린이 무거워 보이지만, 한 살 두 살 더 먹어갈수록 아마도 일취월장 프로 바이올리니스트가 될듯....필요한 건 오로지 끈기와 열정뿐~~!!
<어머니 합창단-단장; 박윤숙>은 1988년 2월에 시작하여 40여명의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정기적인 자체 모임을 통해 민요, 가곡, 성가 등을 연습하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번 음악회에서는 <태평가><도라지><아침이슬><사랑으로> 4곡을 곱고 깊은 소리로 들려주셨습니다.
40여년의 긴 세월을 낯선 땅에서 사시면서 백발의 모습으로 서 계시지만, 고운 한복 차려입고 분 바르고 손 모은 모습 보니 꼭 봄바람 난 처녀들 마냥 곱고 아름다우십니다.
어머니들이 계셔 또 이렇게 저희가 든든해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 손자 손녀들과 함께 노래하시니, 좋으시지요?
이 두 소년은 형제, <형제는 용감했다~~!!> (평상시 보던 모습과는 완전 다른 모습에 제가 쳐다보고 또 쳐다보며 좀 놀렸습니다....ㅎㅎ)
이 두 소녀들도 친 자매인지 아마 사촌간인지.....아주 가까운 사이일겁니다.
여튼 여기엔 가족 단위의 단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민 사회에서 성공해보려고 밤낮으로 벌어먹는 거에만 신경쓰다보면, 정말 아차하는 사이 우리 아이들 어디서 어떻게 놀고 있는지 알 수 없게 되는 것 시간 문제입니다. 갈수록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언어로 (포르투갈어로), 아이들만의 공간에서 오래 머물다보면 부모나 어른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조차 찾아내기 어렵게 됩니다.
이런 좋은 문화 활동에 부모가 먼저 관심을 가지고 모임을 소개하고 악기도 배우다보면 자연스럽게 한국 아이들이랑 어울리며 그들의 속마음도 터놓고 가족 단위의 다양한 연령층 안에서 예절도 배우고 한국인으로의 정체성도 바로 세워갈 수 있지 않을까요.
또 여건상 악기를 배우거나 함께 하진 못하더라도 이런 공연에 데리고가서 함께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가는 것 역시 놓쳐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무료~~~~배우는 것도, 공연관람도 다 무료잖아요~~~^^*
바이올린 들고 있는 저 브라질 연주자는 이 모임의 바이올린 선생님인 호드리고입니다.
전문 바이올리니스트로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2시간씩 Three angels 단원들을 지도해주고 있습니다. 당연히 무보수로요.
오늘 베토벤의 -primavera-(봄)를 멋지게 연주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서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고 어울려 산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성공적인 이민생활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역시 감사를 전하며.....
앙증맞은 임예진, 안수빈, 김현경 세 소녀와 이윤지 선생님이 부르는 노래 들어보실래요?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파란 나라를 보았니? 천사들이 사는 나라"
트리 엔젤스......세 천사. 오케스트라 이름과 참 잘 어울리는 곡인듯해서 박수치며 목소리 크게 따라불렀습니다.
한인 청년 그룹 사운드인 녹새풍의 한국 가요 열창이 이어집니다.
녹새풍은, 보컬-용재훈,안성태, 키보드-이윤아, 베이스-최종인, 드럼-하덕윤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My way, J에게, 미소를 띄우며, 아,대한민국, 해후, 사랑이여- 한국 가요들을 객석과 함께 불렀습니다.
약간 아쉬운 것은 밴드가 너무 어두운 곳에 위치한대다 조명까지 비치지않아 멋진 연주 모습의 표정을 볼 수가 없었다는 것. 그래서 그런건지, 아니면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 기죽어서 그런건지, 그것도 아니면 서로 만나 연습할 시간이 적어서 그런건지 보통 때 보던 녹새풍의 넘치던 열기가 좀 누그러든 느낌이어서 적잖이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브라질 사회에서 인정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유일한 한인 청년 교포 마술사 송호인(32세)씨 를 소개하렵니다.
음악회 시작하기전에 여러가지 마술을 보여주었는데요.
송호인 마술사는 이미 브라질 공중파와 케이블 티비 그리고 대형 이벤트 공연 등으로 브라질 사회에서는 알려진 사람이지만 한인 교포들 앞에서의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랍니다.
"오늘 한국 분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무대라 많이 떨리네요. 특히 공연 내내 한국말로 해야한다는 것이 저를 더 긴장하게 하네요(웃음)"
12살에 이민 와서 이 곳에서 대학까지 포르투갈어로 공부하고 생활한 사람들이 갖는 두려움 중 하나가 바로 언어부분이지요. 마술사라고해도 어쩔 수 없나보지요?ㅎㅎ
그러나 전혀 어색함 없이 눈웃음까지 치며 능숙한 마술로 관객중 최고 미녀로 뽑혀 올라온 한인을 "어머나?"하고 놀라게 만들기도하고 아이들을 속이며 즐겁게 만들어주어,보는 내내 우리가 더 긴장했답니다.
눈을 볼 수 없는 남미 브라질.
그도 어린 시절 눈이 어떻게 생겼냐고 할아버지께 물었더니 할아버지가 냅킨을 잘게 잘라 하늘로 뿌리며 이런 게 눈이야....라고 말한 것이 생각난다며 할아버지의 냅킨가루 눈이 아닌 진짜 눈처럼 하늘로 종잇가루를 계속 뿌려주며 동화의 나라, 향수의 나라로 데려다주었습니다.
5년 전부터는 데이비드 카퍼필드 등 세계 유명 마술사들이 가입되어 있는 세계 마술인 협회 (IBM)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활발한 공연 활동과 신 개발 마술을 통해 한국인으로서 브라질 최고의 마술사가 되겠다며 자신감을 내보이는 송호인 마술사.
이렇게 다양한 브라질 주류 사회로의 진출 모습에 교민으로서 박수를 보내며 또 괜히 저까지 덩달아 즐겁고 당당해지네요. 구석구석 브라질 중심을 파고들어가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또 어울리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 힘이 막 납니다.......아자~~^^*
이번 공연의 지휘자인 이창일 씨 입니다.
그냥 한인촌에서 일로 만날 땐 못느꼈는데, 지휘봉 잡고 한국 연주자와 브라질 연주자, 그리고 4백여 관객 앞에서 한 목소리를 만들어가는 하모니의 리더로 중심에 딱 서니, 정말 멋져보입니다~~^^*
말이 쉽지 초보들과 프로 사이에서 화음을 만들어내려고 얼마나 고생하셨을지.....
지휘자와 모든 단원들, 그리고 이 공연을 위해 수고한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더욱 갈고 다듬어 더 멋진 공연으로 한국을 알리고 한국을 느낄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주길 기대합니다.
참, 한가지만 꼭 짚고가고싶은 것.
브라질 사람들만의 연주회나 공연일 경우, 혹은 관객이 브라질 사람이 많을 경우,
공연이 끝나면 꼭 모두 기립박수로 감사의 뜻을 표하고,
거기 한국 사람들이 섞여 있을 경우도 자연스럽게 따라 일어나 박수 치며 앙코르를 외치는데,
한국 사람들이 많을 경우는 공연이 좋아서 박수는 많이 치면서도 쑥스러워서인지 먼저 기립하지 않더라고요. 이번 공연 뒤에도 역시나 다른 사람들이 일어나지않으니 벌쭘해서인지 일어나지 않고 앉아서 그냥 앙코르만 외치고 말았잖아요.
좋은 공연에대한 감사의 마음, 최대한 표현하는 것 눈치볼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다음 공연 땐 자연스럽게 벌떡 일어나 박수 치며 앙코르 두 세 번 외치는 거, 잊지말자고요~~^^*
관객과 하나 되어 부르는 노래, 고품격 동영상으로 즐감하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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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랑의미로,J에게...이런 우리노래를 지구의 반대편에서 들을수 있다는데 마음 뿌듯합니다. 오늘은 그네들의 노래 쌈바를 할것이라니 이렇게 세계의 문화는 하나가 되나 봅니다. 감사합니다.
먼 이국땅에서 우리에것 을 긍지를 가지고 울려 퍼졌다는것이 마음 흐뭇 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