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두펌프의 추억
빛고운 김인숙
수도의 등장으로 인해
마당 저편으로 밀려난 작두펌프
할머니는 이것을
뽐뿌라 이름 하셨었다
냉장고도 없던 시절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작두펌프가 시원하게 쏟아내는
물 한바가지면
뼛속까지 시원하게 단번에
더위를 식혀주곤 하던 일이
흐뭇한 미소와 함께 떠오른다
해거름이면
밭일을 마치고 땀에 흠뻑 젖어
돌아오시는 아버지께서도
등목한번이면 저녁 한술 뚝딱 드시고
이내 곯아떨어지곤 하셨었다
물 한바가지 받고
흡족하게 쓸만큼 뿜어내주던
작두펌프의 후했던 인심
집안일로 스트레스가 많았던
그 시절 아낙들은
힘찬 펌프질을 해야만
물을 내어주는 작두 펌프 때문에
어쩔수없이 받아야만했던 스트레스를
하늘 저멀리 날려버렸는지도 모른다
톡 건드리기만 하면
나오는 수도물을 쓰고
버튼 하나로 시원하다못해
냉방병에 걸리게 하는 지금에
에어콘 바람을 맞으며
서서히 우리들 곁에서 멀어져가는
작두펌프를 새삼
추억하며 아쉬움에 지난날을 그려본다.
첫댓글 좋은글로 섬겨 주심 늘 감사 드립니다
좋은글로 창골산 봉서방 카페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글 넘넘감사합니다 옛추억에 우리 주님 맘 높이어 그립니다 오늘도 행복 하십시요
빛고운님의 고운 시향 감사합니다.
평안하시고 충만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