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부산 신규 아파트 '계약금 깎아주기' 마케팅
건설사, 청약률 높이기 묘책…통상 50%받거나 정액 책정
- 분양자 초기 부담금 확 줄여
- 전체 가격 변함없어 주의를
부산지역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을 준비하는 건설사들이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계약금을 낮추거나 정액제 도입 등 묘책을 짜내고 있다.
하반기 접어들어 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에 침체현상이 나타나자 계약자의 초기 부담금을 줄임으로써 청약 성적을 높여보자는 의도에서다.
이들 건설사들이 최근 주로 쓰는 마케팅 기법은 계약금 인하다. 대개 전체 공급가의 10%를 내게 돼 있는 계약금을 절반으로 줄이거나 일정 금액만 받는 정액제를 활용한다. 3억 원 아파트의 경우, 보통 3000만 원을 계약금으로 걸어야 하지만 이런 마케팅 활용 시 5%인 1500만 원만 내면 돼 소비자들의 부담이 확 줄어들게 된다.
청약 초기에 갑작스럽게 목돈을 들일 필요가 없어 집 마련이 훨씬 유리해지는 효과를 얻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체 분양가는 변함이 없는 데다 초기에 적은 돈을 내는 대신 나중에라도 잔금은 다 갚아야 하기 때문에 계약 조건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현재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는 부산신항 배후도시에 이지더원 아파트를 분양 중인 이지건설이 전체 공급가의 5%만 내면 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 달 내에 나머지 계약잔금인 5%를 추가로 더 내야 하는 조건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10%의 계약금을 지불하는 다른 아파트에 비해 소비자들에게 한 달가량의 여유를 준 셈이다.
부산 강서구 지사동에 협성DS엘리시안 아파트를 공급하는 협성과 DS종합건설은 아예 5%만 내면 추가 부담 없이 계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잔금으로 5%가 더 많은 35%를 내야해 입주 때 부담이 늘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오는 30일 본보기집을 열 예정인 현대산업개발은 부산 동래구 명륜2구역에 아이파크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계약금을 1000만 원 정액제로 책정할 예정이다.
공급가가 3억 원인 아파트라면 소비자가 져야 할 부담이 3분의 1로 경감된다. 하지만 이 아파트 역시 1개월 내에 나머지 계약 잔금을 모두 납부해야 한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부산 연제구 연산동 온천천변에 더샵 파크시티 아파트를 공급한 포스코건설 역시 계약 때 당시로서는 파격적이라고 여겨지던 1000만 원 정액제를 실시해 호응을 얻었다.
동의대 강정규(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청약률을 높이려는 건설사의 이 같은 마케팅은 불황기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