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로 세수 펑크 나자 금융계좌 정보 조회하며 세금 징수
2000년 거래 내역까지 추적 세금 미납 고객 은행 계좌 동결까지
중국 정부가 부유층의 해외 자산을 과거 거래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세금 징수에 나서고 있다. 해외 부동산과 주식뿐 아니라 귀금속과 암호화폐, 신탁, 보험에서 발생한 소득까지 조사 대상에 올렸으며, 일부 조사에서는 2000년 거래까지 확인하고 있다.
국가 간 금융계좌 정보를 공유하는 공통보고기준을 활용해 해외 자산을 파악하고, 일부 은행은 세금 납부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고객의 계좌를 동결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지방정부의 토지 매각 수입과 세수가 줄면서 해외에 자산을 둔 부유층으로 세금 징수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해외 신탁·보험까지 과세 범위 확대
중국 재정부와 국가세무총국은 지난 7월 24일 해외 신탁과 관련한 개인소득세 기준을 발표했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해외 신탁으로 이전할 때 자산 가치가 오른 부분에 20%의 세금을 부과하고, 신탁과 신탁이 지배하는 해외 법인에서 발생한 소득에도 매년 20%를 과세하는 내용이다.
2023년 1월 이후 해외 신탁으로 이전한 자산과 2026년 이전 신탁에서 발생한 소득 가운데 내지 않은 세금이 있으면 90일 안에 납부해야 하며 기한을 넘기면 연체료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외국 국적이나 해외 영주권을 취득했더라도 주요 경제적 이해관계가 중국에 있으면 중국 세법상 거주자로 판단될 수 있어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도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해외 보험 상품도 세금 징수 대상에 들어갔다. 베이징과 항저우 세무당국은 해외에서 가입한 보험 상품에서 발생한 이자와 배당에 20%의 개인소득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 운용 수단으로 이용해 온 홍콩 보험도 포함된다.
중국 당국은 국가 간 금융계좌 정보를 자동으로 교환하는 공통보고기준을 활용해 해외 계좌와 보험 정보를 파악하고 있으며, 일부 은행도 세무당국과 협조해 부유층 고객의 해외 투자 내역과 세금 납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일부 조사에서는 거래 내역을 2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확인한 사례도 나왔다. 다만 중국이 모든 해외 자산에 대해 2000년 이후 세금을 일괄적으로 소급해 부과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부동산 침체로 줄어든 세수
해외 자산에 대한 세금 징수가 강화되는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세수 감소가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2025년 예산 수입은 전년보다 1.7% 감소한 21조6,000억 위안이었다. 특히 지방정부의 주요 재원이었던 토지 매각 수입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2021년 8조7,000억 위안에서 4조1,500억 위안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부동산 시장에서 들어오던 수입이 감소하자 그동안 상대적으로 징수가 느슨했던 해외 투자 소득과 자본이득까지 적극적으로 확인해 세금을 걷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해외 부동산과 금융계좌에 이어 신탁과 보험까지 조사 범위가 넓어지면서 해외에 상당한 자산을 보유한 중국 부유층의 자산 관리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올해 들어 초고액 자산가 가운데 중국을 떠나기 위한 이민 절차를 시작한 사례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 당국의 조치는 해외 자산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별도의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 아니라 해외 자산에서 발생한 소득과 자본이득 가운데 신고하거나 납부하지 않은 세금을 찾아 징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