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2O
물水|물의 정체
사용상 안전성
섭취 살아가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되지만, 과량 섭취하면 흡수 지연으로 인해 두통, 경련 등을 일으켜 특히 운동 선수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
흡입 비독성. 폐의 폐표면 활성제를 녹일 수 있다. 물속에서의 질식사를 익사라고 한다.
비와 홍수 하늘에서 내리는 물을 비라고 표현하며 한꺼번에 많이 내리는 비는 홍수를 야기시키기도 한다. 물이 얼어 내리는 눈은 맞으면 위험하지 않다. 이따금 지구의 이상작용으로 바다에서 순간돌풍, 쓰나미의 해일을 일으키기도 한다. 피부 오래 담겨 있을 경우 피부박리가 생길 수 있다.
H2O
물의 분자
물은 화학식 H2O를 가지며 표준 조건(STP : 섭씨 25℃ 1기압)에서 무색 투명하고, 무취무미인 액체 물질이다.
생명을 유지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로 지구 위의 거의 모든 곳에서 발견되며, 지표면의 70% 정도를 덮고 있다. 물은 가장 보편적인 용매로 고체 상태인 것을 얼음, 기체 상태인 것을 수증기라고 부른다.
수소와 결합된 물의 분자
구성 물 분자는 두 개의 수소 원자와, 하나의 산소 원자가 공유결합을 하고, 이때 비공유 전자쌍이 공유 전자쌍을 강하게 밀기 때문에 104.5˚구부러진 굽은형 구조를 이루고 있다. 화학식은 H2O이다. 물은 극성 분자이므로, 좋은 무기 용매이다. 따라서, 극성 물질과 잘 섞이며, 염화나트륨과 같은 이온성 물질을 잘 녹인다. 그러나 무극성 물질과는 잘 섞이지 않는다. 물의 분자는 평상시에는 수소와 산소가 쉽게 분리되지 않으나 전기분해와 같은 강한 에너지를 가해주면 분리가 가능해진다.
존재 물은 지구에서 대부분 바다에 액체 형태로 존재한다. 인공적으로는 수소와 산소를 혼합한 뒤 방전을 일으켜서 만들어 낼 수 있다.
상태
고체 (얼음) 물 분자는 1기압 내에서 섭씨 0도, 화씨 32도에서 응결된다. 그런데 물이 응결할 때는 다른 분자들과는 달리 부피가 약 10%정도 증가하는데, 이는 물 분자 사이의 수소 결합이 강해지면서 육각구조를 만들고 이 사이에 빈 공간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다. 물의 밀도는 섭씨 3.98도에서 가장 높은데 그 이유는 온도가 더 내려가면, 물 분자는 얼음과 비슷한 육각구조를 만들어 약간의 빈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간은 얼음이 될 때에 생기는 것에 비하면 크지 않으나 여전히 밀도에 영향을 준다.
액체 (물) 물 분자는 상온에서 보통 액체로 존재한다. 액체 상태인 물은 섭씨 3.98도에서 밀도가 가장 높다.(1000kg/m3)
기체 (수증기) 물 분자는 섭씨 100도에서 끓어 기화된다. 100도에서 수증기의 부피는 액체 상태의 물 부피에 비해 약 1244 배 정도 증가한다. 한편 물은 다른 액체보다 끓이기 어려운데 이는 물을 끓일 때 쓰이는 에너지의 일부가 수소 결합을 끊는 데 쓰이면서 완충되기 때문이다.
성질 물은 화학적으로 많은 성질을 갖는다. 대표적인 성질은 수소 결합, 산과 염기의 생성, 그리고 금속과의 산화이다.
일반적인 성질
이름 물 IUPAC 이름 Water 화학식 H2O CAS 번호 7732-18-5 물리적 성질 상태 액체 분자량 18.01528 g/mol-1 녹는점 273.15K (0℃, 32℉) 끓는점 373.15K (100℃, 212℉) 밀도 1 g/cm-3 형태 무색 열화학적 성질 ΔHf˚gas -241.83 kJ/mol ΔHf˚liquid -285.83 kJ/mol ΔHf˚solid -291.83 kJ/mol S˚gas 188.84 kJ/mol S˚liquid 69.95 kJ/mol S˚solid 41 kJ/mol
수소 결합 수소 결합된 물 분자들수소 결합은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수소 원자가 약한 양이온의 성질을 띠고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강한 산소원자가 강한 음이온의 성질을 띰으로써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물은 극성 분자이고 이온 결합을 한 분자들이나 극성을 띠는 분자를 잘 녹인다. 한편 물은 높은 비열을 갖게 되는데 이 또한 수소결합에 그 이유가 있다. 물을 가열할 때 쓰이는 에너지의 일부는 수소결합을 끊는 데 쓰이고 따라서 물이 다른 분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열하기 어려운 것이다. 수소 결합으로 인해 물은 분자량이 비슷한 다른 물질에 비해 녹는점, 끓는점, 융해열, 기화열이 크다. 물의 비열과 기화열이 크다는 점은 생물체의 수분과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물보다 얼음의 밀도가 큰 것은 수소 결합에 의한 육각형 구조와 관련된다. 또한 표면장력과 모세관 현상도 수소결합으로 설명할 수 있다. 물은 다른 분자와 달리 그 점성에 비교해 표면장력이 큰데, 표면에 있는 물 분자가 공기 중으로 끌려가지 않고 내부에 있는 물 분자의 수소결합력을 받기 때문이다. 모세관 현상은 수소나 산소원자를 포함하지 않은 물질(예: 금속)에서는 잘 안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물이 모세관 현상을 일으킬 때 그 관을 이루는 분자와 수소결합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유리관을 이루는 유리는 SiO2이므로 수소결합력이 작용한다.)
산과 염기 물은 보통 금속류를 녹여 염기를 만들고 비금속류를 녹여 산을 만든다. 산과 염기의 기준은 양이온으로 하전된 수소 이온과 음이온으로 하전된 수산화이온이며, 수소이온이 많으면 산성이고 수산화이온이 많으면 염기성이며, 두 이온의 값이 0에 가까우면 중성이 된다. 대표적인 산으로는 염산, 질산, 황산 등이 있으며 이 3가지의 산은 모두 강한 산이다. 대표적인 알칼리(염기)로는 수산화나트륨, 수산화 칼륨, 암모니아수등이 있으며 3가지 모두 강한 염기이다. 한편 산과 염기는 수소이온이나 수산화이온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전해질이고, 이온 물질을 갖는 모든 물이 전해질이다.
금속과의 결합 및 부식 물은 산소와 함께 금속을 잘 부식시키는 성질이 있다. 철의 경우 반응성이 크나 직접적으로는 산소와 잘 반응하지 않으며 아주 천천히 산화철을 생성하게 된다. 하지만 물이 묻은 철은 상황이 다르게 되는데, 그 이유는 물이 철을 이온화 시키면서 전자를 내놓고 이 전자를 받은 산소원자가 양이온으로 하전된 철 분자와 결합을 하면서 이루어진다. 이 산화는 물기가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멈추지 않아 결국 속까지 모두 산화시키고 만다. 금속의 산화를 막기 위해 기름칠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기름과의 물과의 반발력을 이용한 것이다.
한국인들은 물을 신성스러워했으니, 물의 신성성은 정화수로 가장 강하게 나타났다. 정화수는 비나리의 상징이었다. 칠성단이나 여타 단을 모아 정화수를 떠놓고 비는 마음은 바로 인간의 신심을 잘 드러내준다. 가장 간단한 의례인 비손두 손을 비비면서 신에게 병이 낫거나 소원을 이루게 해달라고 비는 일에서는 다른 준비물 없이 정화수 한 그릇으로 족하였으니 물이 제의를 올리는 가장 초보적이고도 기초적인 정성물임을 알 수 있다. 맑은 정화수는 깊은 신심의 상징이다. 아침 일찍 남보다 먼저 물을 떠다가 지킴이를 모시는 의례에는 가족의 안녕을 비는 여성들의 염원이 잘 반영되어 있다.
전통시대 물의 세계관은 자연과 인간이 생명을 중심으로 공생하는 것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이른바 ‘문명개화’가 들어오면서 사람들은 물을 ‘학대’하고 물을 우습게 여기는 그릇된 자연관을 키우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의 뇌리 속에 물은 그저 이용할 것, 이용당해야만 하는 것, 이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따위의 당위성과 기능성으로만 자리 잡게 되었다. 물이 사람의 영혼을 떠나서 오로지 기능적 목적에 필요한 대상으로만 전락하였을 때, 물은 오염되기 시작하였다.
물에서 영성이 사라진 결과 우리들의 물은 참혹한 편향의 길을 걷게 되었다. 맑은 우물의 정화수 자체가 불가해진 마당에 오로지 생수(生水)란 이름의, 실제로는 절반쯤 죽은 물이 살아 있는 물을 대체하게 되었다. 몇 가지 예증을 통하여 선조들의 물의 세계관을 들여다본다.
‘마실 물’ 하면, 샘물에 대한 굳센 믿음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지역마다 곳곳에 샘물의 명소가 있어 그 중요성을 말해준다. 성스런 샘물, 병을 고쳐준 샘물, 신기한 샘물 따위의 별칭이 붙은 마실 물에 대한 관념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것이다.
마실 물로 빚는 선물 가운데 하나는 역시 술이다. 굿에는 제주를 올려야 했으니 아무 물로나 술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대개 산당 밑에 있는 당우물로 술을 빚은 후 제단 옆에 묻었다가 쓰는 조라술을 빚었다. 이제 제의적인 술, 제의적인 마실 것에 대한 인식은 영원히 사라지고 말았다. 흡사 제의적인 담배가 사라지고 기업화된 궐련만이 난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물의 제의성이 사라지고 그저 재료로서의 효용성만 남은 결과이다.
물은 잡스러움을 차단하는 장치다. 물은 마을굿을 올리기 전에 정갈하게 목욕재계를 행하는 방편이기도 하였다. 제관으로 선정된 사람은 아무리 추운 날이라도 찬물에 몸을 씻어야 했다. 물론 제를 올리기 직전에 손과 얼굴을 씻어 부정을 피하려는 것은 거의 본능에 가까운 것이었다. 마을굿에서 정수를 올리고 신칼로 물을 사방에 휘뿌려 액을 막는 일도 중요한 의식이다. 이러한 물의 제의성은 씻김굿에서 맑은 물로 망자의 넋을 씻는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목욕의 제의성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것이 아니다. 북구의 스칸디나비아에서 사우나가 발달한 것도 원래는 바이킹문화의 주술적인 목욕의례에서 발전해온 것이다. 게르만족과 켈트족은 여름이 시작됨을 축하하는 의식으로서 5월에 메이데이 행사를 열었는데 그중에서도 목욕행사가 중요했다. 샘물가에서 목욕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징적으로 5월에 피는 약초를 넣은 욕조에서 목욕하는 것도 포함하였다. 비슷한 축하행사는 6월에 열리는 세례요한의 축제일로 이어졌다.
청결을 금과옥조로 삼는 현대인들. 똥돼지문화에서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똥이 수세식 변소를 거치면서 자연을 더럽히고 있다. 반면 선조들의 똥은 자연으로 되돌려져서 자연과 함께 소멸되고 먹거리의 자양분이 되었다. 일방적인 오염과 주고받는 순환 중 무엇이 더 문명적이고, 무엇이 더 야만적인가. 적어도 선조들은 똥을 내버려 강물을 오염시키는 파렴치한 짓은 하지 않았다. 물론 하수정화처리시설을 거쳐야만 강물로 내보내는 것이지만,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비싼 대가를 치른 수세식의 역사는 유럽에서 시작되어 건너온 것이다. 화장실을 개천으로 연결하도록 하는 법령은 영국에서 처음으로 1815년에 실시되었으며, 1847년에는 의무조항이 되었다. 그 결과, 강은 서서히 썩어가는 쓰레기가 뒤덮인 개방된 하수구로 변하였다.
하수 시설과 상수 시설 간의 복잡하게 얽힌 문제는 19세기 후반 하수처리가 발달하고, 가정의 위생시설이 개선되고, 공공화장실 시설이 더욱 효율적인 지하 배수체계에 연결되고, 게다가 정수시설이 생겨나면서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1980년대 초반 무렵에는 주요 선진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정수시설을 거친 물을 마시고 있다. 이것은 하수시설로 오염된 수원의 물을 어느 정도 수준의 물로 만들어주는 기술적인 해결책이었다. 그 대신에 수질을 유지해주는 값비싸고 복잡한 생화학적 방법은 식수에 화학잔류물을 남김으로써 또 다른 오염으로 몸을 해치고 있다.
과거 전통시대의 물에 관한 생태관을 마냥 복고주의로만 바라보고 있을 수 있을까. 사태는 그렇듯이 한가롭지만은 않은 듯하다. 새로운 과학기술, 새로운 도시, 새로운 건설 그리고 특허와 유전공학의 발달 등에 힘입어 대지에는 ‘새로운 식민지’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식민지화된 토지와 숲, 강과 바다 그리고 대기권은 황폐화되고 오염되고 있다. 자본은 지속적인 축적을 위해 자연을 더욱 강하게 잠식해가고, 새롭게 잠식해들어갈 식민지를 끊임없이 찾아나서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자연과 관련된 비(非)서구적 전통과 관념이 다시 조명되어야 하고 미래가 보장되어야 한다. 비서구적 전통은 다양한 종의 진화, 다양한 삶의 공간이 공유되는 전통을 의미한다. 물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세계관이 새롭게 조망되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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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어머니의 뱃속, 자궁 안에서 최초의 생명으로 태어난다. 최초의 생명으로 태어난 인간을 둥실 띄워 감싸고 보호해주고 성장시켜주는 것이 어머니의 자궁 안에 담긴 양수(羊水)다. 양수는 바닷물의 성분과 아주 유사하다. 지구상에 최초의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30억 년 전쯤 원시바다 속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70퍼센트 정도가 물로 된 우리 인체에 함유된 원소가 바닷물의 그것과 아주 유사하다는 점에서도 최초의 생물이 바다 속에서 탄생했다는 것을 유추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분명해졌다. 양수, 바닷물, 몸 속의 물… 이 물들은 한 물이며 동시에 최초이자 최후의 물인 것이. 침대 속에서 어머니의 자궁 속 모습처럼 둥글게 궁글리기를 좋아하는가, 내[川], 강, 바다만 보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가. 태곳적 최초의 물이 당신 몸에 수놓은 기억은 이렇게 강렬히, 거센 추억으로 영원할 것이다.
할머니,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새벽에 몰래 바깥에 나가셨다. 첫 새벽, 처음 길은 우물물을 정성스레 대접에 담아 장독대에 올리고 무릎을 조아리셨다. 초와 물 한 그릇만으로 제상이 차려졌다. 소복 차림이시다. 저렇게 손을 비비시다간 지문이 뭉개지시겠다. ‘신령님이시여, 천지신명이시여…’ 세상 그 어느 소리보다도 작은 목소리에 뒤란 몇 평 공간이 소용돌이치는 듯했다. 무색, 무미, 무취의 작은 물 한 대접에 세상 그 무엇보다 크고 간절한 바람과 소망과 염원이 담기는 순간이다. 정화수(井華水)는 하늘에 바치는 물이었다. 지극한 마음을 담은 생명수였다. 마음의 얼룩을 닦아주는 정화(淨化)의 물이었다. 순수의 마음을 담은 향그러운 기운이었다. 하늘 땅을 두고 맹서하는 솔직함이었다. 미천한 인간을 하늘에 이어주는 매개였다. 우리 옛 여인들에게 정화수는, 삶의 간난(艱難)을 한없이 투명하게 비춰주는 간절한 진실이었다. 그런 정화수가, 정화수 올리는 여인네가 보기 힘들어진 시대가 됐다.
눈물. 육상에 사는 척추동물의 눈알 바깥 면의 위에 있는 눈물샘에서 나는 분비액. 사람의 경우에는 윗눈꺼풀 뒤에 있는 눈물샘 및 그 부근에 산재하는 액체. 각막과 결막을 적셔 이물을 씻어냄과 동시에 각막 상피에 포도당과 산소를 공급하고 감염을 방지함. 잠자는 동안은 분비되지 않으며 하루 분비량은 1~1.2밀리리터. 노인보다 젊은이가, 남자보다 여자가 분비량이 많고 생후 3개월 이내 아기는 울어도 나오지 않음. 물 98.5퍼센트에 나트륨, 칼륨 등의 염류와 알부민, 클로블린 같은 미량의 단백질 그리고 세상 그 누구도 알아낼 수 없는 복잡한 성분으로 구성됨. 눈물샘은 삼중으로 신경의 지배를 받고 있으나 슬플 때에 다량의 눈물이 나오는 이치는 알려져 있지 않음. 그렇지, 복잡한 감정선을 건드리며 나오는 인간의 눈물을, 그 성분을 과연 누가 다 알아낼 수 있을까? 그런데 이 아프리카 소년, 이토록 슬픈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얼음이 물에 뜬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물질 중에서는 아주 특별한 예외에 속한다. 물질은 기체에서 액체, 고체로 되어 가면서 분자의 간격이 좁아져 그 거리가 완전히 없어지면서 밀도가 높아지는 게 일반적이다. 기체, 액체, 고체 순으로 무거워지는 이유다. 따라서 액체 상태의 물질 속에 고체를 넣으면 가라앉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된다. 그런데 물에 와서는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물은 고체 상태인 얼음으로 되면서 분자와 분자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고 액체보다 틈새가 큰(밀도가 작은, 가벼운) 결정(結晶)이 되는 것이다. 얼음이 물에 뜨는 것도, 틈새 속에서 언 얼음이 바위를 가르는 일도 상식에 반하는 물의 이런 성질 때문이다. 이렇게 물은 오늘날 지구 존재의 필수 조건이 되었다. 바위를 가른 얼음 때문에 흙이 만들어지고, 물에 뜨는 얼음 때문에 생물은 얼어 죽지 않고 추운 겨울을 무사히 난 후 새로운 땅 위에 새 생명을 틔울 수 있게 되었다.
지구 표면은 약 70퍼센트가 물로 덮여 있으며 바다의 평균 수심은 약 4,000미터에 이른다. 육지의 돌과 흙을 모두 바다에 메우면 지구는 대략 3,000미터 깊이의 물로 뒤덮인 물 덩어리가 된다. 바다에서는 1년 동안 1미터 정도 수위가 내려갈 만큼의 물이 증발되지만 또 그만큼의 물이 비와 눈으로 내려 일정한 수위를 유지한다. 바닷물의 부피는 지구 전체 물의 97.4퍼센트나 되며 민물은 2.6퍼센트로 그중 2.01퍼센트가 남북극의 얼음으로 존재한다. 민물 가운데서도 인간이 이용할 수 있는 물은 지구 전체 물의 0.003퍼센트에 불과하다. 이 정도라도 지구 표면에 균등하게 분포되어 있다면 물 부족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상시적으로 물 부족을 겪고 있는 건조국가들의 담수 보유량은 전 세계의 2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주로 아프리카와 근동지방에 집중된 15억 명 정도의 세계 인구가 물 부족, 식수 부족으로 삶을 위협받고 있다. 수 킬로미터를 걸어가야 겨우 구정물 한 동이 뜰 수 있는 사람들이, 물 구하는 일이 하루 일상의 대부분이 된 사람들이 아프리카에서는 계속 늘고 있다.
바닷물 1킬로그램을 전부 증발시키면 약 30그램 정도의 백색 고체가 남는다. 여기에는 마그네슘, 칼슘, 칼륨 등도 포함되어 있지만 대부분 염화나트륨을 성분으로 한다. 소금이다. 30억 년 전의 바다에서나 지금의 바다에서나 이 소금의 성분은 대동소이하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게 소금은 생명 유지에 직결되는 필수 물질이다. 인간의 혈액 속에는 0.9퍼센트 정도의 염분이 있으며, 성인의 경우 매일 10~15그램 정도의 소금을 섭취하지 않으면 탈수증으로 하루도 버티기 힘들어진다. 단식 투쟁을 하는 투사도 한 줌의 소금과 물 없이는 하루도 버티지 못한다. 바닷물에서 남겨진 잔해가 인간의 목숨 유지에 이토록 끔찍한 역할을 하는 것을 보니 바다가 인간의 고향인 것만은 분명하다. “현무암보다 오래된 물의 육체를 물고 늘어지는/ 저 땡볕을 보아라/ …/ 햇빛이 키우는 것은 단 하나다/ 한 방울의 물마저 탈수한 끝에 생긴/ 저 단단한 물의 흰 뼈들….(장석주, 「소금」 부분)” 그렇다 바다는, 소금은, 생명과 인간과 문명을 일으켜 세운 세상 모든 단 하나의 단단한 등뼈인 것이다.
고여 있는 물은 썩는다. 물을 썩지 않게 하는 방법은 미생물을 박멸시킨 후 완전한 밀봉 상태로 두는 일뿐이다. 과학적 실험이나 의약품 제조 외에 일상 생활 중에 그러한 일은 거의 필요하지도 않고, 일반인들은 그렇게 하기도 힘들다. 물 속에 존재하기 마련인 미생물로 인해 당연히 썩는 물, 그러나 물은 썩지 않을 수도 있다. 아니 물을 썩히되 이롭게 썩히는 것이 있으니 발효(醱酵)가 그것이다. 술, 젓갈, 장, 김치… 발효를 이용한 빛나는 ‘우리’ 음식들에 와서 드디어 물은, 썩어도 썩지 않게 된 것이다. 2년 전에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열린 ‘골동 농어업 예술품 전시회’에 경기도 여주의 한 농가의 간장이 출품됐다. ‘최소 60년 이상’이라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일본의 한 교포가 5,000만 원에 사겠다고 했다. 이에 감정위원회에서는 ‘일본에 팔 땐 제값을 받아야 한다’며 1억 원을 제시했다. 오래된 물이 황금물이 되는 순간이었다.
좋다, 즐거움이다, 치료다, 휴식이다, 용서다, 평화다, 영원이다, 기적이다, 기쁨이다, 땅이다, 생명이다, 상쾌함이다, 쾌락이다, 은혜다, 축복이다, 샘이다, 착하다, 눈[雪]이다, 눈물이다, 자유다, 소리다, 비밀이다, 영혼이다, 푸름이다, 새로움이다, 생성이다, 곡선이다, 여인이다, 순수다, 물결이다, 파랑이다, 아득함이다, 흐름이다, 전쟁이다, 무서움이다, 최강이다, 겸손이다, 둥 이다, 높다, 여유다, 적응이다, 고향이다, 참을성이다, 녹임이다, 전체다, 바다다, 달이다, 변신이다, 목마름이다, 맑음이다, 고요다, 잔잔함이다, 처음이다, 시원함이다, 어짐이다, 육감적이다, 욕망이다, 갈구다, 애원이다, 정기다, 새로움이다, 낮음이다, 태초다, 우주다, 가벼움이다, 무거움이다, 길다, 깨끗함이다, 정직이다, 아름다움이다, 움직임이다, 반짝임이다, 덧없다, 변화무쌍이다, 장관이다, 길이다, 마음이다, 웃음이다, 사랑이다, 물은. 그리하여 물은 모든 것이다, 세상 단 하나의 신비,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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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녹여 주마! 용매계의 실력자 물은 어떤 용매보다도 많은 물질을 용해하는 능력이 있다. 다시 말해 뭐든 잘 녹인다는 것. 그 덕에 우리는 커피, 코코아, 각종 차 등 온갖 종류의 맛이 나는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또 영양분을 몸 구석구석까지 공급하는 혈액, 필요 없는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소변과 대변 역시 무엇이든 잘 녹이는 물이있어 가능하다. 자연에서도 물은 유사한 방식으로 요긴한 운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열을 간직한 물, 열을 앗아가는 물 바닷가 지역은 계절에 따른 온도 차가 크지 않은 것이 보통인데, 열을 간직하는 물의 성질 때문이다. 물은 철의 10배, 공기보다는 무려 400배의 열 저장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와는 상반되게 열을 앗아가는 성질도 있는데, 증발할 때 많은 에너지를 써서 주변 온도를 낮춘다. 한여름 소나기가 한 차례 지나고 나면 한결 공기가 시원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열을 저장하고 소모하는 물의 성질은 우리 몸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수분은 미생물의 활동 무대 기름을 제외한 모든 음식에는 물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 비율이 높을수록 상하기 쉽다. 물은 미생물에게도 유용한 먹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조나 훈연같이 물의 비율을 줄여 음식의 보관기간을 늘이는 저장법이 생겨났다. 설탕이나 소금에 절이는 저장법도 효과가 있는데, 다른 성분(당분이나 염분)과 결합한 물은 미생물이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증류수가 아닌 이상 깨끗한 물이라 해도 미생물에 오염될 수 있으므로 설거지 후 식기에 묻은 물기를 제거하면 여름철 세균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온도 따라, 기압 따라, 그때그때 달라요 물이 섭씨 0도에서는 얼어서 고체가 되고, 섭씨 100도에서는 증발해 수증기가 된다는 것은 일반상식. 하지만 실제로는 섭씨 0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얼음이 어는 경우도 많다. 또 높은 산 등 기압이 낮은 곳에서는 끓는 점도 함께 낮아진다. 물은 얼음이 되면 10퍼센트, 수증기가 되면 1700배 정도 부피가 커질 뿐 아니라 같은 액체 상태에서도 온도에 따라 밀도가 다르다. 물의 밀도가 가장 높아져 부피가 작아지는 온도는 섭씨 3.98도. 3.98도 이하의 찬물은 얼기 전부터 서서히 얼음과 유사한 육각구조로 변해 부피가 커지면서 사람 몸의 세포가 좋아한다는 육각수가 된다.
물의 별, 지구 지구는 약 70퍼센트가 물로 덮여 있는 물의 별이다. 바닷물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그밖에 강, 호수, 연못 등 담수와 공기중의 수분, 구름의 형태로도 존재한다. 또 온갖 생물과 음식에도 상당량의 물이 포함되어 있다. 말하자면 지구 어디를 가나 우리는 물에 둘러싸여 있는 셈이다.
물이 많아 살기 좋은 지구 지구상의 물은 끊임없이 순환하며 살기 좋은 환경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바다와 지표면의 물이 증발해 구름을 이루고, 그 구름이 비가 되어 대지를 적시고, 대지를 적신 수분의 일부는 강이 되어 바다로 가고, 그 과정에서 일부는 다시 증발해서 구름이 되는 순환을 계속하며 온도조절과 생명의 순환에 기여하는 것이다. 지구가 다른 별과 달리 평균적으로 온난한 기후를 유지하는 것도 70퍼센트 이상이 바다로 뒤덮여 있기 때문이다. 도심의 여름에 열대야가 자주 나타나는 것은, 시멘트와 아스팔트가 흙과 달리 물을 간직하지 못하고 흘려 보내기 때문에, 수분이 증발하면서 달궈진 지면의 열을 앗아가는 순환이 일어나지 못하는 까닭이다.
지구 오염의 시작과 끝은 물 물은 대부분의 물질을 녹여 운반하는 성질이 있다. 따라서 모든 오염은 곧 수질오염으로 이어지고, 수질오염은 지구를 걷잡을 수 없이 오염시키게 된다. 자동차, 공장 등이 뿜어내는 공기 중의 오염물질이 비와 함께 내려 토양을 오염시키고 다시 강과 바다로 흘러드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땅과 바다가 오염되면 식물과 해양생물이 오염되고, 그 영향은 고스란히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인간에게 돌아온다. 폐수로 물이 오염되거나 토양이 오염되는 경우도 물의 순환구조 안에서 결국은 마찬가지 결과를 낳게 된다.
물이 없으면 인간도 없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물을 포함하고 있으며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성별과 나이에 따라, 건강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인간의 몸 중 약 70퍼센트가 물로 이루어져 있다. 여자보다는 남자가, 노인보다는 어린이가 물의 비중이 높은데, 여자 몸에 수분이 적은 것은 몸에 지방이 많기 때문이다. 인간은 음식 없이 물만 마셔도 한 달 이상 살 수 있지만 물을 마시지 않으면 단 며칠도 살 수 없다. 물이 체중의 2퍼센트 부족하면 갈증을 느끼고, 4퍼센트 부족하면 심박수가 급증하는 등 몸에 이상이 생기며, 6퍼센트가 부족하면 생명이 위독하다.
건강을 위해, 매일 2리터씩 물 마시기 성인은 하루 평균 체중 1킬로그램당 35그램의 물을 사용하며, 물 섭취량도 그와 비슷하다. 그중 순수하게 음료로 마시는 물의 양은 보통 1리터 정도. 그렇다면 1리터만 마셔도 되는 물을 왜 2리터나 마시라고 할까? 물은 부족한 것보다 과한 것이 백 번 낫기 때문이다. 단 신장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 너무 많은 물은 신장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내장이 튼튼해지고, 건조한 겨울철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평소 물을 적게 마시던 사람도 의식적으로 많이 마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많은 물을 마시는 습관을 가질 수 있다.
물속에 있으면 저절로 운동이 된다 물 속에 들어가 있으면 물통을 들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온몸이 물의 무게를 감당하는 셈이 된다. 여성이 물속에 목까지 담그고 있을 때 받는 전체 압력은 1,300킬로그램 정도. 이런 이유로 물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운동이 될 뿐 아니라 혈액순환과 지방분해를 촉진하는 마사지 효과도 있다.
물|한반도의 큰 강江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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