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화 후 파산 700건 돌파… 선수 협박에 경기 조작까지 기승
의대생도 차에서 자는 신세… 온타리오주 규제 칼 빼들어
캐나다에서 온라인 스포츠 도박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과도한 빚과 개인 파산, 도박 중독에 따른 피해도 함께 늘고 있다.
온타리오주가 2022년 민간 온라인 스포츠 도박과 카지노 시장을 개방한 뒤 휴대전화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돈을 걸 수 있는 환경이 자리 잡았고, 최근 1년간 합법 온라인 도박 시장에서 오간 판돈은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개인의 경제적 피해뿐 아니라 선수에 대한 협박과 경기 조작까지 발생하면서 도박시장 확대에 맞춰 이용자 보호와 스포츠 경기의 공정성을 지킬 제도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온라인 판돈 1,000억 달러 넘어
온타리오주는 2022년 4월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민간 온라인 도박 시장을 열었다. 이후 온라인 스포츠 베팅과 카지노 게임을 제공하는 업체가 빠르게 늘면서 시장 규모도 함께 커졌다. 최근 1년 동안 온타리오주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되는 온라인 도박 사이트에 들어간 판돈은 1,030억 달러에 달했고, 사업자들이 거둔 매출도 40억 달러를 넘어섰다.
온타리오주의 온라인 도박 시장은 출범 이후 계속 성장해 북미에서도 규모가 큰 시장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온타리오주 온라인 도박 관리기관 자료를 보면 시장 출범 이후 2024~2025 회계연도까지 누적 판돈은 이미 1,820억 달러, 총게임수익은 64억 달러에 달했다. 2025~2026 회계연도에도 시장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앨버타주도 민간 온라인 도박시장 개방을 추진하면서 캐나다에서 합법 온라인 도박을 둘러싼 논의는 다른 지역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기존 불법·해외 도박 사이트 이용자를 규제 안으로 끌어들여 소비자를 보호하고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반면 도박 접근성이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중독과 빚으로 이어지는 사람도 함께 늘 수 있다는 문제가 뒤따른다.
휴대전화로 24시간 베팅… 빚·파산으로 이어져
온라인 도박이 과거 카지노나 복권과 다른 점은 접근성이다. 별도의 장소를 찾아갈 필요 없이 휴대전화에서 계좌를 만들고 돈을 입금하면 스포츠 경기뿐 아니라 온라인 카지노에도 바로 돈을 걸 수 있다. 이용 시간에도 사실상 제한이 없어 일상생활과 도박 사이의 경계가 크게 낮아졌다.
실제 과도한 도박으로 수십만 달러를 잃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의대에 다니던 한 이용자는 수년 동안 휴대전화로 스포츠 베팅과 온라인 카지노를 이용하면서 약 40만 달러를 잃었고 결국 일정한 거처를 잃어 차량에서 생활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도박으로 빚을 감당하지 못해 개인 파산 절차를 밟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온타리오주에서 도박이 원인으로 기록된 개인 파산 신청은 합법 온라인 도박시장 개방 이전 연간 100~200건 수준에서 지난해 727건까지 증가했다. 도박 문제와 관련한 상담 수요도 늘면서 시장 성장에 비해 중독 예방과 치료를 위한 제도가 충분한지를 둘러싼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선수에게 협박… 경기 조작 사건까지
온라인 스포츠 도박의 영향은 개인의 경제 문제에 그치지 않고 경기 현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승패뿐 아니라 특정 선수가 몇 점을 넣는지, 몇 개의 리바운드를 잡는지처럼 개인 기록까지 돈을 걸 수 있는 상품이 늘면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선수에게 소셜미디어로 욕설이나 협박, 인종차별성 메시지를 보내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프로농구에서는 실제 경기 내용에 영향을 준 사건까지 나왔다. 전 토론토 랩터스 선수 존테이 포터 씨는 자신의 건강 상태와 관련한 내부 정보를 도박 관계자에게 전달하고, 베팅 결과에 영향을 주기 위해 경기 출전 시간을 의도적으로 제한한 사실이 NBA 조사에서 확인됐다.
한 도박 참가자는 포터 씨가 예상보다 낮은 기록을 낼 것이라는 데 8만 달러를 걸어 최대 11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베팅을 하기도 했다. NBA는 2024년 포터 씨를 영구 제명했다.
포터 씨는 이후 관련 형사사건에서 유죄를 인정했으며 현재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사건에 연루된 다른 도박 참가자에게는 올해 징역형이 선고됐다. 합법 스포츠 도박이 프로스포츠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실제 선수가 경기 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경기의 공정성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도박 광고 제한하고 계정 차단 강화
온타리오주는 온라인 도박에 따른 문제가 이어지자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운동선수와 유명인을 이용한 도박 광고를 제한하고, 도박을 끊으려는 이용자가 여러 사업자의 계정을 일일이 막지 않고 허가받은 온라인 도박 서비스에서 자신을 한꺼번에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추진하고 있다.
연방 차원에서도 스포츠 도박 광고를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경기 중계와 경기장, 소셜미디어에서 도박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특히 청소년과 도박 경험이 적은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도박 합법화 이후 캐나다에서는 거대한 합법 시장이 만들어졌지만 그만큼 개인 부채와 파산, 중독 문제부터 선수 보호와 경기 공정성까지 새로운 과제도 함께 생겼다. 온타리오주에 이어 다른 주에서도 민간 온라인 도박시장 개방이 추진되면서 앞으로 시장 확대와 이용자 보호 사이에서 어느 수준까지 규제를 강화할지가 주요 쟁점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