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데리고 아직 문을 열기 전인 애견샾 근처 공원에서 산책을 즐겼다.
미세먼지 때문에 깊은 호흡을 하기는 부담스러웠지만 따듯한 기온이 산책하기엔 무리가 없었다.
털을 깎은지 오래되어 곰탱이가 된 강아지 윙크.
2시간 후 요렇게 되었다.
서산 갯마을을 둘러보는 연결편으로 태안 해안국립공원을 천천히 둘러볼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출발했다.
차에 잔차를 엎고 태안 소원면까지 이동 하는 중, 팔봉산 전경을 보니 미세먼지가 심하긴 한 것이 일회용 방진 마스크를 챙겨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원면에 차를 세워두고 애마를 몰아 송현리에 접어들어 파도리 쪽으로 길을 잡는데, 등산로 표시에 "담배산" 이라는 산 이름이 재미있다.
오후 2시가 되어 시작된 짧은 여행이라 이미 서산으로 기우는 해볕이 미세먼지 안개가 가득한 배경을 또 다른 색감으로 채우고 있다.
사리 물때라 그런지 바닷물이 많이 빠지고 능쟁이(칠게) 구멍들이 엠보싱 화장지 마냥 갯뻘에 문양으로 채우고 있었다.
나는 염부장 아들이다. 어려서 염부쟁이 아버지 따라 염전을 옮겨가며 많은 시간을 보낸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염전을 보면, 애증의 기억 혹은 추억 이랄 수 있는 감정들이 올라 오곤 한다.
염전을 지나오니 파도리를 알리는 홍보물이 있다. 바지락에서 게르마늄이 나오는 모양이다. 시원하게 뻗은 국도가 한때는 오토바이로 폭주를 즐기던 어릴쩍 피를 끓어 오르게 하여 달리기 시작했다. 바퀴에서 웅 소리가 요란한 게 로드바이크를 타고 달리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2~3 킬로를 시원하게 달리니 파도리 마을에 도착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큰 교회인데, 교회가 커서 그런것이 아니고, 삐뚤어진 십자가가 눈이 안갈 수 없고, 상처 잎은 십자가는 나의 상상을 자극하고 있었다.
통개항을 지나 지도상 남한의 서해땅 끝 파도리의 꽃섬을 향해 아치내길을 따라 가는데, 산 초입 오목거울 속에서 내 모습이 순식간에 지나가, 잔차를 다시 돌려 세우고 셀프샷으로 나름 멋지게 한컷 한다.
파도리 답게 파도 소리가 크게 들리고, 펜션들 넘어로 동해 같은 서해의 큰 바다가 보인다.
비포장 흙 임도를 따라 급 오르막 내리막을 몇번을 반복하니, 홍성 오서산 오르는 것과는 비교를 할 수 없지만, 숨이 차고 나름 허벅지에 부하가 걸리는 것이, 중심 잡기가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큰 소나무 사이로 동해 바다에서 들릴 법한 파도 소리가 가뿐 숨을 시원하게 달래 주었다.
지도상 남한의 서해 땅 끝이다.
물때를 맞추어 도착하지 못해 꽃섬으로 건너 가지는 못했다.
사리 물때의 엄청난 해류 소리와 파도 소리 조금 흐리긴 하지만 그래도 시원한 낙조를 품은 대양의 그림이 스트레스를 날려 주기에 충분했다.
파도리 해수욕장을 따라 서해의 파도를 잠시 즐기고, 모항리 염전을 갈때 와는 반대로 끼고 내달리는데 물이 빠졌던 갯가에 어느새 밀물이 가득 차고 때를 놓치지 않는 망둥이 낚씨꾼들이 낙조를 즐기며 태양을 안고 있었다.
계획보다 더 긴 시간이 필요한 태한해안국립공원 여행이었다.
내가 잘 아는 동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동차로 가서 보는 곳과 자전거로 여행하는 멋은 하늘과 땅 차이 만큼이나 컸다.
그 만큼 즐겁고 활기찬 하루를 보낸 것에 감사한다.
첫댓글 즐감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잔차 타는게 즐거운 취미라 힘들어도 재미 있는 일이죠 ^^ 감사합니다.
혼라 즐기셨고만~ㅎ
간간이 소식 반가원요
제 성향이 혼라 여행을 더 즐기는 것 같네요, 모임에 같이 동행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간간히 들려서 소식은 보고 올리고 가능하면 동참도 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