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강하고 확실한 어조로
동성혼을 반대한다고 하시긴 했네요
저는 문후보님 지지자이기도 하고 동성애자에요
그리고 전 5년 만나던 애인하고 얼마전에 완전히 헤어졌죠.
어떤 것도 법제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도 없고,
뭔가 해결이 될 때까진 저희는 끝까지
친구인 척 연기를 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
밖에서 사랑하는 사람 손을 한번 잡는 것도 참 오래걸렸고
한번 잡아도 눈치도 참 많이 보고 그랬죠
내 예쁜 애인한테 가볍게 뽀뽀 한번 해주고 싶었어도
그러질 못했어요 부담스러워 할까봐요.
그런 행동이 서로에게 자연스러워지기까지 오래걸렸어요.
기쁜 일이 있고 암만 행복해도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도 없고 함께 기뻐할 수도 없었죠
그렇게 사람과 사회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것
그게 그 친구에게는 너무나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고
제가 그런 일로 힘들어할까봐 본인이 힘든 건 말도 못하고
혼자 속으로만 끙끙 앓다가 지쳐버렸어요
그래서 저희는 헤어졌죠.
제가 늘 얘기했어요 내가 남자였음 너랑 벌써 결혼했다고요.
그만큼 가치관 성격 취미 모든게 서로 꼭 맞고
저흰 다투는 일이 생기면 늘 대화로 풀었어요
크게 싸우지도 않고 참 잘 사귀었었죠..
어떤 사람보다 더 잘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리고 정말로 그 생각대로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어요.
그 친구 본인도 알고,
적게나마 저희 사이를 알던 친구들도 다 알아요.
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다들 적지않게 충격도 받았고요.
그래서 지금도 그 친구가 어떤 사람을 만나던
늘 제 생각을 할 거라고 믿어요 분명 그럴거고요.
지금도 많이 힘든데 어쩔 수가 없어요
그 친구가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를
누구보다 제가 더 잘 알고 있으니까요..
제가 그렇게 금이야 옥이야
아끼고 사랑하던 사람이었고,
제가 인격적으로 스스로 조금이나
더 성장할 수 있게 해준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저희 둘의 결말이 이렇게 끝나버렸다는게
너무나 힘들고 괴롭고 사무치도록 억울하지만
제가 어떻게 할 방법은 없죠 ㅎㅎ
그래서 제가 지지하던 문후보님이
저렇게 강경한 말투로 동성혼을 반대 합니다.
라고 발언하시는 걸 듣고 사실 좀 슬펐습니다.
법이 있어야 차별도 사라진다고 생각하고
차별금지법도 좋은 내용이지만
성소수자인 저에게 동성혼 합법 이라는 것은
잘못된 상식과 지식에 의거한 폭력이 잘못된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사람들이 아무리 차별을 하면 안된다, 라고 할 지 언정
성소수자를 무작정 싫어하는 사람들 귀엔 들리지 않아요
오히려 아무리 차별하면 안된다고 해도
너희들은 보통 사람들은 할 수 있는 결혼도,
또 그로 인해 받는 법적인 보호조차 받을 수 없다며
그러니까 동성애자는 잘못된거다 란 논리로
도돌이표처럼 얘기가 돌아오니까요.
그런 사람들에겐 좋은 이유와 논리가 되어주죠...
하지만 사람들의 사회적 합의없는 법제화는
누군가에겐 또 다른 폭력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다고 해서 다 할 수 있었으면
이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엉망진창이었겠죠...
다른 분들 말씀처럼 더민주에는 성소수자들을
대변해주시는 의원분들도 계시고
그리고 본인을 어필할 수 있는 1분이란
귀한 시간을 소수자들을 위해 쓰신
심상정 후보가 있는 정의당도,
어찌됐든 야권이란 이름 아래
사회를 바꿔야 한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두 당이 뜻을 같이 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당장 문후보님이 동성혼을 반대한다 해도
그게 당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뜻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TV에 나와 되도 안되는 에이즈 괴담이나 퍼뜨리는
홍모 아저씨 같은 사람과 또 뜻을 같이 하는
혹은 그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 성소수자들의 인권은
더더욱 바닥까지 떨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전 적어도 토론과 대화가 가능한 사람을 뽑고 싶어요.
차별을 해선 안되지만 동성혼은 반대한다...
상당히 모호하고 모순되는 발언이지만
정권교체가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에서
제 1야당의 대권후보가 "동성혼 찬성합니다..!!!"
라고 한다면 정말로 그땐 일이 심각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가뜩이나 바닥 한번만 흘끗 쳐다봐도
별 말도 안되는 기사가 쏟아지는 가장 견제받는 후본데
어마어마한 영향력과 표심을 가진 사람들이
질색팔색하는 동성혼 합법화에 대한 대답을
기다 아니다로 말했다간...어휴....
저는 상상도 하기 싫은 상황이 떠올라요.
물론 제가 믿는 대권후보로서 사실이 아닌건 아니다
라고 단호하게 얘기해주셨음 바라기도 하고
그리고 어떠실진 모르지만 당장의 대권만 바라보지
마시고 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발언을 하셨음 좋았겠다 란 생각도 하지만...
변화가 있어야 그 안에 또 여러가지 변화를 이룰 수 있으니-
저 애매한 워딩 안에 그런 여러 갈등이 있다고 느껴져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그래요.
그래서 지금 제 개인의 상황과 겹쳐지면서
서운함과 실망감도 조금 들다가도
또 그렇게만 볼 문제는 아니다 란 생각도 들고
속으로 울다 웃다 참 왔다갔다 하게 되네요.
요샌 좀 얼이 빠져있는 거 같아요-
제 정신이 아닌 거 같기도 하고요 ㅎㅎ
부디 언젠가는 이런 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상이 왔음 좋겠네요.
첫댓글 제가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건진 모르겠지만, 문 후보는 벽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줄줄 아는 사람이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말씀하신거처럼 지금은 ㅠㅠ 선거를 위해서 저게 최선인거같구요ㅠㅠ 얼마든지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취합해주시고 시정해주시지 않을까 바래봅니다 줌님도 토닥토닥. 사랑많이 받고 많이 주는 세상에 우리 같이 살아요
아이고 주민님 토닥토닥 해드릴게요
문후보님 동성혼 반대하지 않아요. 오늘 동성혼 '합법화'에 반대한다곤 했지만 저서나 인터뷰들 보면 동성혼은 허용되어야 하고 합법화는 의식이 올라오지 않아 당장은 힘들다고 했죠ㅠㅠ 근데 오늘 워딩이 안좋긴 했어요. 저도 멘붕왔는데 주민님은 오죽했을까요ㅜㅜ
에고... 주민님 글 보면서 그간 마음 고생 심하셨구나, 싶고 분명 문후보님 발언에 상처받고 실망 받으셨을텐데도 깊게 고민하고 생각하고 또 아직은 진입장벽이 높은 동성애에 관해 서서히 바꾸고자하는 뭐라해야하나 줌님의 마음이 되게 속깊어보여요. 오늘 토론 이후에 쭉- 소주담 회원님들 반응을 보고, 동성애자 줌님들의 의견과 상처받은 한탄들을 보면서 제가 다짐한게 이게 저같은 이성애자?(어쩌면 양성애자일지도 모를ㅋㅋ)들도 함께 다른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려고 노력해야겠다는 거였어요. 정말 좀 더 열리고 좀 더 인식의 개선이 될 수 있는 세상 같이 만들어봅시당 ㅠㅠ
주민님 글을 끝까지 읽다가 마지막 즈음 다달아선 울컥 눈물나서 끼익 이상한 소리났어요. 동성혼이란 사회적 제도도 없고 그로 인한 차별을 받아온 소수자인 주민님이 정권교체라는 이유 하나로 하나하나 이해하려는 현실이 너무 슬프고 속상해요. 인권을 이야기할 상황조차 되지 못하는 나라 꼴이 통탄스럽고 자신들의 사회수준이 따라오지 못해서 법이 없는걸 되려 공격수단으로 삼는 것들의 천박함이 증오스러워요. 저는 동성혼이라는 법보단 결혼이란 법 아래 모든 성별이 가능하도록 변했으면 좋겠어요. 법이 포비아들을 윽박지를수 있는 세상이 되고 나중엔 포비아란 단어가 사라지는 세상이 되면 좋겠어요.
힘내세요. 응원해요
힘내세요 그 분 살아오신 세월보면 절대 소수자들 외면하실분이 아니예요 정말 저런 말도 안되는걸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이 사회가 토나오게 싫어요 그래도 젊은층은 바뀌고 있으니 힘내세요 한번에는 아니더라도 많이 바뀔거예요ㅜㅜ 바뀔수 있는 디딤돌 같이 만들어봐요
당장은 힘들겠지만 우리 힘 합쳐서 나아가요
분명 바뀔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