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다.
아내가 퇴직한 지 이틀째. 내색은 하지 않지만 아쉽기는 할 터…. 그래서 내 고향 청산도에 2박 3일로 다녀오려고 했는데, 고향에 사는 친구가 수요일부터 비가 많이 오고 돌풍도 분다고 내려오지 말라고 전화했다. 섬은 바람이 심하게 불면 배가 운항하지 못하니 고립이 된다. 그래서 고향행은 다음으로 미뤘다.
오늘 아침 식사를 마치고 아내에게 오전에 병원 다녀오라고 했다. 며칠 전에 장애인 삼촌에게 폭행당하여 오른 손목부터 어깨까지 심한 타박상으로 아프다고 했다. 그래서 가까운 정형외과에 가서 주사도 맞고 물리치료도 하고 오라고 했다. 점심때 나가서 식사하고 오자고 하니 좋아한다.
병원 다녀온 아내에게 우리 둘만 갈 것인지, 아니면 데리고 가고 싶은 삼촌이 있는지 물어보니, 서경, 희민, 동재 삼촌을 데리고 가자고 한다. 그래서 준비하라고 했다. 차에 휠체어도 싣는다. 차에 타고 기다리고 있다. 기도하고 출발.
안산에 있는 호수공원에 다녀오기로 했다. 월남쌈을 사주려고 갔더니 장사가 안되어 폐업했는지 문이 닫혀 있다. 주변도 어수선하다. 아쉽지만 다른 걸 먹자고 했다. 먹자골목이라 먹거리가 많았다. 점심을 먹고 근처에 있는 호수공원에 도착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휠체어 내려서 타고 이동한다. 와~~ 크고 넓다. 우리 삼촌들 전부 오면 신나게 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벚꽃은 군데군데 피었다. 2일 정도 지나면 볼만하겠다. 구경 잘하고 차에 오른다. 대부도 쪽으로 가다가 아이스크림을 사주겠다고 했다.
대부도에 있는 시화 나래 휴게소에 들렀다. 약속대로 아이스크림을 사줬다. 사진도 몇 장 찍었다. 화장실 들렸다가 집을 향하여 운전해 간다. 휠체어 차에 싣고 집으로 오는데, 중간에 용변이 급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있는 바다향기수목원으로 들어가 해결했다. 바다향기수목원도 많이 좋아졌다. 5월에 전교인 나들이 갈 때 바다향기수목원으로 또 가자고 부목사님에게 말해봐야겠다.
대부도 지나 탄도항쯤 오는데 누에섬이 눈에 들어온다. 가보고 싶었고 가보기로 했는데 아직도 못 가봤다. 마침 물이 빠져서 걸어갈 수 있다. 휠체어를 타니 서경 삼촌이 밀어준다. 근데…. 5미터 간격으로 작은 고랑이 나 있다. 물이 빠지라고 간격을 띄고 공사를 했었나? 휠체어를 뒤로 끌고 간다. 누에섬에 다다랐다. 진달래가 탐스럽게 피어있다. 아이고…. 돌아갈 일이 걱정이다. 1킬로가 넘는 거리던데….
저쪽에서 차 한 대가 나온다. 원래 차가 들어가면 안 되는 곳인데 풍차 관계자나 관리하는 사람들 차 같았다. 아내가 운전사에게 밖에 있는 내 차까지 태워다 달라고 부탁하여 나만 차를 얻어 타고 밖으로 나왔다. 그분들은 보수 공사를 하려고 현장에 나온 분들이었다. 고맙다고 인사를 드리고 내 차에 오른다. 이윽고 아내와 함께 세 명의 삼촌이 온다.
집에 도착. 아내는 내가 주문한 꽃씨가 도착해 있는 것을 보고 꽃씨를 심었다. 부추밭에 잡초 제거했는데 손목이 몹시 아프단다. 저녁에 멘소래담이라도 발라줘야겠다. 하루가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