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양국에서 제사를 담당하는 하급관리라는 동곽이라는 자는, 자신의 집으로 나와 슌기를 정중히 모셨다.
그의 집은 역시나 사치스럽기 짝이없었다.
음식또한, 내가 선제양국의 시장에서 본 서민들의 음식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하급관리라는 것은, 단순히 계급만을 의미하는듯 그의 재력은 아주 센듯했다.
"저어.."
"....뭐지"
그는 내게 할말이 있는듯, 복례ㅡ고개를바닥에인사하는것ㅡ를한채 나에게 무례하다고 할수있을정도로
청을 거는 듯한 분위기로 입을 열었다.
"폐하께서...이런 누추한 지방까지는 어인일로.."
"너같은거에게 일일이 말할필요는 없다"
"..아예.."
후훗, 나는 옆에서 당황한 표정으로 있는 슌기에게 윙크를 날려주었다.
그러나 그의 무표정해서 나를 마안하게 할뿐이었다.
이제부터 분위기를 이끌어가는건, 밤새 연습한 나의 연기에 달려있었다.
"누가 당신에게 그런 명령을 내렸는가"
"..예?..아...물론, 중앙관리께서 내리셨습죠"
"그는 누구의 명령을 받았는가"
"그야 물론..선왕께서......흡..!"
그는 말을 실수한듯 입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그는 확실히 내가 선왕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야 물론 슌기의 영향이 크겠지만,
나는 눈을 내리깔고 애써 성숙한척을 했다.
"역적의 무리가 있는것이냐..감히 나를 모욕하려들다니"
"...폐..폐하..저는 단지.."
"그 중앙관리에게 가서 고해라"
"...예?"
동곽은 아까 제사때 모든이들에게 보여주었던 위엄과 지위는 사라진것 마냥
멍청하게 나를 슬쩍 올려다보았다.
"한자도 잊어먹지 말고 그에게 가서 고해라, 검은머리칼의 선왕께서 감히 여왕을 뵌다고 말이다"
"..아예.."
"확실하게 기억하고, 당장가서 고해라"
"네.!"
그는 황급히 쫓기듯 일어나, 말타는 소리와 함께 나갔다.
슌기는 그런 나를 물끄럼히 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런 말투, 안어울리십니다."
"나도 그런것 알고있어!!"
"...어쩌실 작정이십니까"
그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걱정하고 있었다.
나는 소고기에 붉은 양념을 친, 고기를 젓가락으로 들어 입에 쏙 넣었다.
"움...왕이라도 만나겠지 안그래?...이거 맛있다 슌기!"
"....그러다...적국이라고 되면.."
"같은 여자로써 내가 그녀를 도울꺼야"
"그런 쉬운 문제가 아닙니다.."
슌기는 또다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전에 한 이야기를 왜 또 하게 하냐구...
나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다른 음식들을 찝쩍(?)거렸다.
"말했잖아, 기왕 왕이 될꺼면 완벽한 왕이 될꺼라구, 도와줄꺼잖아 슌기"
".....네.."
"우와 이거 진짜 맛있다! 먹어봐"
나는 젓가락으로 슌기에게 음식을 내밀었고, 그는 곤란하단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당연히 그 음식은 내 입으로 꿀꺽했다.
.
.
.
"그게 무슨 소리냐!!"
"...에?"
동곽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자신은 선왕의 말을 중앙관리중, 가장 높다고 할 사미군에게 전했지만,
그는 엄청난 보답으로 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선왕께서 궁에 계시는데 어딜 나가신단 말이냐!!"
"하지만...분명, 기린도 같이 동행하고.."
"다른 나라의 기린일지 어찌아는거냐!! 지금 율기님께서는 병환으로 누워계시단 말이다!"
"..그..그런.."
동곽은 옥에 갇힌채, 자신이 속았다며 소리를 질러댔지만,
사미군은 듣는채도하지않은채, 병사들을 모집해, 동곽의 집을 습격했다.
그러나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시녀들의 말로는 금새 나갔다고 했다.
"이봐~ 여기라구"
"...!"
그들이 본 곳에는 공중에 기린의 등에 타고 있는 흑단같은 검은머리를 푸른채,
싱긋 웃고있는 다미였다. 아직 성인이라고 하기엔 어린감이 좀 있었지만 무언가의 분위기가 그들을 압축시켰다.
"날 선왕에게로 안내해라, 그럼 희생없이 모두 살려주지"
"...당신은 누구시오!!"
사미군은 어느새 그 작은 소녀에게 존댓말을 쓰고 있었다.
왠지 모를 소녀에게서 귀한 느낌이 풍겨나왔다.
"나는 천계에서 온 천인이다"
"...!"
"벌을 내리러왔다. 어서 선왕에게 안내해라"
"그 무슨 말도 안되는!!"
병사들과 사미군은 소녀의 말에 경악을 금했지만, 곧 말도 안된다는 식으로
비웃기 시작했다. 나는 약간 움찔했지만서도 평정심을 잃지않고 당당하게 말을 했다.
"그대들은, 기린을 탈수있는가"
"....!"
"기린을 탈수있는자는 왕뿐이지만, 왕보다 더 높은 천계의 직속 천인또한 가능하지,"
그들은 아무말도 하지못한채, 허공에서 금빛의 아름다운 기린을 타고 있는 앳된 소녀에게
밀린채 복례를 했다.
실제로 내가 알고있듯이 기린을 탈수있는 사람은 오직 왕이었다.
하지만 그 다음의 천계에 속한 천인들은 탈수있는지는 모르지만, 역시 지어낸 이야기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오직 왕밖에 타지못한다고 했다.
"지금 선왕은 어디있는가"
"...궁의 안쪽에 있는 취침실인 별궁에서 율기님과 계십니다"
"그으래? 둘이 무슨 일은 없는건가"
"예?...율기님이 쓰러지신건, 천인께서 하신일이 아니신지요.."
"..으..응?...호호..그렇다!!내가벌을 내린것이다! 너희들의 왕의 벌을 주기위해 왔다!!"
약간 끝마무리가 이상한듯한 천인에게서 그들은 조금 의심을 가졌지만,
기린을 타고있는 이상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사미군은, 곧 기린을 탄채, 지상으론 내려오는 다미를 보았다. 아직 작고 어린 소녀였다.
하지만 천인은 나이를 먹지 않아. 나이또한 가늠할수 없는 판이었다.
그렇게, 천인으로 위장한 다미는 그들과 함께 손쉽게 들어갈수 없다는
선제양국의 수도 세마에 위치한 궁에 들어갈수 있었다.
.
.
.
선제양국에서 왕이 머무는 궁은 정말 아름다웠다. 여왕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여성스러운 분홍색이 즐비했다. 나와 슌기는 어떤 집무실로 안내받았다.
온갖 장식품과, 붉은색과 자주색이 어우러진 방은 집무실이라기 보다는 침실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둘밖에 남겨진 방에서, 나와 슌기는 눈이 마주쳤고 슌기는 곧 화를 내듯 말을 했다.
"이젠 탈출하기도 어렵겠군요"
"..슌기,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자, 우리.."
"예, 전 부정적인 성수입니다"
...삐뚫어질테다..라는 그런 심보라도 가진듯 슌기는 미간을 찡그린채,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곧, 시녀들의 말과 함께 대여섯정도의 고위관직을 가진 자들이 들어왔다.
...아아 왠지 골치아파질것 같은 느낌.
고위관직 관리들은, 곧 내게 복례를 하고 상좌에 앉은 나를 보았다.
그 중 희끗희끗하게 보이는 노인의 눈이 제일 범상치 않았다.아무래도 오늘의 다크호스인가...하하..
"천계 직속 천인이라 들었사옵니다.."
"그렇소.흠흠"
"실례지만 직위가 어찌되시는지"
헛. 처음부터 헛점을 찔렸다. 천계에도 직위라는게 있는가..
나는 땀을 삐질삐질 흘렸고, 처음부터 그런 질문을 한, 노인은 보일듯 말듯 웃는거 같았다.
"천제님의 보조직무관인 상후군입니다."
슌기가 입을 열었다. 휴우, 겨우 살았네
그 노인과 다른 고위관리들의 눈이 엄청나게 커지더니 소리쳤다.
"사..상후군이십니까! 그런 높은분이..!"
아니, 그런 높은 관직을 말하면 어떡하냐!!!! 나는 곧 눈빛으로 슌기를 찌릿보았지만
그는 딴곳을 볼 뿐이었다.
그 다크호스인듯한 노인은, 곧 평상심이 돌아와 내게 질문을 날렸다.
"상후군께서는, 어떤 일을 하십니까? 저희가 무지한지라."
헉, 이번에는 슌기도 대답할수 없는 일이었다.
천계에서 하는일을 아무리 기린이라해도 어떻게 알겠는가??.. 나는 땀을 삐질삐질 흘렸고,
곧, 머리속에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왕의감지와 천벌을 내리는 일]
슌기의 목소리였다. 머리속에 울리는 목소리는 틀림없는 슌기였다.
나는 슌기를 쳐다보았으나, 여전히 다른 곳을 보고있었다.
떨리는 마음에 얼른 말을 했다. 노인은 이미 넌 가짜라는듯한 표정이었다.
"...왕을 감지하고! 천벌을 내리러 왔다고!"
헛, 순간적으로 여자애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그들은 나의 대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슌기를 힐끗 보았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다.
"그럼..저희 선제양국은.."
"선왕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일단 선왕을 데려와라, 그리고 기린도"
"...지금 선왕께선.."
"왜?"
그들은 우물쭈물 서로에게 대답하라는 눈치들이 오고갔다.
왜 저러는거야, 대체.. 설마 벌써 무슨일이 난건 아니겠지?
"말해봐, 왜 그러는거야?"
"사실, 선왕께서...저희도 미치겠습니다. 오늘아침부터, 별궁에 아무도 들이지 말라하시더니.."
"...그...기린은 어떻게 되었나,"
"죽은듯이 누워만 계십니다..가끔 각혈도 하시고..."
..아무래도 사태는 심각하게 돌아가는 듯했다.
나는 곧 고위관리들을 물려보낸뒤, 슌기와 마주보았다.
"...슌기, 어떡하지? 진짜 천벌을 받은거야 벌써?"
"얼마전.."
"...?"
슌기는 자신의 금빛머리칼을 쓸어넘기곤, 이야기를 꺼냈다.
"주군을 공격했던, 그 기린이 선제양국의 성수입니다."
"..뭐?? 그..율기인가?"
"네"
"..그런데 왜 나를 공격한거야??"
슌기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답답한 마음에 슌기의 옆자리에 앉고, 그의 머리칼을 잡아당겼다.
"대답해! 니가 나에게 눈을 피하지 말라고 했잖아"
"......."
슌기는 적지않게 당황을 한듯했다.
...아마도 자신이 성수라, 이런 머리를 누군가가 잡아당기는건 처음인가?
라는 생각과 함께 머리칼을 놓았다.
"...제가 지금까지 왕의 기운을 본, 분들을 율기가 죽였습니다."
"어째서?"
"아마도, 선왕의 명령이겠지요"
"..기린은 살인못하잖아"
"왕이 명령을 하면, 뭐든 합니다만...살인을 한뒤엔, 엄청 앓게됩니다"
엄청 앓게된다? 그렇담, 지금 율기는 살인을 해서 앓고 있는거란 말이야?
"나을방법은 없어?"
"...언제나을지는 모르지만...피냄새가 없어지지 않는한.."
...나는 곧 테이블을 향해 똑바로 앉고, 턱으로 얼굴을 괸채 입을 열었다.
"그럼....슌기는 내가 살인을 하라고 하면 할꺼야??"
왠지 슌기의 눈을 마주본채 할수는 없었던 이야기라 다른 곳을 본채 말을 했나보다.
슌기의 눈을 보이지 않았지만, 나를 보고있다는것은 확연하게 느낌이 왔다.
"...그런명령은, 평생 안내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긴, 니가 부리는 반수들로 죽이라고 하면 되겠다, 그리고 난 절대 죽지않을꺼야"
"......"
아무말이 없는 슌기,
나는 고개를 다시 돌려 슌기와 눈을 마주했다.
"슌기도 죽지마"
"....."
"슌기가 죽이면, 나는 어떻게해"
"..네"
나는 싱긋 웃었다. 그러나 슌기는 웃지 않았지만, 무언가 부드러워진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곧, 슌기는 올라오는 구토감이 있었는지, 흰 옷깃으로 코를 부여잡았다.
"...슌기 괜찮아?? 왜그래??"
"...선왕이..여자를 죽인것 같군요...콜록.."
나는 벌떡 일어서서, 슌기의 부름도 잊은채, 시녀들에게 별궁을 물어보았다.
그리고 얼마 안되, 별궁앞에 도착했다.
자주빛의 기왓으로 장식된 건물이었다.
..그리고 왠지 모를 음산한 기운이었다.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얼른, 미닫이 문을
3개나 거쳐 연뒤, 자주빛 침상에 누운 한 남자를 보았다.
기린이었다.
율기, 자신이 이곳에 와서 본, 슌기말고 또 다른 기린중 하나였다. 물론 다른 기린은 소린이었고,
율기는 정말 죽은듯했다. 나는 얼른, 그의 얼굴에 귀를 갖다대었다.
다행히 작지만, 숨은 쉬고있었다.
쨍그랑ㅡ 그리고 갑자기 깨지는 소리에 뒤를 돌아볼수 밖에 없었다.
하얗지는 않지만, 비교적 말끔한 피부에, 꽤나 풍만한 몸매를 가진 20살 후반의 여자가 들고있던 그릇를 떨어뜨린채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리고 시선이 간, 깨진 그릇주위에는 붉은빛의 검은색 액체가 흐르고 있었다.
"...니...니년은 누구냐..감히 진율에게..!!"
"선왕??"
선왕이었다. 그녀는 퀘재재한 눈빛에 허무감을 담은 여자였다.
어째서 이렇게 까지 되었을까? 나는 나에게 막 달려오는 그녀를 옆으로 피했다.
그녀는 율기의 곁에서 떨어진, 나를 노려보다가 곧 죽은듯이 누워있는 율기를 끌어안았다.
"니년이 감히 진율에게 손을 대...?"
"..잠깐!! 당신이 선왕맞아요??"
"곧 죽을년에게 말할 의무는 없다..!!"
그녀는 곧, 배개밑에 손을 집어넣더니, 작은 단도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눈 깜짝할 새에 내게 달려왔다. 나는 피할새도 없이 그 단도에 찔리려나 하고 눈을 꼬옥 감았다.
죄송해요, 앞으로는 오지랖넓게 무서운 일에 끼지 않을께요.........
...그러나 사방은 조용했고, 내 몸에는 어떠한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털썩ㅡㅡ
그리고 내 앞으로 금색의 실들이 흩뿌려졌다.
..
"..슈...슌기!!!!!!!!!.."
.
.
.
졸립니다아아아아..
고3은 내일부터 방학입니다..흑흑 겨우 5일이지만 소중하게 아낄꺼에요오
첫댓글 기대기대~!!
꺄 기대하시는만큼 열씸히 쓰겠습니다.
정말 잼씁니닷_ 마니 써주세요옹
네넹! 많이많이 쓰도록 노력할게요오오..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ㅜ.ㅜ슌기 안죽어요오오..
허걱 -_- 선왕새끼 그냥 주겨버려욧~!~!!
어머머...살인적인 ㅠ.ㅜ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