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을 열었는데 흠뻑 젖은 네가 있었다
"빗속에서 네 생각을 했어, 밖은 너무 추웠다"
심하게 몸을 떨며 너는 말하고
현관문 너머로는 쾌청한 날씨다
물기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다
"여긴 좋은 냄새가 나는구나, 향기로운 미역국 냄새야
잠깐 들어가 몸을 녹여도 좋을까
너를 잠깐만 안을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할 때는 문틈으로 바람이 들어오고
옷 속에 닿는 바람이 너무 미지근해서 죽고 싶은 기분이 든다
기분은 죽음과는 너무 무관해서
거실에는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너에게서는 젖은 개 냄새가 나고
조도, 황인찬
너를 잊는 꿈을 꾼 날은 새벽에 꼭 잠을 깬다
어떤 틈이 밤과 새벽 사이에 있다
포도, 허수경
이 순간이 전부인 게 어때서?
사랑이 변하는 게 어때서?
지금 이렇게 전부 주고 싶은데
내 전부를 주어 당신을 활짝 꽃피우고 싶은데
사랑이 아니라면 뭐겠어?
om 4:00, 사랑이 변하는 게 어때서?, 김선우
너를 찾고 싶은 시절 이후로
너를 잃어버린 오늘의 내가 있다고
잃어버린 것은 다시 찾을 수 있다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고 쓰면
그것은 다시 찾을 수 있다라고 쓴다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잔디는 유일해진다, 이제니
그 꿈에서 깨어날 수 없네
낯선 기차에서 내리듯 그 꿈에서 내려올 수 없네
내가 내린다면 넌 혼자 그곳에 있을 것이므로
동천으로, 허수경
첫댓글 요즘 쩌리에 이런 글들 많이 올라와서 너무 좋다 감성이 촉촉해지는 기분이야
너무 좋아.. 잘 읽구 가요 ㅎㅎ
좋은 글 고마와
내가 내린다면 넌 혼자 그곳에 있을 것이므로
어떻게 이런생각을하지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