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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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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귀농일기] 스크랩 산골 아낙의 푸념 소리 - home sweet home
산적(주정필) 추천 0 조회 100 13.11.20 13:5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Home sweet home

우린 어머님과 함께 살고 있던 황원장 동생분의 출근 차를 얻어타고 척산 온천으로 향했지.
온천에서 목욕하고 가시라며 티켓까지 끊어 주신 황원장 동생분.

덕분에 우린 모처럼 따뜻한 온탕욕을 할 수 있었어.
그렇게 우린 기분 좋고 상쾌한 목욕 후 가느다란 빗줄기가 내리다 말다 하는 가운데
버스를 타고 속초항 여객선 터미널에서 내렸지.
예매해 놓았던 광주행 버스 시간이 5시간이나 남아 있었거든.

그래 수복탑을 거쳐 부둣가로 걸어 갔어.
마침 낚시하시는 강태공 할아버지가 계시더라구.
낚싯대만 드리밀면 1분도 안 돼 작은 고기가 낚여 올라오는 모습을 신기해하며 바라보다
그분과 나눴던 대화.

그 노옹은 낚시를 너무 좋아해서 전국 어디든 안 가 본 곳이 없노라고~
그 중 호남 인심이 가장 후하더라며 어디서 왔냐고~
호남~ 전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인데~ ㅋ~

인심과 인정, 우리나라 사람들 만큼 인정 많은 사람들도 없지.
아냐~ 어쩌면 지구촌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그럴거야.

그렇기 때문에 세계 무전 여행자도 생기는 걸 거고.
우리처럼 국내 무전 여행자도 있는 거고.

그러면서 나는 태풍도 비껴가며 어느새 흘러가버린 20일 간의 일들을 떠올려 봤어.
남원, 거창, 대구, 영천, 경주, 포항, 영덕, 울진, 봉화, 태백, 동해, 삼척, 정동진, 강릉,
양양, 고성, 속초.

길거리에서, 관광지에서, 절에서, 부두에서, 해변가에서, 휴게소에서, 야영장에서,
시장통에서 만나고 비껴가며 스쳐 지나쳤던 무수한 사람들.

아마 우리 부부가 살아온 날을 다 합쳐도 그 사람들 수를 다 못 채울거야.
전국 어디를 다녀봐도 너무나 부지런히 온몸을 던져 생업에 열심인 사람들.
그런 분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감동이었지.
콧등 시큰히 알싸해져 오는~

전국 어디를 가도 우리나라 사람들 인정 많고 착하고 마음씨 고운 사람들이었어.
우리에게 적선을 하면서도 가진 돈이 적어서 천원 밖에 드리지 못한다며 미안해하던 사람들.
자기는 마음은 있으되 못 하는 여행이지만 무사히 끝마치시라며 격려와 응원을 해주던 사람들.
뭔가 더 주고 싶어 자꾸자꾸 챙겨주던 사람들.

생면부지의 우리에게 인간 대 인간으로 통하는 어떤 끈끈한 정과 인간애마저 느끼게
해 주던 뭇 사람들.

나는 문득, 내가 그토록 갈망하며 만나고자 했던 큰 스님은 다름 아닌 그분들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

영주로 만행 가시던 스님, U턴하여 우릴 태워주시던 명상 강사님, 인도네시아 사업가,
아무 생각 없이 열심히 치킨집을 하여 3년 만에 5억을 벌었다던 젊은이,
우리 이야기를 듣고 싶어 태워줬다던 많은 운전자분들.
한결같이 뭔가 깨우침을 주는 큰스님들이었지.

자기들은 해보고 싶어도 못하는데 용기가 대단하시다고~
자기들은 그럴 용기가 없어서 못하노라고~
어떻게 하면 가능하냐고~
방법을 좀 가르쳐 달라고~

숱한 사람들을 만나며 나눴던 대화.
그 대화 속에서 나는 만행하는 스님이나 무전 여행자나 별반 다르지 않음을 느꼈어.
어쩌면 무전 여행은 깨우침을 얻는 속성 코스인 셈인지도 모르겠노라며.
오체투지처럼~

기쁨이던 슬픔이던 아픔이던 나선만큼 얻는~
그러면서 자아를 찾고 진아를 발견하게 되는~

볼 수도, 만질 수도, 잡을 수도, 맡을 수도 없는, 실체 없는 마음이 왜 아픈가~
그대, 그대의 마음을 아는가?

나는 몰라~
아(我)~ 무지(無知)~

아아~ 무지한 이뇬 집에나 가야겠다.
늘 즐거운 home sweet home으로.
광천 터미널까지 마중 나와 주신 현빈네 가족과 함께~

모두모두 고마웠던 많은 분들을 위해 나는 더 열심히 사람들을 사랑할꺼야~
이 몸뚱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ps : 모든분들~ 정말 정말 너무 너무 진심으로 고마웠습니다. 넙죽~

2013년 3주간의 무전 여행기 끄읕~

2013.11.20. 아낙네 ( http://산적소굴.kr )

 

 

 

2013. 9. 11. 속초 척산 온천에서 온천욕을 하고 속초항을 가니 학꽁치를 잡는 어르신과 조우

근처 포장 마차에서 해장술을 드시는 분들에게 다가가 한곡 불어 드린다는 조건으로

소주와 오징어 순대를 얻어 먹고 광주행 고속 버스에 승차

 

광주 도착하니 현빈이네 가족이 마중나와 편하게 집으로 귀가

 

 

 

8. 22. 화순을 출발 할때 돈도 카드도 지니지 않고 출발

길거리 연주등을 통해 번 돈을 최소한의 경비만 쓰고 남겨옴

바람소리님, 지구별 여행님, 엉뚱이 엄마, 그리고 수많은 분들 이름으로

 9. 28. 무각사 보물섬 장터의 UNICEF 기부금 함에 18 만원을 기증

 

 

 

 

 저희들 무전 여행 사진을 스케치로 그려 주셨네요.

 

 

 

 2013. 8. 22. ~ 9. 11. 까지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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