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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 월에....
寶海/ 유 희 민
(제4장)
* 아듀 1987년 *
경리부장이 예약 했다는 뷔페로 우리는 자리를 이동했다.
충무팀은 말로 명령을 하지 않아도 보이지 않는 질서가 있었다.
그들은 절도가 있었고 그리고 마치 군복을 입은 군인처럼 일사분란 했다.
식당에 가서도 그들은 쌍식이 형님이 자리에 앉기 전에는 아무도 착석 하는 사람이 없었다.
항상 그렇듯 쌍식이 형님은 마지막에 등장 하여 자리에 앉기 전에 손짓으로 앉으라는 신호를 보냈고
모두가 앉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혼자 일어선 채로 짧은 훈시를 했다.
“오늘이 올 한해를 마무리 하는 자리다.
한해 수고가 많았다. 언젠가 내가 말했는디,
우리같이 운동하는 사람들이나 악사들은 미래가 밝지 못하게 흠이다.
운동도 그렇고, 딴따라들도 그렇고 결국 지 좋아서 하는것이제 그것이 돈벌이는 안된다.
그란디 우리가 우리 주특기를 살려서 남 두들겨 패는 일 보다
올 한해 몸으로 맞음서 모두 열심히 했다.
오늘 하루는 느그들 날이다. 먹는디 뭔 잔소리가 필요 하겄냐.
시방부터 허리띠 풀고 사정없이 묵어라. 사장님 종무식 훈시는 2차로 옮겨서 할껀께,
김 부장이나 내 눈치 볼 것 없다. 오늘은 느그들 마음껏 즐겨라.
이상이다.”
쌍식이 형님의 훈시는 의외로 간단했다.
여는 회사의 회식 자리처럼 장(長)으로서의 답답한 연설 같은건 없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서 김 부장에게 말했다.
“대가리 니는 가가꼬 안주나 한 접시 가꼬 온나. 소주 하고.”
“그라까? 성님 뭐 묵고 잡소?”
“이런데 오믄 뻔하제.... 김밥하고, 안주 하게 닭다리나 몇 개 가져 온나.
기름기 많은 덴뿌라 이런거는 가져 오지 마라이.... 음석 남기는것도 죄여. 우상아이....
니도 식사를 해라. 2차 가믄 또 술인께..... 곱창을 좀 채워 놔야 안 쓰겄냐?”
“아따.. 성님은 김밥 징하도 안하요? 나는 인자 김밥 쳐다 보믄 엉성 시럽드만.....
딴 음석도 많은디 여그서 그것을 또 먹자 그라요?
내가 알아서 챙겨 오께라. 있어 보쇼이.”
김 부장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쌍식이 형님께 한마디 하고 음식이 차려진 테이블로 갔다.
현장 직원들의 식성은 대단했다.
언젠가 씨름선수 한 팀이 뷔페에서 식사 하며 음식을 모두 거덜 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었다.
마치 충무팀 직원들도 식당의 음식을 거덜 낼 작정인양 쉬지 않고 음식을 먹기 시작 했다.
그 식당을 찾은 다른 손님들은 검은색 양복 차림의 건장한 청년들의 기세에 눌려
신기한 듯 우리 일행을 쳐다보곤 했다.
김 부장의 말대로 충무팀 직원들은 김밥을 먹는 사람은 없었다.
그 만큼 그들은 대선기간 동안 김밥으로 끼니를 때웠던 때가 많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김 부장이 가져온 두 접시의 음식에도 역시 김밥은 없었다.
김 부장과 쌍식이 형님의 관계는 주군과 가신과 같은 존재 라는건
김 부장이 가져온 음식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닭다리나 몇 개 가져 와라’ 했던
쌍식이 형님의 말을 그대로 실천 하듯 한 접시 가득 닭다리만 가져 왔고
다른 한 접시는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담아 왔다.
김 부장은 쌍식이 형님의 모든 지시는 명령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충실함을 보였다.
김 부장의 뒤를 따라서 온 직원이 소주 여섯 병을 탁자에 두고 인사를 하고 물러갔고,
그걸 보고 있던 쌍식이 형님은 웃으며 한마디 했다.
“아야 우상아이. 저 새끼 단순한거 봐라. 닭다리 좀 가져 오라 그랑께
씨벌넘이 그것만 또 한 접시 챙겨 와브렀다.”
“성님이 평소에 안묵던 닭을 찿응께..... 또 닭이 뗑기는가 싶어서 좀 퍼가꼬 왔소.
묵다가 질리믄 냉기쇼. 내가 처리 하께..... ”
“묵도 안해서 질리겄다..... 우상아이 하잔 하자. 대가리 니도 한잔 하자.
다들 올해 한해 고생들 했다.”
나는 술 몇 잔과 닭다리로 간단히 요기를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리에 앉아서 잡담하는 직원들이 늘어갔다.
이제 그들의 포식도 서서히 마무리 되는것 같았다. 나는 거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을 봤다.
아무도 담배 피우는 사람이 없었다.
그걸 보고 내가 김 부장에게 물어 봤다.
“부장님. 우리 직원들은 아무도 담배를 안 피워요?”
“뭔 소리여? 다 피우제..... 형님 눈치 본다고 참고 있어서 그라제....“
그 소리를 듣고 있던 쌍식이 형님이 김 부장에게 이야기 했다.
“피우라 그래라. 지금이 일하는 시간도 아닌디..... 대가리 니가 이야기해라.”
그 소리를 듣고 김 부장이 일어나서 이야기 했다.
“아그들아..... 인자 밥도 묵었응께..... 연초 한 대씩 뽈아라. 성님이 피우란다.”
그 소리가 끝나기가 무섭게 직원들 전체가 담배를 꺼내서 물고 불을 붙였다.
나로서는 처음 보는 재미있는 현상 이였다.
직원들이 모여 있는 탁자 위는 한순간에 담배 연기로 가득 찼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직원은 거의 없었다.
쌍식이 형님과 함께 있을 때는 이런 보이지 않는 조직의 질서를 가끔 접하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는 또 처음 이였다.
세상 어는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그들만의 질서가 충무팀 에는 있었다.
전체 직원이 일시에 피운 담배 때문에 우리는 그곳을 나와야 했다.
다른 여타의 손님들, 그리고 가족들과 동반한 손님들의 눈빛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았음을
눈치 챈 쌍식이 형님이 2차로 옮길 것을 제의 했고 우리는 주위 사람들의 눈총에 밀려
그 식당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충무팀의 차량과 그리고 회사차를 이용하여 ‘망치’라는 사람이 경영 한다는
나이트클럽으로 모두 이동했다.
나이트클럽은 좀 이른 시간 탓에 그렇게 손님이 많지 않았고 우리는 미리 예약 해 두었던
큰 방안으로 모두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이미 테이블 위에는 술이 준비 되어 있었고 그리고 직원들이 자리를 잡고 앉지 않고 서있었다.
쌍식이 형님은 직원들이 서 있게 그대로 놔두고 제일 상석에 나를 세웠다.
그리고 간단하게 종무식을 할 수 있게 분위기를 잡았다.
“세상에.... 삼서 우리가 담배 연기 때문에 쫓겨나기는 첨인디....
여그는 술집인께 인자 느그 맘대로 피워라. 그라고 올 한해를 마감함서
우리가 폼은 가챠야 한께 사장님의 훈시로 올해를 마감 하겄다.
이런데 와가꼬 쉰소리 된소리 하는 사람이 아닌께 간단히 할것이다.
그래도 느그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 같이 운동 하던 사람이 최고로 잘 풀릴 수 있는 경우가
지금 우리가 일하는 충무팀 같은 곳이다.
막말로 느그는 어디 가가꼬 짜잔한 체육선생도 못한다. 그것이 현실인디......
그런 우리가 남의 처지를 이해하고 그런 사람들을 보호 한다는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겄다.
그런 기초를 닦아 주신분이 지금 옆에 계신 사장님이시다.
느그들 명동이나 무교동 같은게 가가꼬 업주들 삥이나 뜯고,
낮에는 할 일 없이 놀다가 밤에 올빼미 새끼들 같이 돌아 뎅긴다고 생각해 봐라....
그것이 양아치제 올바른 건달은 아니다.
나는 느그들이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고 그라고 좋은 직장에서
오랫동안 함께 일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인자 사장님께서 나오실 건디.....
사장님 말씀이 끝나믄 김 부장부터 한사람씩 왼쪽 사람부터 나와서 사장님과 악수를 하는 걸로
행사는 마감하기로 한다.
그라고 오늘은 어째도 느그들 날이다.
맘껏 즐기고 고향에 다녀 올수 있기를 바란다.
자 그럼 박수로 사장님을 앞으로 모시겄다. 박수-”
‘폼은 가챠야제...’ 했던 쌍식이 형님 이였다.
그리고 언젠가 쌍식이 형님에게 이야기 했듯 이런 경호 회사를 하나 더 차리고 싶어도
쌍식이 형님 같이 고루 자격을 갖춘 사람이 없어서 못 차린다는 말이 맞는것 같았다.
그는 나이 먹은 연장자로서 그리고 조직의 보스다운 풍모가 있었다.
나는 경리 부장을 불러서 현금으로 준비 시켰던 돈 봉투 다발을 가져 오게 했다.
그리고 그 가방을 앞에 두고 선채로 이야기 했다.
“직원 여러분 올 한해 정말 수고가 많았습니다.
내년에는 올해 보다 더 바쁠 수 있습니다.
내년에도 여러분들의 많은 노력이 있기를 기대 합니다.
특별히 내년부터는 오 재두 전무께서 사무실을 관리 하실 겁니다.
올해는 전 현장 직원이 한사람만을 경호 했지만 이제는 좀더 세분화된 경호 업무가 될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회사가 여러 팀으로 나뉘어 져서 이중에 과장, 부장으로 분류 할 수 있게
성장하기를 희망 합니다.
전무님께서 저와 일일이 악수를 하시라고 그랬었는데.....
저도 여러분의 그 수고 했던 손을 잡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 고향 가실 때 부모님들께 작은 선물이라도 사 가실 수 있게
회사에서 금일봉을 준비 하였습니다.
여러분 급료의 100%를 가져 왔으니까 저와 악수를 하고 옆에 계신 전무님과 악수를 하고
그리고 전무님이 드리는 봉투를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올 한해 정말 수고가 많았습니다.
이상입니다.”
첫댓글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부네요... 성큼우리 곁에 가을은왔는데... 저높은하늘 푸른 하늘 처럼 청명한 마음으로 살아 갑시다.... 오늘도 내일도 여유 로운 맘으로 하루 하루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내일이 발표날인데.....청명한...마음을 비워야 편할것 같습니다....마음을 밝고 맑게 가진다는거..제 스스로의 보약이 될것입니다..건강하십시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