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제가 군대 있을 때 다리에 부상을
입어 사단 의무대에 잠시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이등병이었던 저는
군기가 바짝 든 상태였기 때문에
상당히 긴장을 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그 곳은
천국이었습니다. 계급도 없고 규율도
없고 이등병으로선 감당하기 힘든
편안함만이 있었습니다. 특히 걷지 못하는
환자는 밥까지 갖다 주고 다 먹으면
치워도 줍니다. 진짜 말년 병장
부럽지 않습니다.
시간이 나면 주로 장기나 바둑 독서를
하곤 하지요.
그 날도 침대에 누워 나른한 오후
를 보내고 있는데 저 쪽에서 경상도
사람과 서울 사람이 영화 제목으로
빙고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냥
구경만 했습니다.
서울 사람의 영어 발음이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영화 보디 가드를
멋진 발음으로 말했습니다.
" 보리 가아르"
경상도 사람이 알아 들었는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데 한 참
후에 경상도 사람이 보디 가드를
또 말했습니다. 서울 사람 왈
" 아까 했잖아요! "
경상도 사람 왈
" 언제 했소 ? "
한참 생각한 후에
" 그라믄 아까 그 보릿 가루가
보디 가드가 ? "
끝.
다신 가고 싶지 않지만 잊지 못 할
즐거운 기억도 많은 군생활입니다.
후배들아 ! 빡시게 굴러라. 그러다
눈을 뜨면 전역 하는 날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