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3년 인도 유학생 4,000명에 1만7,929건 혐의
유학하러 왔다 범죄조직에 포섭… CBSA 내부 보고서 공개
2019~2023년 인도 유학생 4,000명에 1만7,929건 혐의
인도계 범죄조직 비슈노이 갱이 캐나다의 유학·취업 허가 제도를 이용해 조직원을 끌어들이고 범죄망을 넓혀온 정황이 캐나다 국경서비스청(CBSA) 내부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보고서는 일부 인도 국적 유학생과 취업허가 소지자들이 갈취와 총격, 살인 등 조직범죄에 동원됐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형사 혐의를 받은 인도 국적 유학생은 약 4,000명으로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는 1만7,929건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4,920건은 중대범죄 또는 조직범죄 관련 혐의로 분류됐다.
학생비자로 입국한 뒤 범죄망 확대
보고서가 주요 인물로 지목한 골디 브라르 씨는 2017년 학생비자로 캐나다에 입국해 BC주 캠룹스의 톰슨리버스대학교에 등록했다. 다만 실제로 수업에 출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후 브라르 씨는 비슈노이 갱의 캐나다 내 주요 인물로 활동하며 학생비자와 취업허가를 가진 인도계 청년들을 조직에 끌어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브라르 씨는 현재 2023년 써리에서 발생한 시크교 지도자 하디프 싱 니자르 씨 암살을 지시한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된 상태다. 미국 검찰은 비슈노이 갱의 지도자 로렌스 비슈노이 씨와 브라르 씨가 니자르 씨 암살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에는 학생비자로 입국한 뒤 범죄에 가담한 다른 사례도 포함됐다. 아브지트 킹라 씨는 2018년 학생비자로 캐나다에 들어온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중 4,000달러를 받고 총격에 가담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2024년 BC주 콜우드에 있는 펀자브계 가수 AP 딜런 씨의 자택을 향해 총을 쏜 사건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았고 이후 추방 명령도 내려졌다.
인도 유학생 관련 형사 혐의 크게 늘어
CBSA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비자를 가진 인도 국적자에게 적용된 형사 혐의는 2016년부터 2024년 사이 크게 증가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약 4,000명의 인도 국적 유학생에게 모두 1만7,929건의 형사 혐의가 적용됐고, 이 가운데 4,920건이 중대범죄 또는 조직범죄와 관련된 것으로 분류됐다. 중대·조직범죄 관련 혐의의 97%는 폭력성이 있는 범죄로 분류됐다.
2024년에는 인도 국적 학생비자 소지자 2,418명에게 1만3,040건이 넘는 형사 혐의가 적용됐다. 다만 당시 캐나다에 있던 인도 유학생은 약 18만8,125명으로, 형사 혐의를 받은 사람은 전체의 1%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따라서 전체 인도 유학생을 범죄 증가와 연결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
갈취 범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2024년 캐나다 전체 갈취 범죄율은 약 10% 감소했지만 인도 국적자에게 적용된 갈취 혐의는 47% 늘었다. BC주와 앨버타주, 온타리오주에서는 남아시아계 사업주들이 거액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와 총격 피해를 신고하는 사례가 이어졌고, 수사 과정에서 비슈노이 갱과 학생·취업 허가 소지자가 반복적으로 등장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비자 제도 악용 여부 놓고 검증 강화 요구
보고서는 캐나다의 유학생 제도가 범죄조직에 이용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비슈노이 갱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체류 신분이 불안정한 청년들에게 접근해 돈을 주고 범죄에 가담시키는 방식으로 조직을 확대한 정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CBSA는 실제 범죄 가운데 적발되지 않거나 신고되지 않은 사례도 있어 통계가 전체 규모를 모두 보여주지는 못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민부가 범죄조직의 입국을 의도적으로 방치했다는 증거가 확인된 것은 아니다. 이번 보고서는 유학생과 취업허가 제도가 일부 범죄조직에 의해 악용됐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로, 비자 심사와 입국 뒤 관리 체계를 어떻게 보완할지가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캐나다 정부는 2025년 9월 비슈노이 갱을 형법상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테러단체 지정에 따라 조직의 자산 동결과 자금 거래 차단, 조직 활동 지원에 대한 형사 처벌이 가능해졌다. RCMP(연방경찰)와 CBSA도 미국 등 해외 수사기관과 공조해 비슈노이 갱의 갈취·총격·살인 사건과 조직원 모집 경로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